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공습 가능성에 중동 긴장 고조… 사우디 등 아랍국, 군사행동 자제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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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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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격 시 석유 시장·지역 안정성 우려 확산
©Sina Drakhshani/ Unsplash.com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이란과 인접한 아랍 국가들이 테헤란 공습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주요 산유국들은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충돌이 지역 불안을 증폭시키고 국제 석유 시장과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카타르 등은 미국 측에 이란 정권 전복 시도가 석유 시장을 뒤흔들고 미국 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들 국가는 군사 충돌이 자국 안보와 경제 전반에 미칠 역풍을 특히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미국 군사행동에 영공 제공하지 않겠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 측에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으며 미국이 사우디 영공을 공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의 이란 공습 가능성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군사적 충돌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카타르도 중재 외교에 나섰다. 마지드 알 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13일 카타르가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외교적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만 역시 전통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수행해온 국가로, 관련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에너지 시장 불안

아랍 국가들이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이란에 대한 공격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운항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로, 이곳에서의 혼란은 국제 유가 급등과 에너지 시장 불안을 촉발할 수 있다.

과거 이란과 그 동맹 세력의 공격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는 아랍 국가들은 이란 정권에 대한 정치적 동정심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군사력이나 핵 역량이 약화되는 상황 자체에 대해서도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이란 내부 갈등이 격화되거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실각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정치·경제적 파장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정권 붕괴 시 더 강경한 세력 등장할 수도”

바이든 행정부 시절 주사우디 미국 대사를 지낸 마이클 랫니는 이란 정권 붕괴가 반드시 안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 군부의 핵심 조직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동등하거나 오히려 더 강경한 세력이 권력을 장악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혼란과 분열, 지역화된 무력 충돌이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현재 이란 정권의 통제력이 아랍 지역에 일정 수준의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러한 통제력이 사라질 경우 중동 전반이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비전 2030’ 차질 우려도 고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역 불안정이 자국 내 시위를 촉발하고, 과거 시위 진압 전력이 다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는 상황을 우려해왔다. 동시에 관광 산업 육성과 탈석유 경제 전환을 목표로 추진 중인 ‘비전 2030’ 국가 발전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중요한 고려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닐 퀼리엄 연구원은 아랍 국가들에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로 이란 내부 시위가 종식되고 국내 협상을 통해 제한적인 개혁이 이뤄진 뒤, 미·이란 간 협상을 통해 전반적인 긴장이 완화되는 상황을 꼽았다.

◈이스라엘도 신중론… 미국에 대안적 접근 제안

미국의 핵심 우방국인 이스라엘 역시 미국의 이란 공습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14일 NBC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은 이란의 정권 교체 필요성과 이를 위한 미국의 노력을 지지하면서도, 현 시점에서 외부 군사 개입이 오히려 이란 시위대의 움직임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미국에 이란 정권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압박은 지속하되, 직접적인 군사 공격보다는 시위대 지원과 내부 균열을 확대하는 방식의 대응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속 군사 옵션 불확실성 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어떤 형태의 군사 조치를 계획하고 있는지는 아직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한 백악관 관계자는 미국 언론에 공격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더 높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 시위대를 향해 정권의 진압 시도에 저항하고 국가 기관을 장악할 것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며 “(이란에) 도움이 가는 중”이라고 적었다. 이러한 발언을 두고 중동 전반의 긴장감은 한층 더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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