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간으로 남편에 새 생명… 부부의 사랑이 이룬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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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다은 기자
smw@cdaily.co.kr
[인터뷰] 김구종 집사 부부
김구종 집사 부부와 이재근 교수

김구종 집사 부부(군포제일교회)는 죽음의 문턱에서 건져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간증하며 감사의 고백을 전했다. 간경화로 더는 희망이 없던 남편과, 자신의 간을 내어주기로 한 아내.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에도 끝까지 기도와 사랑으로 서로를 붙든 이들은,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의료진과 은혜의 손길 속에서 기적 같은 새 생명을 선물 받았다.

김 집사는 5년 전 간경화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식단 관리하며 최대한 본인의 간을 버텨보자고 했고, 아내는 모든 식단을 저염 건강식으로 바꿔 도시락까지 싸주며 건강관리에 힘썼다.

또 아내는 남편을 돌보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여 간호조무사 자격증까지 취득했지만, 지난해 식도정맥류 출혈로 토혈을 하며 네 차례의 수술을 받게 되었다. 이어 위 정맥류까지 생기며 결국 간이식이 아니면 살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 이르렀다. 그때 그의 곁에 선 사람은 다름 아닌 아내였다. 남편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간을 내어주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검사 결과는 잔인했다. 40kg에 이르는 체중 차이에, 아내의 간은 작고 혈관 구조도 복잡하여 "이식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고, 모든 희망이 끊어진 것 같은 절망에 빠졌다. 두 사람은 그때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부부는 포기하지 않았다. 서로를 붙잡고 기도하며 끝까지 길을 찾았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기도에 응답하시듯, 세브란스병원 고난이도 장기이식팀의 이재근 교수(이식외과)를 만나게 하셨다.

이 교수는 "극난이도의 어려운 수술로 성공률도 낮고 작은 변수에도 위험해질 수 있는 사례였지만, 기대여명이 얼마 남지 않고 다른 공여자가 없기에 장기이식센터 다학제 회의를 거쳐 수혜자인 남편에게 체중 감량을 약속받고 수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집사는 체중 감량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고열과 심한 복통으로 장괴사 의심 소견을 받았다. 수술을 받게 되면 평생 장루를 차야 할 수도 있고, 곧 있을 간이식 수술마저 불가능해질 위기였다. 그러나 급박한 상황에서 이재근 교수의 빠른 대처로 수술 없이 회복되는 은혜를 경험했다.

매일같이 이어진 어려운 상황 속에 아내는 기도로, 격려로, 그리고 흔들림 없는 사랑으로 남편 곁을 지켰고, 마침내 수술은 성공했다.

이 교수는 "조금만 잘못돼도 사망 가능성이 높고 평생 복수가 해결되지 않거나 투석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수술이었다. 작은 간을 받았지만, 한 달 뒤 3배 가까이 커져 평균보다 훨씬 크게 자랐고, 기적처럼 모든 수치가 말도 안 되게 좋아졌다"며 "간이식은 단순한 수술이 아닌 기증자의 희생과 의료진의 기술, 환자의 회복 의지가 함께할 때 가능한, 생명을 이어주는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남편은 새 생명을 얻었고, 아내는 몸을 내어주었음에도 건강을 회복했다. 두 사람은 이제 더 깊어진 사랑과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기쁠 때뿐 아니라 아픈 순간도 함께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고, 하나님 안에서 서로의 생명을 지켜낸 동역자입니다."

성경의 말씀처럼,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요한복음 15:13). 이 부부의 이야기는 바로 그 사랑의 증거였다.

"죽음의 문턱에서 우리를 건지신 건 하나님의 은혜와 부모님의 마음으로 기도해 주신 담임목사님, 사모님, 동사목사님의 사랑과 신령한 가족인 성도들의 밤낮 없는 기도, 가족들의 사랑의 보살핌, 그리고 하나님이 예비하신 기도하는 의사와 의료진 덕분이었습니다."

부부는 앞으로도 서로를 위해, 또 같은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다짐한다. "우리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다시 희망을 붙잡을 용기를 주기를 바랍니다."

특히 요즘처럼 부부의 사랑이 쉽게 식어버리고 가정이 흔들리는 시대에, 이들의 이야기는 신앙 안에서 끝까지 서로를 지켜낸 사랑의 참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