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대표 임다윗 목사)는 14일 성명을 발표하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비무장지대의 보전과 평화적 이용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과 관련해 “비무장지대를 마음대로 드나드는 것이 한반도 긴장 완화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언론회는 성명에서 “우리나라는 북한 김일성과 중국의 모택동, 소련의 스탈린이 일으킨 6·25전쟁으로 남북 통일을 이루지 못한 채 1953년 휴전선이 그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며 “이 휴전선 남북 각각 2km 구간은 비무장지대(DMZ)로, 분단의 비극을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밝혔다.
이어 DMZ의 법적·국제적 성격에 대해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당시 유엔군 총사령관이었던 마크 W. 클라크 미 육군 대장이 한국과 파견국 22개국을 대표해 서명했으며, 현재도 이 지역은 유엔 회원국 18개국에 의해 지켜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곳에서는 어떤 군사적 행동이나 출입도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언론회는 문제의 법률안이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이 대표 발의했으며, 다수 의원이 공동 발의한 점을 언급한 뒤, 법안의 목적 조항을 직접 인용했다. 해당 법안은 “‘비무장지대의 보전과 평화적 이용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해 생태적·문화적 가치를 보전하고, 평화적 이용을 지원함으로써 비무장지대에 대한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행사하고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언론회는 유엔사의 명확한 입장을 강조했다. 성명은 “정전협정 제1조 제10항은 ‘군사분계선 남측 DMZ 내 민사 행정 및 구호는 유엔군사령관의 권한’임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제1조 제9항은 ‘민사 행정 및 구제 사업 집행과 관련된 인원과 군사정전위원회의 특정 허가를 받은 인원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군인이나 민간인도 DMZ에 출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회는 “정치권에서 이러한 법률을 만들려는 취지는 비무장지대 내 ‘비군사적 목적’ 활동에 대해 우리 정부가 주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로 보이지만, 이는 주권의 문제가 아니라 관할권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헌법과 현실의 괴리를 언급하며 “헌법상으로는 북한 전역도 우리 영토로 본다. 그러나 그 땅을 우리가 관할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비무장지대 역시 특수한 목적 외에는 출입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국제법을 어기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국제법 위반 가능성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성명은 “우리나라가 비준한 ‘비엔나 협약’ 제27조는 ‘당사자는 자신의 조약 불이행에 대한 정당화 근거로서 국내법 규정을 원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국제법으로 체결된 사항을 국내법을 바꿔 주권을 주장하려는 시도는 국제적으로 망신을 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안보적 위험성도 우려했다. 언론회는 “남북한의 막대한 군사력이 집결된 비무장지대에서 한국 정부의 출입이 잦아질 경우, 북한은 어떤 주장을 펼칠 것이며 그들 또한 잦은 출입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평화를 훼손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DMZ 내 활동을 단순히 우리 주권 침해 문제로만 해석해 섣부른 입법을 추진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회는 “어차피 남북이 통일되면 이곳은 여러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장소가 될 것”이라며 “그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괜히 ‘주권’을 앞세우다 오히려 평화 분위기를 해치고 국제사회와 갈등을 유발한다면, 이는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끝으로 “불필요한 조급증이 평화를 깨뜨릴 수 있다”며 DMZ를 둘러싼 모든 논의가 국제법과 정전협정, 한반도 안보 현실을 충분히 고려한 가운데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