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도시와 미국에 예배 공간
‘축도’ 하지 않고 ‘봉헌’ 시간도 없어
주로 젊은 층… 예배 후엔 ‘조별모임’
JYP엔터테인먼트 대표인 가수 겸 음악 프로듀서 박진영 씨는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대중 앞에 공개적으로 밝혀왔을 뿐만 아니라, 유명인으로서는 드물게 유튜브를 통해 성경을 가르치기도 해 주목을 끌었다. 그런 박 씨가 지금은 서울 송파구 한 빌딩에 있는 ‘첫열매들’이라는 이름의 교회에서 매주 예배를 드리며 직접 설교까지 하고 있다.
이 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런 대면예배를 드릴 수 있는 곳은 서울의 이 장소를 비롯해 부산, 대구, 파주, 제주, 광주광역시까지 국내 6곳에 이르며, 미국에도 교회가 있다고 한다. 교회 측에 따르면 서울을 제외한 다른 곳은 서울에서의 박진영 씨 설교를 생중계로 들으며 예배를 드린다. 예배는 ‘줌(Zoom)’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드릴 수 있다.
기독일보는 최근 서울에 있는 첫열매들교회의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빌딩 지하에 있는 강당에는 대략 300명 정도가 자리해 예배를 드렸다. 한눈에 봐도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예배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인데, 박진영 씨가 약 1시간 30분 동안 설교를 했다.
그는 대형 스크린에 성경구절과 각종 도표 등을 띄워가며 설교를 이어갔다. 그렇게 설교가 끝나면 참석자들은 찬송을 했고, 박 씨가 기도한 뒤 예배를 마쳤다. 박 씨는 따로 ‘축도’는 하지 않았으며, 헌금을 위한 ‘봉헌’ 시간도 없었다. 참석자들은 예배 후 ‘조별모임’을 가졌다.
예배에 참석한 한 청년은 기독일보에, 약 1년 전부터 온라인에서 박진영 씨의 성경 강의를 들었고 오프라인 예배에 참석한 지는 몇 개월 정도 되었다고 했다. 그는 다른 교회에서도 설교를 들어봤지만 평소 갖고 있던 성경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는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박 씨를 알게 됐고 지금에 이르렀다고. 그는 “구체적인 성경 구절을 들어 논리적으로 설명해주는 점이 좋다”고 했다.
박 씨의 성경 강의가 유튜브 등을 통해 알려진 뒤 교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가 정규 신학교를 나오지 않았고, 무엇보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에서 소위 ‘이단’으로 지목된 ‘구원파’에 속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박 씨가 지금은 대면예배에서 설교까지 하자 우려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이에 기독일보는 첫열매들교회 측과 이메일로 아래와 같은 질의응답을 가졌다.
“교회 의도 없이 자연스레 커진 모임
특정 교단 연관 없고 교파 소속 아냐
박 씨 포함 모든 사람 공식 직함 없어
구원파와 연관·교류 없고 교리도 차이
클라렌스 라킨·한경직, 박 씨에 큰 영향
성도라면 누구나 복음 전할 권리·의무
투명성 위해 계좌이체 통한 기부만”
-교회 이름인 ‘첫열매들’은 어떤 의미인가요?
“아래 성경구절들에서 사용된 ‘첫열매들’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너무 좋아 교회 이름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첫열매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머리가 되시고, 그분 안에서 함께 죽고 부활한 성도들로 구성된 교회가 몸이 된 하나님 왕국의 통치자들을 의미합니다.
이는 첫 열매가 거룩하다면 그 덩어리 역시 거룩하며 뿌리가 거룩하다면 가지들 역시 그러하기 때문이라. -로마서 11:16-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들로부터 살아나셨고 잠자던 자들의 첫 열매들이 되셨느니라. -고린도전서 15:20-”
-‘첫열매들교회’는 특정 교단에 소속돼 있나요?
“이 교회의 시작이 교회를 만들려는 의도가 없었고 설교자인 박진영 씨와 그 친구들이 함께 성경공부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커진 모임이다보니 어느 특정 교단과도 연관이 없고, 또 어떤 교파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드리는 예배에는 평균 몇 명이나 참석하고 있나요?
예배는 매주 4번인데 영어 예배는 월요일 오전 10시 30분, 목요일 오전 12시 30분, 한국어 예배는 수요일 저녁 8시, 일요일 오전 10시 입니다. 한국어 예배는 일요일 평균 온·오프라인 합쳐서 900명, 수요일 평균 온·오프라인 합쳐서 700명, 영어 예배는 월요일, 목요일 비슷하게 75명 정도 참석합니다.”
