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25년 한 해도 이제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 지난 약 1년 동안에도 한국교회에는 우리의 눈길을 끌었던 크고 작은 뉴스들이 있었다. 기독일보는 올해를 정리하며 ‘2025 기독교 10대 뉴스’를 선정해 10위부터 1위까지 순서대로 정리했다.
10. 영남지역 대형산불과 교회 피해 및 구호
지난 3월 경북 의성과 안동, 영덕을 비롯해 경남 산청 등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이 발생해 많은 피해를 남겼다. 교회도 예외가 아니어서 예배당과 목회자의 사택이 불에 타는 등 고통을 겪었다. 이런 아픔의 현장에서 교회의 사랑 실천도 빛을 발했다. 구세군과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 등은 이재민과 소방대원들에게 매일 수천 명분의 식사를 제공하는 등 구호활동을 벌였다. 교단과 연합기관 차원의 구호기금 모금도 진행됐다.
9. 종교지도자 양성 대학법인 축소 논란
교육부가 지난 8월, 2008년 이후 변화된 대학 현황을 반영한다며 ‘종교지도자 양성 대학법인’ 명단을 축소하는 개정안을 행정예고해 교계에서 논란이 됐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기존 21개였던 지정 법인을 11개(대학 6곳, 대학원대학 5곳)로 절반 가까이 줄이는 것이었다. 총신대, 장신대, 서울신대, 침신대 등 한국교회 주요 교단의 신학교들이 기존 명단에서 대거 제외돼 파장이 컸다. 이에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주요 교단은 즉각 성명을 발표하며 정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교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교육부는 결국 해당 개정안을 사실상 무기한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8. 성평등가족부 출범
정부가 기존의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는 방안을 공식화하면서, 교계를 중심으로 반대운동이 일어났다. 반대의 핵심 주장은 부처 명칭의 ‘성평등’이라는 용어가 ‘양성평등’과 달리 남녀 이외 제3의 성까지 포함한다는 것이었다. ‘생물학적 성(Sex)’을 넘어 다양한 성 정체성을 포괄하는 개념을 부처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은 위헌적이며 사회적 혼란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또 성평등가족부 신설이 결국 국회에서 막혀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정부 부처 차원에서 강행하려는 포석일 것이라는 의혹도 있었다. 하지만 성평등가족부는 끝내 출범했다.
7. 대형교회 리더십 교체
지구촌교회가 지난 4월 김우준 목사를 제4대 담임으로 청빙했다. 당시 교회 사무총회에서 성도 97.6%가 김 목사를 담임으로 청빙하는 것에 찬성했다. 김우준 목사는 “모두가 제자 되어 모두를 제자 삼는 교회”가 자신의 목회철학이라고 밝혔다. 지구촌교회는 “앞으로 김우준 목사와 함께 선교적 교회, 영혼을 치유하는 교회, 다음세대를 살리는 교회로 세워져 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사랑의교회 당회도 사랑의빛선교교회 윤대혁 목사(51)를 제3대 담임으로 청빙하기로 최근 만장일치 결의했다. 교회 측에 따르면 윤 목사는 추후 제직회, 공동의회 등의 위임 절차를 거쳐 이 교회 제3대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된다고 한다. 이 외에도 국내 여러 대형교회들이 차기 담임목사 청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 세상 떠나 하나님 품으로
원로 목회자와 교계 인사들이 세상을 떠나 하나님의 품에 안겼다. 故 김준곤 목사의 부인인 전효심 사모, JAMA 설립자인 김춘근 박사, 아신대 선교대학원 소윤정 교수,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 광주중앙교회 한기승 원로목사, 미국의 대표 복음주의 목회자인 존 맥아더 목사, 신경하 전 감독회장, 김삼봉 예장 합동 증경총회장, 새중앙교회 박중식 원로목사 등이 별세했다.
5. 교회와 목회 속으로 깊이 들어온 AI
AI(인공지능)의 급속한 발달은 교회와 목회에도 크게 영향을 끼쳤다. AI는 목회 현장의 실질적인 도구이자 신학적 성찰의 대상으로 깊이 자리 잡았다. 일부 교단에선 ‘AI 윤리 지침’을 마련하기도 했다. 가장 큰 논쟁은 챗지피티(ChatGPT) 등 ‘생성형 AI’를 설교 작성에 과연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자료 수집과 예화 검색 등에 AI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것부터, AI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신앙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4. 기하성-예장 백석 통합 논의
최근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대표총회장 이영훈 목사)와 예장 백석(대표총회장 장종현 목사) 간의 통합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며 교계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각각 웨슬리와 칼빈의 신학 전통 위에 있는 두 교단이 통합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이슈가 됐다. 다만 기하성 총회는 최근 “우리 교단과 예장 백석 교단의 통합을 진행하기 위한 전권위원회를 구성한 것이 아니”라고 한발 물러나는 듯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선교적 교류를 위한 선교연합체든 통합이든 예장 백석 교단과의 공식적인 소통과 협의를 위해 전권위원회를 구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3. 시국 관련 ‘국가비상기도회’ 및 탄핵 찬반 집회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일어난 정치적 급변 사태는 교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대통령 탄핵을 두고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벌어졌으며, 이는 찬반 집회로까지 이어졌다. 대표적 탄핵 반대 집회였던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는 지금은 구속된 손현보 목사(부산 세계로교회)가 주도했다. 헌법재판소는 결국 지난 4월 4일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으며, 얼마 뒤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후 들어선 특검이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와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논란이 됐으며, 이는 ‘종교의 자유’에 대한 논쟁을 촉발하기도 했다.
2. 올해도 부결된 ‘목회자 정년 연장’
목회자의 정년을 연장하는 문제는 수년간 교단 정기총회의 ‘뜨거운 감자’였다. 예장 합동은 올해도 연장안을 부결하고 ‘만 70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후배 목회자들의 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 결과였다. 예장 백석의 경우 정기총회에서 사실상 정년을 없애는 내용으로 규칙을 개정했다가 논란이 되자 ‘현행 75세 그대로 유지하기로’ 다시 결정했다. 예장 고신도 정기총회에서 이 문제를 다뤘지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1년간 더 연구하기로 했다.
1. 한국 기독교 선교 140주년 기념 행사
1885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의 입국을 기점으로 하는 한국 기독교 선교 140주년을 맞아 올해 한국교회에선 다양한 기념 행사가 이어졌다. 부활절 연합예배는 140주년을 기념해 대규모로 드려졌으며, 선교사들이 처음 발을 내디딘 인천 제물포에서는 기념 퍼레이드와 문화 공연이 열렸다. 이밖에도 기념 학술제 및 포럼 등 지난 140년의 역사를 신학적으로 정리하고 미래 선교 전략을 논의하는 행사가 활발하게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