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서 실종됐던 가톨릭 신부 무사히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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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카를로스 사울 하이메스 게레로(Carlos Saúl Jaimes Guerrero) 신부. ©CSW

콜롬비아에서 지난 6월 중순 실종됐던 가톨릭 사제가 최근 무사히 풀려나 귀환한 사실이 확인됐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는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실종됐던 카를로스 사울 하이메스 게레로(Carlos Saúl Jaimes Guerrero) 신부가 한 무장단체로부터 석방돼 현재 수도회 측의 보호 아래 건강하게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어떤 단체가 납치를 저질렀는지, 어떤 경위로 석방됐는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게레로 신부는 콜롬비아 중부의 쿠틴디나마르카주 비오타(Viotá) 시골 지역으로 이동 중 실종됐다. 당시 그는 약속이 있어 이동하던 중이었으나,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했다. 그의 차량은 시동이 걸린 채 외딴 지역에서 발견됐고, 현장에는 폭력이나 강도 흔적은 없었다.

이번 사건은 최근 콜롬비아에서 벌어진 또 다른 충격적인 실종 사건과 맞물리며 우려를 증폭시켰다. 앞서 FARC(콜롬비아 무장혁명군)에서 분리된 민병대가 소집한 회의에 참석했던 종교 및 사회 지도자 8명이 실종됐다가 모두 집단 매장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바 있다.

게레로 신부의 실종 이후, 교계와 인권 단체, 그리고 그의 모친은 그의 행방에 대한 수색과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세계기독연대(CSW)’의 안나 리 스탱글(Anna Lee Stangl) 옹호국장은 성명을 통해 “게레로 신부의 석방을 환영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실종된 사실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콜롬비아 정부는 종교 지도자들이 무장 단체에 의해 노출되는 특별한 취약성을 인식하고, 정부 보호 프로그램과 보안 체계에 대한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SW는 2023년 콜롬비아 정부가 종교 지도자를 특별 보호 대상 명단에서 제외한 점에 대해 비판해왔다. 이번 사례 역시 종교 지도자들에 대한 추가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단체는 밝혔다.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는 “게레로 신부의 회복과 안정을 위해 그의 사생활을 존중해줄 것”을 대중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