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진화론, 정통 창조신앙 등 기독교 핵심 교리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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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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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김성원 교수, 기성 이대위 세미나서 비판
이단 사이비 예방 세미나가 열리는 모습.©노형구 기자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안성우 목사, 이하 기성)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위원장 한선호 목사, 이대위)가 20일 서울 강남구 소재 총회본부에서 ‘이단·사이비 예방 세미나’를 열고, 최근 교계 안팎에서 논쟁을 불러온 ‘유신진화론’의 신학적 문제점을 다뤘다. 발표자들은 유신진화론이 정통 창조신앙을 훼손할 뿐 아니라 원죄·구원·종말론 등 기독교 핵심 교리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첫 발표자로 나선 김병훈 교수(합동신대 석좌)는 ‘복음의 근간을 허무는 유신진화론’을 주제로 발표하며 “유신진화론은 성경이 분명하게 선포하는 여섯 날 창조와 아담의 특별한 창조를 은유·상징으로 격하시켜, 성경의 역사성과 객관적 진리를 무너뜨린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성경은 하나님이 무(無)에서 유(有)로 말씀으로 창조하셨다고 선포한다(히 11:3, 시 33:6·9)”며 “출애굽기 20장 11절에서 분명히 ‘여섯 동안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에 쉬셨다’고 말한다. 성경이 말하는 ‘날’은 자연스러운 24시간 주기이며, 이는 구약 전역에 2,340회 정도 동일한 의미로 쓰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신진화론은 하나님이 자연진화의 과정을 통해 우주와 생명을 만드셨다고 주장하며, 아담 이전에 죽음과 부패가 이미 존재했다는 전제를 따른다”며 “그러나 성경은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창 1:31)고 선언하며, 최초 창조에는 죽음이 없었다. 죽음은 어디까지나 ‘아담의 범죄의 결과’로 주어진 형벌(롬 5:12)”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유신진화론은 아담을 상징적 인물로 만들어 원죄의 역사성을 부정하고, 결국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의 토대까지 무너뜨린다”고 경고했다. 그는 “아담이 상징이라면 그리스도 또한 상징으로 전락하며 결국 죄로 타락한 인류를 창조의 원형대로 회복하려는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도 또한 부정되는 것”이라며 “이는 기독교 신앙 체계 전체를 붕괴시키는 심각한 신학적 오류”라고 지적했다.

김병훈 교수 ©노형구 기자

김 교수는 유신진화론이 주장하는 ‘간접 창조’ 개념도 비판했다. 유신진화론은 하나님이 자연법칙만 세워두고 그 이후에는 자연이 스스로 진화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는 하나님을 능동적 창조주가 아니라 자연 과정의 참관자로 만드는 해석”이라며 “성경의 하나님은 자연을 넘어 역사 속에 직접 개입하시는 주권자”라고 강조했다.

또한 “유신진화론은 죽음과 돌연변이를 하나님이 설계하신 자연계시라고 주장하지만, 죽음은 태초 창조의 일부가 아니라 범죄 이후 주어진 저주이자 심판”이라고 강조하며, “죽음이 창조 과정의 일부였다면, ‘범죄의 결과로 죽음이 왔다’는 성경의 진술이 무너져 복음의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표자인 김성원 교수(서울신대 조직신학)는 유신진화론이 특히 구원론·종말론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을 중심으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성결교단은 아담의 죄의 결과로 인해 타락과 죽음이 주어졌다고 선언한다. 이에 따라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인인 사람을 구원하시려 이 땅에 오셨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유신진화론은 아담·하와를 실제 최초의 인류로 보지 않고, 이미 존재하던 인류 집단 중 한 부류를 ‘대표적 존재’로 선택받은 상징적 인물로 본다. 또한 죽음은 하나님의 창조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해석을 따르면 원죄는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신화적 상징이 되고, 결국 ‘모든 사람은 죄인’이라는 성경적 진술이 사라진다”고 했다.

이유로 “원죄가 부정되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더 이상 필연적일 수 없다. 죄가 없는데 속죄도 필요 없기 때문”이라며 “유신진화론은 결과적으로 구원론의 핵심을 부정하며, 기독교 신앙의 중심축을 제거하는 것으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김성원 교수 ©노형구 기자

김 교수는 종말론적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성결교단은 재림·심판·천년왕국·새하늘과 새땅을 하나님의 초자연적 개입 역사로 믿는다”면서도 “유신진화론은 역사를 초월적 개입이 아닌 진화의 연속으로 본다. 즉 유신진화론적 세계관에서 역사의 종말은 없고, 또 다른 ‘새로운 종(種)의 탄생’으로 영속한다고 해석한다”고 했다. 그는 “유신진화론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에 따라 초자연적인 변형이 일어나는 새하늘과 새땅을 부정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유신진화론을 뒷받침하는 성경해석 방법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유신진화론자들은 창세기 1–2장을 성경 저자가 당대 고대 근동 신화를 재해석해 바벨론 포로기에 처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한 설교 편집본으로 기술했다며 창세기의 역사성을 부정한다”며 “이러한 비평해석은 성경의 역사성을 부정하고, 이는 영국과 유럽 교회를 급격히 쇠퇴하게 한 주된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성결교단은 성경을 무오한 하나님의 계시로 고백하며, 창세기 창조 기사를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인다”며 “성경을 신화·상징으로 돌리는 비평 해석은 성결교단 뿐만 아니라 정통 신학과 양립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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