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카친 교회, 동남아 불교권 복음화 위해 협력 논의

카친-한국 협력 선교 포럼 열려… KBC 선교센터 비전과 촉매 선교 모델 공유
한국아세안친선협회(KAFA)가 주최한 카친-한국 협력 선교 포럼이 서울 강남구 일원동 밀알학교 성산홀에서 개최됐다. ©주최 측 제공

한국과 미얀마 카친 지역 교회가 동남아 불교권 복음화를 위한 협력 선교 방안을 모색했다. 한국아세안친선협회(KAFA)가 주최한 카친-한국 협력 선교 포럼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원동 밀알학교 성산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카친 교회와 한국 교회의 선교적 협력을 통해 미얀마를 넘어 인도차이나 지역까지 복음을 확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는 KAFA 홍정길 이사장과 백성기 상임이사, 카친침례교단(KBC) 재정·재산국장 M. 콴룸 목사, 침례신학대학교 이현모 교수, 온누리교회 2000선교본부장 김홍주 목사, 전 합신대 총장 김학유 목사 등 한국과 카친 지역의 교계 및 선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백성기 상임이사는 개회사에서 카친침례교단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KBC를 카친 지역의 영적 기반으로 소개하며 “영적 성숙과 지적 성장, 조직과 리더십 개발을 아우르는 총체적 선교를 통해 헌신된 지도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백 이사는 미얀마의 정치·군사적 상황 변화로 선교 환경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KBC가 한국 교회와 협력해 미얀마 버마족을 포함한 다양한 민족을 위한 선교 전략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다”고 전하며 “특히 카친 선교 150주년이 되는 2027년을 목표로 KBC 선교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교회와 성도들이 자립적으로 성장하며 복음을 전하도록 한국 교회와 선교계가 촉매 역할을 하는 선교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M. 콴룸 목사는 발제를 통해 카친침례교단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향후 선교 비전을 소개했다. 그는 “KBC가 1910년 시작돼 현재 20개 존과 465개 교회, 약 42만 명의 교인을 가진 교단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단의 비전은 마태복음 5장 13절에서 16절 말씀에 근거해 세상을 섬기며 모든 교인이 선한 영향력을 드러내는 신앙인으로 자라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리더십 개발과 영적 성장을 중심으로 교단 전체가 하나 돼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콴룸 목사는 KBC의 선교 역사도 함께 전했다. 그는 “1877년부터 1881년 사이 300개 선교지를 개척했고, 1978년부터 1980년까지는 영적 부흥 운동을 전개하며 300명의 선교사를 40일간 훈련해 파송했다. 또한 라카인주와 까친주 북부, 중국 접경 지역 등지에서 교육 선교와 리더십 개발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역을 이어오며 지난 100년의 선교 유산을 계승해 왔다.. 자매 교회 설립과 교사 교육, 소수 종족 선교를 통해 복음 확산에 힘써왔다”고 말했다..

이어 콴룸 목사는 현재 추진 중인 KBC 선교센터 계획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그는 “미치나 남쪽 약 10마일 지점에 약 6천 평 규모의 부지를 기부받아 선교센터 건립을 진행 중이며, 2028년까지 준비 기간을 거쳐 2030년 이후 본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센터가 선교사 훈련뿐 아니라 쉼과 재충전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사용될 것”이라며 “세계 각국의 선교 단체들과 연합하는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전했다.

선교센터는 선교 연구와 기도, 자연 친화적 환경, 배움, 휴식과 리트리트를 중심으로 한 다섯 개 존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여섯 가지 선교 및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기본 시설 공사는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콴룸 목사는 동남아시아 불교권 선교에 대한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약 25년 전 한국에서 사역하던 미국 남침례교 선교사들이 불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대승불교 강의를 요청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불교권 선교를 위한 연구와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포럼을 통해 배운 내용을 선교 훈련 현장에 적용하고, 한국 교회로부터 배울 점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동남아 불교권 선교 현황과 카친과의 협력 선교 비전’을 주제로 발제한 이현모 교수는 미얀마 불교권의 종교적 특성을 설명했다. 그는 “미얀마의 소승불교가 무신론적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불교를 통해 실질적인 위로를 얻지 못해 민속신앙이나 샤머니즘적 행위가 일상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특성이 기독교 선교의 접촉점으로 활용돼 왔지만, 실제 개종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세기 후반 이후 교통과 통신, 정보 교류의 발달로 사람들이 다양한 종교와 세계관을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가치와 상황에 따라 기독교를 수용할 가능성이 점차 열리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선교사는 더 이상 단독 개척자가 아니라 현지 교회와 함께 사역하는 동역자이자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인도 나가랜드 침례교회와 중앙아시아 지역의 협력 선교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온누리교회 김홍주 목사는 협력 선교의 실제 모델로 ‘촉매 선교’를 제시했다. 그는 “선교사가 직접 모든 사역을 주도하기보다, 현지인과 현지 교회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촉매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이를 위해 온누리교회가 중국과 타이완을 비롯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교단 대표자들을 IN2 컨퍼런스에 초청해 선교적 교회의 정체성을 함께 세워온 경험을 공유했다.

김학유 목사는 카친족 내부와 미얀마 사회 전반의 화해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카친족이 버마족과 다른 소수 종족들과의 화해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부적인 소통과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서적 장벽을 허물고, 학술대회와 같은 장을 통해 지도자들이 협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럼을 마친 뒤 참석자들은 한국 교회와 카친 교회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KBC 선교센터 건립을 위한 기도와 후원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번 포럼은 한국과 카친 교회가 동남아 불교권 선교를 향한 공동 비전을 공유하고, 장기적인 협력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한국아세안친선협회 #KAFA #기독일보 #기독일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