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이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인 이영훈 목사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검은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을 밝히기 위해 교계 인사들과 정치권의 연계를 집중 추적하고 있으며, 이 목사는 해당 의혹의 핵심 연결고리 중 한 명으로 지목됐다.
압수수색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본당과 이영훈 목사의 자택을 비롯해 극동방송 본사,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의 사무실, 군종목사 자택, 고석 변호사 사무실 등 전국 10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또한 강원 동해시에 위치한 한 교회 관계자의 자택까지도 수색 대상에 포함되며, 구명 로비에 연루된 교계 인맥 전반이 수사 범위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검은 특히 2023년 7월부터 8월 사이 임 전 사단장 부부와 군종목사, 이영훈 목사, 이철규 의원 사이에 오간 통화와 연락 내역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확보된 자료는 임 전 사단장이 채 상병 사망 사건 이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교계 및 정치권을 활용해 조직적인 로비를 시도했는지를 입증하는 핵심 단서로 활용될 전망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19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임성근 전 사단장과 그 주변 인물에서 시작해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 주변 인물로 여러 통로를 통해 구명 요청이 전달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군종목사를 매개로 이영훈 목사와 김장환 목사 등 개신교 원로 인사들이 연결되고, 그들이 정치권 핵심부로 로비 의사를 전달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특히 이영훈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과도 과거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 구명 시도의 실제 전달 경로였는지 여부가 주목된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해당 사안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확보한 자료 분석에 착수했다.
법원은 증거 인멸의 우려와 수사의 긴급성을 근거로 특검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 특검은 확보한 휴대전화, 이메일, 문자 메시지, 통화 기록 등을 통해 실질적인 로비 정황과 대가성 여부를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이영훈 목사 본인은 현재까지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압수수색이 이영훈 목사 한 사람을 넘어, 관련 교회 관계자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연루 정황 확인 의도를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향후 이 목사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으며, 압수된 자료 분석 결과에 따라 추가 수사 대상이 확대될 수도 있다. 이번 수사는 교계와 정치권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사안으로, 특검의 수사 결과에 따라 종교계 신뢰도와 정치적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