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내란 선전·선동 혐의로 조은석 특별검사팀에 체포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내란 자체가 없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지금 미친개와 싸우고 있다”며 “내가 싸우는 상대는 특검이 아니라 반민주 독재정권”이라고 주장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내란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준비해 온 입장문을 낭독했다. 그는 “동네에 미친개가 날뛰면 막아야 한다. 나는 지금 미친개와 싸우고 있다”며 “나는 법을 지켜온 사람으로서 불법에는 협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범이 되려면 본범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내란 자체가 없었다”며 “현직 대통령이 국헌을 문란하게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문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발동과 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이 내란으로 규정된 점을 두고 “세계 어느 나라에도 대통령이 내란을 일으킨 사례는 없다”며 “윤 전 대통령이 한 것은 선관위를 압수수색한 것뿐인데, 이것이 내란인가. 나라를 무너뜨리는 자들이야말로 진짜 내란 세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SNS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지지하는 글을 게시했다. 당시 그는 “부정선거 세력과 종북주사파 세력을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회의장과 야당 대표의 체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단체가 황 전 총리를 내란 선전·선동 혐의로 고발했고, 해당 사건은 특검으로 이첩돼 수사가 진행돼 왔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체포영장과 압수수색영장을 동시에 집행했다. 황 전 총리는 앞서 세 차례의 소환 통보에도 응하지 않았으며, 지난달 27일과 31일에는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문을 열지 않아 집행이 무산된 바 있다. 이날 특검은 강제 진입을 통해 황 전 총리를 체포하고 휴대전화와 노트북, 부정선거 관련 문서를 압수했다.
체포 직후 황 전 총리는 “수사권이 없는 사람들이 불법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것은 자유민주주의의 붕괴이자, 불의에 대한 저항”이라고 밝혔다. 그는 “끝까지 싸우겠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황 전 총리는 SNS 게시물 작성 경위에 대해서도 “비상계엄이 실제로 선포됐고, 혼란을 막기 위해 간첩과 불법 세력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뿐”이라며 “그것이 왜 내란 선동이 되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특검은 황 전 총리의 진술과 압수된 자료를 분석해 부정선거론과 비상계엄 지지 발언의 연관성을 조사할 예정이다. 황 전 총리의 발언이 내란 선전 또는 선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황 전 총리가 대표로 있는 ‘자유와 혁신’의 허진경 사무총장 등 3명이 경찰의 집행을 방해하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이들은 광진경찰서로 이송돼 조사를 받았다.
황 전 총리는 “나는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며 “나라를 위해 싸운다는 신념으로 이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