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광림교회 김정석 목사 후임 청빙, 의혹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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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교회 측은 “모른다”만 되풀이

감독회장 되고 담임 사임했지만 후임 안갯속
김 목사는 ‘주일 설교’ 등 사실상 담임직 계속
교단법 바뀌면 김 목사가 다시 담임 할 여지?
“이런 뒷말 초래한 건 김 목사와 교회 탓 커”

김정석 감독회장 ©기독일보 DB

감리교 최대 교회로, 수만 명의 교인이 있는 광림교회 담임목사 자리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 교회 담임이었던 김정석 목사가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회장이 된 뒤 담임직에서 물러났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후임 청빙에 대한 소식이 없기 때문이다.

일단 후임은 최근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교회가 속한 서울남연회 유병용 감독이 구역인사위원회를 통해 파송한 것으로 전해진다. 교단법인 교리와장정은 개체교회가 180일 이내 후임을 청빙하지 못할 경우, 일정한 절차를 거쳐 감독이 직권 파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교회 측은 아직 이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후임이 정해졌는지,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전혀 언급이 없다. 교회 측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해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김정석 목사가 광림교회 담임에서 물러난 건, 교단법 때문이다. 교리와장정 제138조는 감독회장의 임기를 4년으로 정하고, 교회를 담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감독회장에 취임한 김 목사는 이 법에 따라 담임직에서 사임했다.

그러나 김 목사는 여전히 광림교회 주일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감독회장 취임 후 약 8개월이 지났지만 교회 측은 후임 청빙에 대한 이렇다할 공지도 하지 않고 있다. “김 목사가 사실상 담임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말이 교단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이런 와중에 최근 후임 청빙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그럼에도 교회 측이 아직 이에 대한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자,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각에선 “교회 측이 후임 청빙 사실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는 추측도 나온다. “교단 법 때문에 김정석 목사가 사임하긴 했지만 형식만 그럴 뿐, 실질적으로는 물러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정석 목사는 광림교회 원로인 故 김선도 목사의 아들이다. 광림교회는 김선도 목사가 담임으로 있던 당시 크게 성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 교회에서 아들이 담임직을 물려받은 것인데, 그렇다보니 선대부터 이어진 교회 내 영향력이 커 김정석 목사가 담임직에서 쉽게 물러날 수 없는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광림교회 후임 청빙이 늦어졌고, 최근 청빙 여부도 명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는 건 이런 사정 때문 아니겠냐는 것.

또 교단 내에선 현재 감독회장 임기를 절반인 2년으로 줄이고 연임이 가능하도록 하면서 교회 담임도 겸임할 수 있게 하는 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만약 법이 이렇게 바뀔 경우 김정석 목사에게 적용되느냐는 부분도, 광림교회 후임 문제와 결부돼 논란이 되는 상황. 만약 적용된다면 김 목사가 광림교회 담임을 다시 맡을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광림교회 전경 ©광림교회 제공

사실 김 목사가 감독회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부터 말들이 많았다. 감독회장이 되면 일단 교회 담임을 할 수 없고, 감독회장 임기가 끝나도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비교적 나이도 많지 않은 김 목사가 감독회장이 되기 위해 대형교회 담임직을 사임한다는 것이 의아하다는 시선들이 있었다.

1961년 생인 김정석 목사는 감독회장 취임 당시 만 63세로 교단이 정한 정년인 만 70세까지는 7년이 더 남았었다. 김 목사가 감독회장 임기 4년을 채워도 정년에는 이르지는 않는 것이다.

한편에선 광림교회가 워낙 초대형교회다보니 후임 청빙에 신중을 기해 길어진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상황을 초래해, 여러 의혹을 낳게 한 건 김정석 목사와 광림교회 탓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누구보다 앞장서 교단법을 지켜야 하는 교단의 수장이 되려고 했다면, 추측성 뒷말이 나오지 않게 미리 후임 문제를 준비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만약 그게 어려웠거나, 김 목사 의지든 아니면 교회 내 사정 때문이든, 김 목사가 계속 담임을 맡아야 할 상황이었다면 아예 감독회장이 되려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기독일보는 이런 부분에 대한 김정석 목사의 의견을 듣기 위해 교회 측에 연락했지만 교회 측은 그와의 통화가 어렵다고 답했다.

#김정석 #광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