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시바 총리 퇴진론 확산… 참의원 선거 참패로 여권 위기 심화

3연속 선거 패배에 자민당 책임론 고조… 야당은 연정 논의에 선 긋고 불신임안 가능성도 제기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 ©wiki

일본 집권 자민당이 전날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대패함에 따라,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향한 퇴진 요구가 당 내부에서 거세지고 있다. 연이은 선거 패배로 여당은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소수 정당으로 전락했으며, 이를 수습하기 위한 야당과의 연정 논의도 난항을 겪고 있다.

21일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자민당 내부에서는 이시바 총리의 거취를 두고 책임론이 분출되고 있다. 한 자민당 관계자는 “작년 10월 중의원 선거와 지난달 도쿄도의회 선거, 그리고 이번 참의원 선거까지 3연패 상황이라면 총리가 물러나고 새로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자민당 중진 의원도 “총리 퇴진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밝혔다.

자민당의 원로인 에토 아키노리 전 방위상도 전날 아오모리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정도로 패배했다면 총리가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선거 결과를 넘어, 여당이 양원 모두에서 소수로 전락하면서 정권 운영이 마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TV아사히는 자민당 아소 다로 최고고문이 전날 비공개 모임에서 “총리직 유지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측근들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연정을 통해 정국을 돌파하려는 시도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민당 내에서 우선적으로 연정 대상으로 거론되는 제2야당 일본유신회의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는 선거 직후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서는 자민당과 연립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부에서는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의 대연정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다.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새벽 기자회견에서 “자민당과는 소비세 정책도 다르고, 정치자금 문제에 대한 정리도 끝나지 않았다. 대연정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자민당 일부 지도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민민주당과의 연정 역시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민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의석을 크게 늘렸으며, 굳이 자민당과 손을 잡을 필요성이 크지 않다.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닛테레뉴스 인터뷰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이시바 정권과는 협력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국회에서 야당이 보류했던 내각불신임결의안이 오는 9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제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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