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끝내면 천국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선행과 구원, 그리고 트럼프의 영적 상태를 둘러싼 신학적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폭스 앤 프렌즈(Fox & Friend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가능하다면 천국에 가고 싶다”며 “내가 잘 못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거의 최하위권이라는 말을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내가 천국에 갈 수 있다면, 그 이유 중 하나는 이 전쟁을 끝내는 것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을 두고 복음주의 진영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빌리 그래함 목사의 아들이자 '사마리아인의 지갑' 대표인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트럼프를 직접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계기로 복음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천국에 가는 것은 우리의 선행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사역 때문이다”라며 “회개하고 믿음을 통해 예수를 주로 영접할 때 영생의 약속을 얻는다”고 강조했다.
복음주의 설교자 저스틴 피터스는 “트럼프가 아직도 복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은 그동안 그를 둘러싼 잘못된 신앙 조언자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전 법률고문 제나 엘리스도 “이는 강력한 발언이 아니라 슬픈 일”이라며, 트럼프가 이미 여러 차례 복음을 전해 들었음에도 여전히 구원을 ‘행위’와 연결짓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일부 인사들은 트럼프의 발언을 신학적 오류보다 변화의 신호로 해석했다. 특히 2024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 중 암살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한 사건 이후, 트럼프가 신앙과 삶에 대해 더 깊은 성찰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복음주의 지도자인 윌리엄 울프는 “트럼프가 영혼과 영원을 고민하며 천국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신학적으로 맞지 않다고 비난하기보다는 그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언론인 살레나 지토는 “버틀러 사건 이후 트럼프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꼈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며 “그의 발언은 놀랍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인 조지프 매시 역시 “트럼프의 겸손한 태도는 영적 방황을 겪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도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가 보낸 ‘언행을 조심하라’는 조언을 언급하며, “나는 지금 노력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암살 시도 사건)로 분명해진 것은, 이 땅에서 우리가 가진 모든 순간은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