감리교신학대학교 학부에서 ‘성서와 풍수지리’ 과목이 한때 개설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개설 강의 목록에서 빠졌지만, 해당 과목을 개설했던 교수가 다른 강의 과목을 개설하더라도 논란은 쉬 사그라지지 않으리라고 본다.
해당 과목은 개설 공개 하루 만인 1월 30일 강의 목록에서 빠졌다. 소식이 알려지면서 신학대에서 무속의 일종인 ‘풍수지리’를 성경에 연결해 가르치려 한다는 비판이 일었기 때문일 것이다.
취소된 ‘성서와 풍수지리’는 학부 교양선택 과목으로, 강의 목표를 △동양의 고전지리학인 풍수는 미신인가? 아닌가? △풍수로 실측한 이스라엘의 성전과 교회 △풍수와 생태신학과의 연관성을 제시하고 동양고전 이해 실력을 배양한다고 정했다. 해당 교수는 △정동교회, 배재학당, 연세대 건물등이 정확히 풍수와 일치한다 △모세와 삼손은 수맥탐측법을 활용했다 △‘기도발(發)’은 바위산에서 나온다 △이집트 피라미드, 예수피난교회 풍수 △도선의 풍수를 교회론으로 읽는다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교수는 감신대 학부와 대학원, 평생교육원 등에서 2000년대부터 한문이나 사자성어 과목을 중심으로 강의를 개설해 온 인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무속과 관련된 ‘풍수지리’를 교양과목에 개설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인 등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이들이 무속인과 역술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온 국민이 시청하는 TV에 역술인과 무속인이 연예인의 관상을 보고 운수를 점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아무리 무속이 대중화됐더라도 ‘풍수지리’를 성경에 접목해 신학교에서 가르치리란 건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복음주의 신앙의 관점에서 무속은 다신교적 우상숭배나 다름없다. 하지만 국내 자유주의, 진보주의 신학자 중엔 무속을 토착화 신학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연구 대상으로 삼는 기류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감신대·연세대 등에서 토착화 신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던 고 유동식 교수다. 그는 한국인의 신앙이 유불선(儒佛仙)을 통합한 ‘풍류’ 정신에서 나왔다고 분석하면서 기독교 역시 ‘풍류도’의 관점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인들 가운데도 개인 영달과 욕망을 채우기 위해 복음이든 점술이든 가리지 않는 이들이 있다. 한국교회가 오랫동안 이런 무속적 기복 신앙에 대해 경계를 느슨히 하고 사실상 방치한 탓이다. 이대로 두면 기독교나 무속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의식이 대중 사이에 보편화 될 것이다.
신학대학은 하나님의 구속의 은혜와 자기를 비우고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능력을 가르치고 곳이다. 더구나 미래 목회자를 양성하는 곳에서 아무리 다양한 학문적 접근 취지라 하더라도 무속의 ‘길흉화복’을 성경에 접목해 가르치는 건 안 될 말이다. 강의를 취소했기에 망정이지 그대로 뒀으면 신학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됐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