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회장 장호광)가 지난 15일 경기도 천안 백석대학교(총장 송기신)에서 ‘위기의 시대, 복음주의 신학의 기여’라는 주제로 백석학원 50주년 기념 49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안명준 교수(평택대)가 ‘위기의 시대, 성경이 답하다’ △박찬호 교수(백석대)가 ‘백석의 신학: 개혁주의생명신학’이라는 주제로 각각 기조발제했다.
◇ 한국교회의 위기, 복음의 본질 상실한 신앙의 위기
안명준 교수는 “현재 우리는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위기는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다양한 폭력과 진행 중인 전쟁,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 국내외 정치적 격동,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나타나는 왜곡된 성문화, 빈부 격차와 사회 전반의 갈등 등 다양하다.
이어 “성경은 위기의 구체적 상황에 대해 직접적으로 모든 답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성경은 만물을 하나님이 창조하시고 섭리하신다고 분명히 말한다”며 “또한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으며, 생육하고 번성하며 땅에 충만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인간은 선악과를 먹음으로써 타락하여 죄인이 되었고, 많은 문제의 근본 원인이 되었다. 전쟁, 기근, 갈등 등 오늘날의 위기도 결국 인간의 타락과 관련되어 있음을 성경은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경은 인간의 본질과 사명을 분명히 제시하며,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안내한다. 위기의 시대 속 세상에는 폭력과 전쟁, 기근, 질병, 기후 위기, 문화와 기술 문제, 무역 갈등 등 다양한 문제가 존재하지만, 성경은 이러한 각각의 문제에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며 “다만 하나님은 만물의 주인이시며, 그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타락으로 인해 죄인이므로, 인간은 자신의 주인의식과 탐욕을 버리고 하나님께 돌아가 말씀을 듣고 순종해야 함을 강조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위기는 단순히 제도나 문화의 문제가 아니라, 복음의 본질을 상실한 신앙의 위기이다. 신앙과 삶의 분리, 로마 가톨릭으로의 회귀적 경향, 외형적 성장주의, 개교회주의, 공동체성의 상실, 기복적 신앙, 그리고 목회자의 윤리 부재는 교회의 생명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이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오직 복음의 본질인 말씀으로 돌아가, 성경에 따라 철저한 신앙 교육을 실시하는 데 있다”고 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는 AI 지배 시대의 양면성, 환경 파괴와 기후 위기, 폭력과 전쟁 등 다양한 위기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 근본 원인은 하나님을 떠난 인간의 죄와 탐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따라서 탐욕과 이기심을 벗어나, 사랑의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메시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며, 기독교의 정체성 또한 이웃을 사랑하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안 교수는 “우리는 이제 힘을 가진 자의 이익을 좇기보다, 진정한 사랑의 힘을 실천한 그리스도를 바라보아야 한다”며 “오늘날 사람들은 자신의 힘으로 남을 지배하고 다스리는 일에 모든 것을 걸며, 마치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세계처럼 외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세상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임을 깨우쳐야 한다”고 했다.
또한 “세상의 문화를 하나님 뜻에 맞게 개혁할 수 있는 사람으로 양육되어야 한다”며 “이 순간, 크리스천들은 세상의 흐름에 휘말리지 않고,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재해석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몸을 희생하여 모든 사람의 죄를 위해 죽으시고, 죄악을 정복하며 우리를 사탄의 노예에서 해방시키셨다. 현재의 위기를 해결하실 수 있는 분은 다시 오실 심판주 예수님뿐이다. 우리는 그분을 믿고, 성령님의 능력으로 현재의 환란과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식을 버리고, 자신을 희생하며 이웃을 배려하는 참된 그리스도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며 “소외되고 약한 사람들을 위한 사랑과 도움의 정신은, 정복과 투쟁, 폭력과 전쟁이 판치는 이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의 능력으로 잘못된 세상의 질서를 극복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장종현 박사의 회심과 신앙에 대한 고찰
박찬호 교수는 “현대 한국교회의 신학적 흐름과 교육적 실천을 이해함에 있어 백석학원의 설립과 설립자 장종현 박사의 생애와 사상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연구 대상”이라며 “백석학원은 단순한 신학교나 교육기관이 아니라, 한국 개신교 신앙과 신학의 흐름 속에서 특정한 신학적 전통을 계승하고 실천적으로 구현하려는 의지를 담은 상징적 기관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더불어 “백석학원의 설립 정신과 신학적 특징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설립자 장종현 박사의 개인적 신앙 경험과 회심, 그리고 신학적 형성 과정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장 박사의 신앙 여정은 모태신앙과 명문가 출신이 아닌 평범한 환경에서 시작되었으나, 알미니안 신학과 부흥신학의 영향을 받은 가운데 개혁주의신학에 깊이 뿌리내리게 되었다”며 “이 신학적 토대는 백석학원 설립과 그의 신학교육 비전의 중심이 되었으며, 한국교회 신앙 공동체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특히 “2003년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는 선언은 백석학원 신학의 변곡점이자 핵심적 전환점으로서, 신학을 단순한 학문적 탐구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복음으로서 실제적인 삶과 신앙의 통합으로 이해하는 개혁주의생명신학의 필요성을 강력히 천명하였다”고 했다.
또한 “이 선언은 신학교육과 신학자들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촉구하며, 한국교회의 영적 침체와 신앙의 화석화라는 위기 상황에 대한 신학적 답변으로 자리매김하였다”며 “백석학원의 개혁주의생명신학은 성경의 우선성, 사도적 신앙고백, 역사적 개혁주의 신학체계의 계승 위에 서서, 신학을 실천적 신앙운동으로 확장하여 교회와 사회의 변화와 갱신을 추구한다”고 했다.
이어 “이를 구현하기 위한 7대 실천운동은 신앙회복과 신학갱신, 영적 생명력 회복, 하나님 나라의 확장, 기도와 성령의 역사, 그리고 나눔을 통한 섬김을 포함하며, 시대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수정 보완되는 동적인 신앙운동임을 확인하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백석학원의 설립 정신과 신학적 실천은 한국교회 개혁주의신학의 특수한 계승이자 동시에 보편적 신앙의 구현이라는 두 축 위에 서 있다”며 “이는 한국교회의 신학과 교육이 단순히 지적·제도적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 삶의 현장 속에서 복음의 능력을 구현하는 모델로 평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아울러 “백석학원의 사례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직면한 신앙적 도전 속에서 개혁주의생명신학이 어떻게 살아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증거이며, 미래 세대 신앙 교육과 신학적 연구에 지속적인 영감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주제발표 및 자유발표 순서도 진행됐다. 주제발표에는 △이춘성 박사(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가 ‘전쟁의 시대, 복음주의 신학에서 길을 묻다: 정당전쟁론을 중심으로’ △박성철 교수(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가 ‘기후 재난 시대의 생태학적 공감에 기초한 신학적 인식론에 관한 연구’ 자유발표에는 △정다운 박사(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가 ‘20세기 개혁파 신학자 오토베버와 그의 교회론’ △구균하 박사(서강대학교)가 ‘근대 이후 지식의 확장과 현대 신학의 과제: 데이비드 트레이시의 수정모델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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