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독교협회 회장 만난 한교총 행보, 오해 소지”

교단/단체
연합기구
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한기총 통합추진위원장 정서영 목사 우려

이 시점에 공산당 관리 기관 접촉 납득 안 돼
자칫 미국에 잘못된 신호, 우리 정부에도 부담
보수·진보 섞인 한교총, 정체성 분명히 해야

한교총 대표회장단이 지난 7월 우웨이 중국기독교협회장을 만났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이욥 공동대표회장, 김종혁 대표회장, 우웨이 목사, 김영걸 공동대표회장, 박병선 공동대표회장 ©한교총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단이 얼마 전 중국을 방문해 우웨이 중국기독교협회 회장과 만난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교계에서 나왔다.

지난 2023년부터 2년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으로 있다 올초 그 직에서 물러나 한기총 통합추진위원장으로 있는 정서영 목사는 3일, 한교총 측의 이 같은 행보가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목사는 “중국은 교회를 핍박하고 있지 않나. 왜 갑자기 중국을 방문해 사실상 공산당 관리 아래 있는 기독교 기관장을 만난 건지 좀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게다가 이런 행보는 미중 패권 갈등이 격화하는 이 엄중환 시기에 미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고 대한민국 정부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한교총 김종혁 대표회장을 비롯해 공동대표회장들인 김영걸(예장 통합 총회장)·박병선(예장 합신 총회장)·이 욥(기침 총회장) 목사는 지난 7월 중국을 방문해 우웨이 중국기독교협회 회장을 만나 양국 교회간 교류 등에 대해 환담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중국기독교협회는 중국 공산당이 공인한 중국 개신교 교단의 협력 단체이다. 중국 개신교 교회에 관한 중요한 결정은 중국기독교협회와 삼자애국위원회가 공동으로 발표한다고 한다. 이 두 단체를 중국기독교양회로 함께 부르는 경우가 많다고. 세계교회협의회(WCC)의 회원 교단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한기총 통합추진위원장인 정서영 목사 ©기독일보 DB

한편, 통합추진위원장으로서 한기총이 한교총과 본격 통합 논의에 나설 경우, 그 선두에 서게 될 정 목사는 한교총이 교계 연합기관으로서 분명한 정체성을 보여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보수는 보수의 길을, 진보는 진보의 길을 가면 된다는 게 내 입장이다. 그 둘을 억지로 합치려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만 생긴다. 그런데 한교총을 보면 그런 두 갈래의 교단들이 섞여 있어서 보수라고 하기도, 진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교총이 지금의 모습을 계속 유지하는 한 통합 논의는 어렵다”며 “한교총 회원교단들 중엔 WCC(세계교회협의회) 회원으로 활동하는 곳도 있다. 예장 합동과 통합이 왜 갈라졌나. WCC 때문 아닌가. 신앙과 신학을 지키기 위해 교단 분열까지 불사했던 것인데, 그런 역사를 다 잊은 것인지 의아하다”고 했다.

또한 정 목사는 “한교총 안에서 보수 기독교단이 WCC 회원교단들과 행동을 같이 하고 있는 모습은 겉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한국교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그것이 많은 성도들에게 ‘WCC와 같은 단체들도 괜찮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교총 #중국기독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