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차기 총무 선거에 박승렬 목사(한우리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송병구 목사(색동교회,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NCCK의 순번 원칙 관례가 깨진 이번 차기 총무 선출과 관련 파열음이 나왔다.
24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NCCK 73회기 3차 정기실행위원회는 총무 후보 추천을 위한 ‘인선위원회’ 구성의 건을 다뤘다. 이 과정에서 현 총무 김종생 목사가 차기 총무 후보들에게 NCCK 유관기관장 직함을 내려놓을 것을 공식화하자, 기장 총회장 박상규 목사는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NCCK 순번 원칙 관례에 따르면, 이번 차기 총무는 기장이 후보를 추천할 차례이나 기감 측이 독자 후보를 낼 뜻을 밝혔다. 박상규 목사는 김 총무의 의사진행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표출했다. 이어 차기 총무 선출의 건과 관련한 논란을 염두한 듯 “에큐메니칼 정신은 존중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며, 관례가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며 “그런 경쟁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현재 기장 측 후보인 박승렬 목사는 한국교회인권센터 이사장, 기감 측 후보인 송병구 목사는 NCCK 화해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총무 후보 추천을 위한 ‘인선위원회’ 구성의 건이 통과됐다. 각 회원교단별 2인, 5개 회원연합기관 대표 2인을 파송해 총 20명으로 구성되는 인선위는 내부 논의를 거쳐 총무 단일 후보를 오는 10월 30일 제4차 실행위에 추천한다. 제4차 실행위에서 무기명 비밀투표를 거쳐 재적 과반수 찬성으로 추천 후보를 총회에 제청하면, 차기 NCCK 총회에서 재석 과반수의 찬성으로 차기 총무를 최종 선출한다.
이날 실행위에서 보고한 김종생 총무는 “아직 차기 총무 인선위원회 구성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총무 추천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로 인해 협의회 안팎에서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가치와 정체성 특히 일치와 연합이라는 협의 정신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각 교단의 현실에 따라 제시되는 인사 대안들은 분명 의미 있는 제안이지만 이견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숙의와 공론의 절차가 우선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절차를 건너뛴 채 논의가 진행되는 현재 상황은 깊은 염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협의회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고려하며 에큐메니칼 운동의 외연 확대와 내부적 합의가 균형 있게 검토되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앞서 설교한 NCCK 대표회장 조성암 주교는 “우리는 하나님과의 인격적 교제보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 축적에 더 초점을 맞추려 하는 것 같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당신과의 인격적 교제를 원하신다”며 “더 나아가 하나님과의 연합에 나아가도록 우리를 초청하신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에 관한 지식보다 진실한 순종을 원하신다. 진실한 순종은 겸손과 회개, 하나님의 능력을 구하심이 전제다. 이럴 때 우리의 성화가 이뤄질 것이고, 이 세대가 주님께로 돌아올 것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