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지도자와 성도들로 구성된 대구경북백인회가 17일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교회가 정교분리 원칙의 본뜻을 회복해 신앙과 표현의 자유를 수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한국교회는 신앙과 교회의 자유를 수호하는 정교분리의 헌법적 가치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정교분리는 교회가 국가 권력에 종속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신앙적 침묵을 요구하는 개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마태복음 22장 21절을 바탕으로 정교분리 개념을 재조명했다. 그러면서 “예수의 말씀,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는 교회와 국가의 성격을 구분하면서도 단절이나 침묵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교회는 사회 윤리와 도덕, 인간의 존엄과 정의 문제에 대해 성경적 기준을 제시하는 소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교회의 사회 참여를 금지하거나 위정자의 부정과 부패를 비판하지 못하도록 재갈을 물리는 용도로 정교분리를 해석하는 경향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대구경북백인회는 “설교자와 목회자는 모든 사람과 모든 일에 대해 하나님의 뜻과 말씀을 전할 책무가 있다”며 “부정과 불의 앞에서 교회가 침묵한다면 이는 책임 방기”라고 지적했다.
최근 열린 대구경북인회 모임에서 발표자로 참여한 최덕성 총장은 정교분리 가치의 본뜻을 강조했다. 그는 “개혁교회는 교회를 장악하려는 정치세력이나 정치권력을 장악하려는 종교 권력의 시도를 거부한다”며 “교회는 국민의 생명과 자유, 정의가 흔들릴 때 이를 분별하고 바른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한국교회가 시대적 혼란 속에서도 신앙의 본질을 견고히 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들은 교회의 자기 쇄신을 통해 복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 결의문에는 △교회의 정체성 바로 세우기 △어둠을 밝히는 역할 회복 △신앙의 자유 수호 등 신앙적 목표가 담겼다.
대구경북백인회는 “지금은 자유민주주의가 훼손되는 비상시국”이라고 평가하며 교회가 신앙적 책임 의식을 갖고 연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온 국민과 전 교회가 일어나 빛과 진리의 역할을 감당하자”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성명에는 권요한, 권용근, 김호규, 류승남, 문계완, 박치근, 이병도, 이재근, 이창호, 전재규, 조신자, 최덕성 목사 등 12명이 기초위원으로 참여했다. 대구경북백인회 측은 온라인 서명(https://forms.gle/8QkAMHL8sBVmFHTd9)을 통해 성명 참여를 추가로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