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2025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전체 69개국 중 27위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7단계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고 순위인 20위에서 다시 2022년 수준으로 돌아간 결과다.
IMD는 17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서 한국이 경제성과(16위→11위)와 정부효율성(39위→31위)에서는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기업효율성(23위→44위)과 인프라(11위→21위) 부문에서 급락하면서 전체 순위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기업효율성 부문에서는 경영 관행(28위→55위), 태도·가치관(11위→33위), 노동시장(31위→53위), 생산성(33위→45위), 금융(29위→33위) 등 전반적인 세부 지표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경영 관행 중 기업의 위기 대응 능력(17위→52위), 고객 만족도 고려(3위→40위), 민첩성(9위→46위) 항목에서 설문 점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고, 세계화에 대한 인식(9위→35위), 외국 문화에 대한 개방성(22위→56위) 역시 뚜렷한 하락을 보였다.
인프라 부문도 예외는 아니었다. 기술 인프라(16위→39위), 기본 인프라(14위→35위), 과학 인프라(1위→2위), 보건·환경(30위→32위), 교육(19위→27위) 등 모든 하위 항목에서 순위가 하락했다. 특히 디지털 및 기술 인력 구인(28위→59위), 사이버보안(20위→40위) 항목의 급락이 순위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경제성과 부문에서는 긍정적인 흐름도 있었다. 상품과 서비스 수출 증가에 따라 국제무역(47위→34위), 국제투자(35위→21위), 물가(43위→30위) 등의 순위는 크게 올랐다. 국내경제(7위→8위), 고용(4위→5위)은 소폭 하락했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정부효율성 분야에서는 재정 항목(38위→21위)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탈세에 대한 인식 개선과 연금 운영에 대한 신뢰 회복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세정책(34위→30위), 제도여건(30위→24위) 역시 순위가 올랐지만, 기업여건(47위→50위), 사회여건(29위→36위)은 하락했다.
IMD의 국가경쟁력 평가는 각국의 경제성과, 정부효율성, 기업효율성, 인프라 등 4개 분야와 20개 부문을 기준으로 국가의 부 창출 능력과 삶의 질 향상 역량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매년 6월 발표된다.
올해 상위 10개국은 스위스, 싱가포르, 홍콩, 덴마크, 아랍에미리트(UAE), 대만, 아일랜드, 스웨덴, 카타르, 네덜란드 순이었다. 미국은 13위, 중국은 16위를 기록했으며, 일본은 한국보다 낮은 35위에 머물렀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앞으로 이재명 정부는 구체적인 비전을 토대로 국가경쟁력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획재정부의 국가경쟁력정책협의회 운영을 활성화하고, 범부처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을 통해 국가 신뢰도와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