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과의 핵 협상 재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6월 30일(현지시간) 미국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나서는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즉각적인 협상 재개에는 선을 그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이 전한 바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인터뷰에서 미국의 최근 대이란 행보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이란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협상 중 미국이 다시 우리를 타격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전제들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2주의 협상 시한을 제시한 후 단 이틀 만에 벙커버스터를 투하해 이란 핵시설을 직접 타격한 사건과 맞물려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 같은 군사적 압박이 협상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이스라엘이 12일간 군사작전을 통해 이란 원심분리기 시설을 공격하고 핵 과학자를 제거한 데 대해, "이스라엘은 실질적인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폭탄으로 과학과 기술을 제거할 수는 없다"며, "우리는 다시 발전할 수 있는 의지와 역량이 있다. 피해를 복구하고 잃은 시간을 만회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과 이스라엘과의 군사적 충돌이 오히려 이란의 핵 개발 의지를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의 평화적 핵 프로그램은 국민의 자존심과 영광이 걸린 문제"라며, "우리는 12일간의 강제 전쟁을 견뎠고, 우라늄 농축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