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증가하며 통계 작성 이래 분기 기준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수년간 저출생 흐름이 이어지던 가운데, 반등의 신호로 해석될 만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혼인 건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점과 함께, 출산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점이 출생아 수 증가의 주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5년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출생아 수는 6만5022명으로 전년 동기(6만568명)보다 4451명 많았다. 이는 2022년 1분기(6만8339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특히 증가율(7.4%)은 1981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1분기 기준으로는 최대다.
월별 수치에서도 출생 흐름의 회복세는 뚜렷했다. 3월 출생아 수는 2만1041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47명(6.8%) 증가했다. 이는 2015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월 기준 출생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며, 증가율로는 1993년 3월(8.9%) 이후 3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출생아 수는 작년 7월부터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각 월별 증가율은 ▲2023년 7월 7.8%, ▲8월 5.9%, ▲9월 9.9%, ▲10월 13.4%, ▲11월 14.3%, ▲12월 11.6%, ▲2024년 1월 11.6%, ▲2월 3.2%, ▲3월 6.8%로 나타났다.
출생아 수의 회복과 함께, 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도 반등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은 0.82명으로, 전년 동기(0.77명)보다 0.05명 증가했다. 이는 2022년 1분기(0.87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통계청은 2023년 1분기 합계출산율도 0.82명이지만,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계산할 경우 올해 수치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분기 기준으로 합계출산율이 상승세로 전환된 것은 2015년 1분기(1.34명) 이후 10년 만이다.
월별로도 출산율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1월에는 0.88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0.08명 올랐고, 2월은 0.82명(전년 대비 0.05명↑), 3월은 0.77명(전년 대비 0.04명↑)으로 집계돼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출생아 수 증가와 함께 조출생률도 개선됐다. 인구 1000명당 연간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출생률은 올해 1분기 5.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8명)보다 0.4명 상승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는 혼인 증가가 꼽힌다. 1분기 혼인 건수는 5만870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하며 2019년 1분기(5만9074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3월 한 달간 혼인 건수도 1만9181건에 달해, 2020년 이후 3월 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3월 혼인 건수 증가율은 11.5%로, 3월 기준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 박현정 인구동향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해 2분기부터 출생아 수가 분기 기준으로 증가세로 전환됐다”며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혼인 건수가 늘고, 30대 여성 인구도 일시적으로 증가한 데다, 전반적으로 출산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뀐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또 “우리나라는 혼인 후 출산이 전체 출산의 약 95%를 차지하는 구조”라며 “혼인 증가가 출생아 수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출산율 반등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혼 건수는 반대로 줄어들었다. 올해 1분기 이혼 건수는 2만147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3건(5.6%) 감소했다. 특히 남녀 모두 전 연령대에서 이혼율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3월 이혼 건수는 721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39건(3.2%) 감소했다.
한편,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10만896명으로 전년보다 8.1% 증가했다. 이로 인해 출생자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감소' 규모는 3만5874명으로 집계돼, 1분기 기준 2022년(-3만5412명)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