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지구한인교회협의회(회장 허연행 목사) 공천위원회가 오는 24일(이하 현지 시간) 회장 후보 공천안을 다시 발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최근 증경회장단은 이러한 뉴욕교협 공천위 활동과 관련 긴급 모임을 가졌으나 증경회장단 내에 의견이 팽팽히 대립하면서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현재 뉴욕교협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두고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회장 연임 가능 여부’를 놓고 교계가 양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날 증경회장단 내에서도 서로 엇갈리는 의견으로 언성이 높아지는 등 동일하게 양분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의 논란은 지난 6일 프라미스교회에서 열린 제51회기 정기총회에서 허연행 회장에 대한 공천위원회의 공천안이 찬반투표 끝에 24대 26으로 부결되면서 본격화 됐다. 총회 직후 공천위원회는 해당 투표를 부정선거라고 규정하고, 24일 공천안을 재발표하겠다고 공문을 통해 밝혔다. 이러한 공천위의 방침에 대해 교협 내에서는 연임 문제를 둘러싼 정관 해석 차이가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증경회장단 중 한 회원은 이번 긴급 모임에서 현 집행부가 정관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며 문서를 제출했다. 그는 먼저 헌법 제10장 회의 조항을 언급하며, 해당 조항이 매년 10월 중 정기총회를 개최하도록 명시하고 있음에도 이번 정기총회가 11월에 열렸다는 점을 절차적 하자로 지적했다. 또한 헌법 제3장 제14조가 임원 및 실행위원의 임기를 1년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지난 회기 임원들의 임기는 이미 2025년 10월을 기준으로 모두 종료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현 회장과 임원단이 더 이상 교협 운영에 관여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연임 문제에 대해서도 증경회장단의 특정 인사는 선거관리운영세칙 제16조의 “현 회장과 동일 교단 소속인은 3년 내 입후보할 수 없다”는 문구와 헌법 제27조가 규정한 교단별 회장 후보 순환제를 근거로 들며, 동일 교단에서 2년 연속 회장을 배출할 수 없다는 해석을 제시했다. 이들은 교단순환제가 사실상 연임을 금지하는 구조라며, 허연행 회장의 연임은 정관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참석자들은 이러한 해석에 따라 현 집행부를 배제한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3개월 내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증경회장단의 복수공천 방식으로 차기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다만 이러한 의견은 이날 공식 입장으로 채택되지는 않았다.
반면, 이 자리에 참석한 또 다른 증경회장은 이 문건이 뉴욕교협 증경회장단 이름으로 미리 작성돼 있는데 대한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내부적으로 이 문건 내용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나 어떠한 결정도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이날 증경회장단 모임에는 뉴욕교협 총무이자 공천위원장인 김명옥 목사도 참석해 문건에 나오는 주장들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총무는 정관과 세칙 어디에도 회장 연임을 금지하는 명시적 규정은 없다고 강조하며, 임기 1년 규정은 단순히 임기를 구분하는 조항일 뿐 연임을 금하는 조항이 아니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동일 교단 3년 제한 규정 역시 현 회장 본인이 아니라 동일 교단 내 다른 후보자에게 적용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교단별 순환제에 대해서도 다양한 교단의 참여를 확보하기 위한 후보추천 방식일 뿐 회장의 연임 자체를 불법화한 규정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총무는 또한 정관 제14조가 선거관리위원회의 임기는 총회 이후 30일간 유효하다고 명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조항에 따라 공천위원회는 총회 후에도 법적 지위를 유지하므로, 24일 공천안 재발표는 정관상 가능한 절차라는 입장이다. 그는 선관위의 30일 연장 규정이 선거와 관련한 이의제기 및 정리, 재공천 등의 절차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번 사안 역시 그 범위 안에 포함된다는 해석을 밝혔다.
결국 이날 증경회장단은 긴급히 모였음에도 연임 문제와 정관 해석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각자의 의견을 공유하는 데 의미를 둔다”는 수준에서 회의를 마무리했다.
한편 공천위원회는 오는 24일 회장 후보 공천안을 다시 발표하겠다고 밝히며, 이날 회의에서 “1인당 1회 발언만 허용한다”는 등 엄격한 회의 진행 방침을 내놓았다. 이는 최근 이어진 격한 공방 속에서 회의가 과열되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공문에서는 이날 투표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느나 공천안에 대한 찬반 의사 결정 과정은 반드시 거칠 것으로 보인다.
뉴욕교협은 이제 24일 공천위원회의 발표를 앞두고 중대한 분수령을 맞게 됐다. 공천위의 재공천 발표는 단순한 인선 문제를 넘어 정관 해석 등의 복합적 요소가 얽혀 있어 교협의 신뢰도와 향후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