-가수 박진영 씨는 현재 ‘첫열매들’에서 어떤 위치나 직책에 있으신가요? 일반적으로 교회에서 말하는 ‘담임’이신가요?
“첫열매들교회는 박진영 씨 포함 모든 사람들이 공식 직함이 없습니다. 박진영 씨 거실에서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시작한 모임이다보니 지금까지도 그런 자유로운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박진영 씨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설교자 역할을 맡고 있고, 교회의 중요한 결정들은 오래된 교회 식구들이 모여서 함께 상의해 결정합니다.”
-박진영 씨는 ‘목사’인가요?
“위 질문에 답변드렸듯이 우리 교회에는 어떠한 공식 직함도 없으며 박진영 씨는 설교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박진영 씨에 대해 속칭 ‘구원파’라는 세간의 의혹이 있습니다. 어떤 입장이신가요?
“보통 ‘구원파’라고 불리는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기쁜소식선교회, 생명의말씀선교회 등의 교회와 어떠한 연관 및 교류도 없을 뿐더러 성경을 보는 시각 및 기본 교리에서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박진영 씨가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미국 목사님은 클라렌스 라킨(Clarence Larkin)이며, 그의 책 ‘세대적 진리(Dispensational Truth)’가 박진영 씨가 성경을 보는 기본시각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한국 목사님들 중에는 한경직 목사와 그의 책 ‘기독교란 무엇인가’가 가장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첫열매들교회’를 시작하신 계기와 목적,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처음 시작부터 교회를 설립하겠다는 목적이나 계획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다 보니 거창한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처럼 꾸준히 성경말씀과 그 속에 있는 예수님의 대속에 관한 복음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첫열매들교회의 오프라인 예배는 언제부터 드리기 시작했나요?
“2014년 박진영 씨 거실에서 박진영 씨와 박진영 씨 친구들이 함께 모여서 공부를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더 이상 집에서 모일 수 없어 외부에 장소를 구하기 시작했고 결국 11년이 지나 현재 장소에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박진영 씨는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셨거나 공부하고 있는 중인가요? 둘 다 아니라면 앞으로 그럴 계획이 있으신가요?
“신학교를 통한 교육이 분명히 긍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다만 분명히 성경에서 성도들이 성경을 배워나가는 과정과는 차이가 있어 부작용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각 교회의 특성과 관점에 따라 긍정적인 면을 크게 볼 것인지 부정적인 면을 크게 볼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교회는 부정적인 면을 크게 보고 있기에 신학교를 통한 성경 교육보다는 성경에 나오는 사도들처럼 교회 속에서 교제를 통해 배우는 것이 더 성경적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박진영 씨 역시 신학대에 갈 계획이 없습니다.”
-현재 박진영 씨가 목사가 아님에도 교회에서 예배 설교를 하는 것에 대해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떤 입장이신가요?
“성경에서 나오는 설교자의 자격에는 인간이 만든 교육기관의 인증이나, 인간이 만든 단체의 인증이 포함되어있지 않습니다. 복음을 깨닫고 거듭난 성도라면 누구나 복음을 전할 권리 및 의무가 있으며, 그를 통해 또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참으로 믿게 된다면 우려보다는 격려가 필요할 것입니다.”
-첫열매들교회는 온·오프라인 예배를 드리는 이들에게 헌금을 받나요?
“성도들이 자발적인 헌금을 내고 있고, 투명한 재정 관리를 위해 현금이나 현물은 받지 않고 오직 계좌이체를 통한 기부만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매년 외부 기관의 회계 감사를 받아 그 결과를 성도들에게 제공함으로써 헌금 관리의 투명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헌금의 사용처는 교회 운영을 위한 임차료, 유지관리비, 행사 진행비 등의 공동의 목적에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편, 본지 칼럼니스트인 신성욱 교수(아신대 설교학)는 과거 칼럼에서 “박진영의 가르침 속에 구원파의 가르침의 내용이 적지 않게 나온다”며 “그의 가르침 중에 구원파가 지니고 있는 치명적인 성경적 오류와는 달리 성경적으로 바른 내용이 있는가 하면, 이단이라 할 만큼 치명적이 되는 내용도 분명히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성경에 관한 99가지의 가르침이 옳아도 한 가지만 본질적인 진리에 있어서 오류가 있다면 이단이 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그의 신학과 성경관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라며 “이에 기독교는 그의 가르침의 위험성을 삼가 경계하여 가르칠 뿐 아니라, 기독교 교리의 약점들을 깨닫고 보완하는 기회로 삼음이 시급히 요구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박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