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목사, 美 이민국 구금됐다 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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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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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출신의 다니엘 푸엔테스 에스피날 목사. ⓒ고펀드미/렌 폭스웰

미국 메릴랜드에 거주하던 온두라스 출신 목회자가 20년 넘게 비자 기한을 넘겨 체류하다 이민 당국에 체포된 뒤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구금 기간 동안 여러 명이 그리스도를 영접했다고 전하며 사역의 결실을 나눴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스트턴의 나사렛 교회 담임인 다니엘 푸엔테스 에스피날(54) 목사는 지난 7월 21일(이하 현지시간)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체포됐다.

그는 건설 현장으로 향하던 중 적발됐으며, 6개월짜리 비자로 입국한 뒤 24년간 체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피날 목사는 체포 직후 메릴랜드 솔즈베리와 볼티모어를 거쳐 루이지애나의 구치소로 이송됐다. 가족과 지지자들은 그가 범죄 전력이 없고 지역사회에서 음식·주거·의류·긴급 기금 지원 등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라고 호소했다. 그의 구속에 항의해 주민들은 도로에 모여 시위를 벌였고, 온라인 모금으로 5만1천 달러 이상이 모였다.

지난 18일(현지시간) 가족 지인이 공개한 영상에서 에스피날 목사는 “여러분의 기도를 하나님이 들으셨다”며 “3주 동안 하나님께서 복음을 전할 길을 여셨고 많은 영혼이 그리스도를 영접했다. 이것이 우리가 주 안에서 얻은 승리”라고 말했다. 딸 클라리사 푸엔테스 디아스는 “아버지는 우리 가정의 기둥”이라며 주지사실과 연방 의원들의 도움에 감사를 표했다.

에스피날 목사 가족은 그가 2001년 빈곤과 폭력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현재는 영주권을 신청 중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2010년 지역 나사렛 교회에 합류해 2015년부터 담임목사로 섬겨왔다.

한편, 복음주의 이민 옹호단체들은 올해 초 대규모 추방 추진이 이민자 교회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 기독교 단체 연합은 미국 내 불법 체류자 약 1천만 명 가운데 80%가 기독교인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