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에 발의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둘러싸고 이른바 ‘교회 해체법’ 논란이 거세다. 비영리법인이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해 선거, 정당 또는 후보자와 관련해 정치활동에 개입해 공익을 해칠 경우 설립 허가를 취소한다는 내용 때문이다.
이 법안은 △비영리법인의 설립허가 취소 사유를 구체화하고, △주무관청의 조사 권한을 명문화하며, △반사회적 법인의 잔여재산 국고귀속 제도를 강화하겠다는 게 골자다. 여기에 ‘정교분리’ 위반이란 단서를 명시한 것으로 보아 교회와 기독교 단체 등 종교법인을 표적으로 삼은 것임을 알 수 있다.
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의원들은 현행법이 비영리법인이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해 특정 정치세력과 결탁하는 등의 행위를 제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 것 같다. 그래서 설립허가 취소 사유를 보다 구체화하고, 조사 권한을 명문화해, 잔여재산을 국고에 귀속하는 등 법적 강제력을 한층 높이겠다는 논리다.
가장 심각한 건 이들이 내세우는 ‘정교분리’에 대한 심대한 왜곡 인식이다. 헌법이 말하는 ‘정교분리’는 국가가 특정 종교에 간섭하지 않는 원칙을 말하는 것이지, 종교인의 정치적 발언권을 봉쇄하라는 명령이 아니다. 종교단체가 사회 현안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거나 정책을 비판하는 행위는, 민주사회에서 보호돼야 할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
이 법안대로 종교법인에 대한 압수수색 등 조사 권한이 강화되면 종교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최종적으로는 해산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동반하기 때문에 정치적 겁박 수단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수단을 동원해 종교법인을 해체하고 재산을 몰수하는 건 공산독재 국가에서나 있는 일이다.
종교인이 선거법을 위반하거나 불법행위를 한다면 모든 국민과 똑같이 엄정히 처벌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개인이 법을 위반했는데 법인을 해체하겠다는 건 무슨 논리인가. 더구나 그 판단 기준이 ‘정교분리’ 위반과 같은 모호하고도 상충된 논리에 의존할 경우 합법적 비판마저 불법으로 단정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지금의 여당과 여권 정치인들은 과거에 누구보다 ‘표현의 자유’를 외치던 이들이다. 권력을 쥔 후 위치가 달라지자 그 자유를 통제와 규제로 속박하려 드는 건 분명 다른 의도일 것이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표현의 자유’는 정권의 소유물이고 특정 진영의 특권일 뿐이다. 그러니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모든 국민이 누리는 권리를 단지 권력에 반기를 들고 권력자를 불편하게 한다는 이유로 종교를 해체하고 재산까지 몰수하겠다는 반종교적 발상까지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게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