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인간 이해와 선교

오피니언·칼럼
기고
안승오 영남신대 선교신학 교수

리챠드 니버는 “인간은 항시 자신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라고 설파하였다. 인간이 이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였기 때문에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는 항상 학문의 중요한 의제였으며, 인간에 대한 연구는 다양한 방면에서 추구되어져왔다. 이처럼 많은 관심을 끄는 주제인 인간 이해는 선교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인간이 어떤 존재이며, 인간에게 가장 절실한 필요는 무엇이며, 인간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이해에 따라서 선교의 목적과 내용 그리고 전략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선교는 모든 인간이 죄인이라는 기본적인 전제 하에서 이루어졌다. 즉 선교는 인간을 ‘잃어버려진 존재’로 보면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구원이며 그 구원을 얻을 방법은 “오직 길이요 진리요 생명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하였다(요 14: 6).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위대한 질문은 "내가 어떻게 하여야 구원을 받으리이까?" (행 16: 31) 이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오직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구원을 받으리라“ (행 16: 31)라고 생각하였다. 적어도 20세기 초엽까지의 선교사들은 거의 예외 없이 이런 인간 이해를 가지고 선교를 수행하여왔다.

그런데 1948년에 세계 교회 협의회 (World Council of Churches)가 생겨나면서부터 이 기구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인간 이해는 많은 도전을 받게 되었고, 전통적인 인간 이해와는 다른 에큐메니칼 인간 이해가 출현하게 되었다. 즉 에큐메니칼 인간 이해는 인간의 영적인 차원보다는 육적인 차원, 내세의 차원보다는 현세의 차원, 개인의 차원보다는 사회적 차원 등에 더 강조점을 두는 경향을 보였다. 물론 에큐메니칼 진영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바는 통전적이므로 모든 것을 다 균형적으로 추구한다고 말을 하지만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은 통전적이기 보다는 오히려 육적인 차원, 현세의 차원, 사회적 차원에 더 기울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하여 에큐메니칼 인간 이해는 인간에게 가장 본질적으로 중요한 구령의 문제보다는 육신의 문제, 물질문제, 사회문제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이러한 경향과 함께 에큐메니칼 선교는 선교의 핵심과제인 구령과 복음화 등을 정의, 평화, 환경문제, 정치적 자유, 독립, 경제적 복지, 그리고 사회 개혁 등으로 치환한다. 즉 에큐메니칼 선교는 복음화 대신 인간이 잘 살게 만드는 것을 선교의 목표로 삼는 경향을 보인다. 이로써 구세주의 십자가와 그 분이 인간에게 주신 복음 전도의 지상명령을 소홀히 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에큐메니칼 인간이해는 구령 열정을 약화하고 나아가서 기독교 자체를 약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는데, 이것은 기독교 인간 이해로서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약점이 아닐 수 없다.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현대선교신학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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