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많은 곳으로 가라” 지시받은 중국인 일당, KT 소액결제 사기

펨토셀 불법 사용으로 1억여 원 편취… 경찰, 배후 세력 추적은 난항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컴퓨터 사용 사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KT 무단 소액결제 사건의 피의자인 A(48·중국국적)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18일 경기 수원시 영통경찰서 유치장을 나오던 모습. ⓒ뉴시스

“아파트가 많은 곳으로 가라는 지시를 받았다.” KT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무단 소액결제 범행을 저지른 중국 국적 A씨(48)가 경찰 조사에서 이렇게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불법 소형 기지국인 펨토셀을 차량에 싣고 아파트 단지를 돌며 통신망을 탈취, 피해자들의 휴대전화로 상품권을 결제해 현금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A씨는 “생활이 어려워 500만원을 받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범 B씨(44)와 함께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경기 광명시와 서울 금천구 일대에서 범행을 이어가며 약 1억여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16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입국한 A씨를 검거했고, 같은 날 서울 영등포에서 범죄 수익을 현금으로 바꾸던 B씨도 체포했다. 두 사람은 18일 구속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차량에 펨토셀을 설치한 채 이동하며 주변 네트워크를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으며,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펨토셀은 반경 10m 내외에서 통신을 제공하는 초소형 기지국으로, 본래는 데이터 분산이나 음영지역 해소 목적에 사용된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불법 결제 사기 수단으로 전용됐다.

피해 규모는 점점 늘고 있다. 경찰에 접수된 피해자는 200명으로 피해액은 약 1억2790만원에 달한다. KT 자체 집계로는 피해자가 362명, 피해액이 약 2억4000만원으로 더 많다. 경찰은 범행을 지시한 윗선의 신원을 추적 중이지만 아직 수사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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