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룩한방파제’ 한국교회가 힘 실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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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방파제’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과 서울시청 일대에서 동성애와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통합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탄핵 정국 하에서 대규모 시국 관련 집회가 열리긴 했어도 동성애 반대를 주제로 서울 도심에서 30만여 명의 인파가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거룩한방파제’ 통합 국민대회는 전국에 확산하는 동성애를 저지하려는 목표로 결성된 모임이다. 퀴어 행사에 대응해 처음 서울 도심에 집결해 대회를 연 게 지난 2015년이니까 올해로 꼭 10년이 됐다. 그때만 해도 수만 명에 불과했던 참가자 수가 2022년에 10만 명을 넘어섰고, 2023년 15만, 지난해 20만 명으로 해마다 늘더니 올해 마침내 30만여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운 거다.

이는 동성애와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기독교인과 일반 국민이 시간이 갈수록 똘똘 뭉치고 있다는 의미다. 동성애를 옹호하는 진보 진영과 정치권의 분위기에 편승해 동성혼 합법화의 전 단계로 동성 커플의 건강보험 피부양 자격을 허용하고 학생인권특별법, 인권정책기본법 등으로 사회와 교육 현장까지 위협하는 상황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이 자발적으로 거리로 뛰어나오고 있는 거다.

대회 참가자들은 동성애가 우리 사회를 ‘퀴어’로 장악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음을 특히 우려했다. 동성애 옹호론자들이 인종, 성별, 장애 등처럼 성적 지향도 똑같이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 하는 이면에 동성애, LGBTQIA+가 깊숙이 자리하고 있음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LGBTQIA+란 레즈비언의 L, 게이의 G, 바이섹슈얼(Bisexual)의 B, 트랜스젠더의 T, 자기 성 정체성을 모르는 Questioning의 Q, 인터섹스(Intersex)의 I, 무성애자(Asexual)를 뜻하는 A에 아직 이름이 붙지 않은 성 소수자를 포함한다는 뜻에서 +를 결합한 합성어다. 그러니까 동성애에서 출발해 모든 성적 다양성을 수용한다는 뜻이다.

사실 동성애를 용어상으로 접근하면 이런 다양한 형태의 성적 취향과 정체성을 다 담을 수 없다. 동성애란 단어 안에 비정상적 성적 이탈의 현상과 다양한 성적 취향이 내포돼 있긴 하지만 우리 국민이 다 알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형태를 띄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들의 다양한 성 정체성에 대해 사회가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른바 동성애와 성 전환에 대한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법으로 강제하는 정치 사회적 흐름이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라면 어떤 사안에 지지 찬성하는 것 못지않게 거부하고 반대하는 것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차별금지법’을 비롯해 모든 성적 지향 관련 법안들은 한결같이 반대를 원천적으로 막는 데 주안점이 두고 있다. 반대와 비판을 ‘혐오’의 개념으로 탈바꿈 시킨 게 문제다.

서울 도심에서 열린 ‘거룩한방파제’에 수십만 명의 기독교인과 일반 시민들이 해마다 국민 통합대회를 열자 언론과 정치권 일각에선 이를 ‘혐오’와 연결시키려 작정을 한 모양새다. 반대를 위한 반대, 다양성을 거부하는 편협이라는 거다.

하지만 관점이 전혀 다르다. 주말 도심에 국민 30만 명이 운집한 배경은 우리 사회에 밀려드는 동성애 확산의 파고를 저지하려는 데 1차 목표가 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과잉 입법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강제하려는 흐름에 경종을 울리려는 의도가 있다.

지난 20대 국회 때 무더기로 발의된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평등법’ 등은 겉으론 성적 지향에 대해 성별, 인종, 장애 등과 마찬가지로 동등하게 보호하는데 주안점을 둔 것처럼 보이나 속은 전혀 그렇지 않다. 동성애나 성전환에 대한 반대 견해를 원천적으로 강제하는 ‘입틀막’의 요소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거룩한방파제’에 참여하는 기독교계를 비롯한 수백여 시민단체들이 한결같이 악법으로 규정한 걸 보면 알 수 있다.

국민통합대회에서 발표한 성명을 보면 이런 의식의 흐름이 더욱 확고해진다. 성명서는 주말 도심에 30만 여명이 모인 이유를 “퀴어행사가 추진하는 악한 차별금지법과 반사회적 음란 행사들이 조금도 뿌리내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올바른 분별력을 발휘함에 따라 차별금지법 제정운동과 퀴어 행사는 다수의 깨어난 국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게 될 것”이라며 “악하고 해로운 퀴어행사를 즉각 중단, 철회하라”고 했다.

‘거룩한방파제’ 측은 퀴어 행사가 지속하는 한 계속 반대 집회를 열 계획임을 밝혔다. 국민의 건강과 가정, 사회, 국가의 건강한 미래를 파괴하는 퀴어 행사가 중단되고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가 완전히 뿌리 뽑힐 때까지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거다.

이처럼 수많은 국민이 동성애 퀴어와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드러낸 건 동성애 확산이 사회와 국가에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지 아는 국민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걸 반증한다. 누가 등 떠밀어서 귀중한 주말 시간에 서울 도심 한복판에 모인 게 아니란 말이다.

20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관련 법안을 무더기로 발의한 이들은 지금 여당의 위치가 됐다. 마음만 먹으면 어떤 법도 식은 죽 먹기로 통과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시점에서 기독교인과 국민의 의식이 점점 더 깨어나고 있는 건 무척 고무적이다. 아무리 거대 여당이라도 국민이 반대하는 악법을 마음대로 통과시키진 못할 것이다.

퀴어를 옹호하는 진영의 동성애 확산 의지가 커질수록 역설적으로 반대하는 국민의 의식이 깨어나고 있다. 그럴수록 한국교회가 ‘거룩한방파제’와 같은 동성애 확산 저지 흐름에 더욱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