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물가 2.2% 상승… 먹거리 가격 고공행진, 석유류도 반등

수산물과 가공식품 가격 급등… 정부 “체감 물가 안정 총력 대응”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다시 2%대로 반등하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먹거리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과 더불어 중동 사태 여파로 석유류 가격이 반등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1로 전년 같은 달보다 2.2% 상승했다. 올해 들어 1월부터 4월까지는 2%대 상승률을 이어갔지만 5월에 1.9%로 잠시 하락한 뒤, 한 달 만에 다시 오름세로 전환했다.

농축수산물(1.5%), 공업제품(1.8%), 전기·가스·수도(3.1%), 서비스(2.4%) 등 대부분 품목에서 가격 상승이 나타났다. 특히 축산물(4.3%), 수산물(7.4%), 가공식품(4.6%), 외식(3.1%) 등 먹거리 품목의 가격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수산물 가격 상승률은 2022년 11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농산물 가격의 하락폭은 -4.7%에서 -1.8%로 줄어들며 하락세가 완화됐다.

품목별로는 고등어(16.1%), 마늘(24.9%), 달걀(6.0%), 돼지고기(4.4%), 국산쇠고기(3.3%), 빵(6.4%), 김치(14.2%), 라면(6.9%), 찹쌀(33.0%) 등에서 높은 가격 상승률이 나타났다. 반면 사과(-12.6%), 배(-25.2%), 파(-18.5%), 당근(-30.6%), 고구마(-9.6%), 토마토(-7.8%), 참외(-6.8%) 등 일부 품목은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달 -2.3%에서 0.3%로 전환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자동차용 LPG는 10.6% 급등했고, 도시가스(6.9%), 지역난방비(9.8%), 상수도료(3.6%) 등도 상승했다. 반면 전기요금은 0.4% 하락했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보험서비스료(16.3%), 가전제품 수리비(25.8%), 공동주택 관리비(4.3%) 등 개인서비스 항목에서 높은 상승세가 관측됐다. 이로 인해 '가정용품 및 가사서비스' 가격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4% 상승해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박병선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브리핑에서 "축산물의 경우 상승폭이 둔화됐지만, 농산물 하락폭이 축소되고 가공식품 등의 가격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전년 대비 전체 물가 상승률이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수산물은 수온 상승으로 어획량이 줄면서 가격이 올랐고, 가공식품은 원재료비 상승, 환율 변동, 인건비 부담 등이 순차적으로 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변동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OECD 기준으로 2.0%, 한국 기준으로는 2.4%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2.5% 올랐으며, 이 중 식품 가격은 3.2% 상승했다. 반면, 신선식품지수는 -1.7% 하락했다. 신선어개는 7.5%, 신선채소는 0.2% 올랐으나 신선과실이 7.6% 하락하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6월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반등과 가공식품 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2.2% 상승했다"며, "기상 여건과 국제유가 변동성 등 불확실성에 대응해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주요 식품 원료 할당관세 적용 등을 계속 추진하고, 주요 품목의 수급 변동에도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혜영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브리핑에서 "표면적으로는 물가상승률이 2% 내외로 보이지만, 누적된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생계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물가 관리에 방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추가경정예산 지출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현재 내수가 위축되고 경기가 부진한 만큼, 추경에 따른 물가 자극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한국은행도 올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며, 내년에는 약 0.2%포인트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 과장은 끝으로 "국제 유가는 중동 정세 등 불확실성이 있어 예측하기 어렵지만, 정부는 관계부처와 협력해 필요 시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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