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21대 대선 불출마 선언 "보수 재건 위한 백의종군"

"비정상의 정상화 위해 기꺼이 비켜서겠다"… 신뢰 회복 위해 책임 있는 결단 강조
오세훈 서울시장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선 보수가 스스로 변화해야 하며, 이를 위한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이 진심으로 '보수가 새롭게 태어났다, 기대할 수 있겠다'고 체감할 수 있다면, 제 한 몸 기꺼이 비켜드리고 승리의 길을 열겠다고 결심했다"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탄핵에 말할 수 없는 참담함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정 중단과 혼란으로 국민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실패에 대해 당내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이는 특정 개인의 잘못이 아닌 모두가 함께 나눠야 할 부채"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보수정치의 현주소에 대해 "지금의 보수정치는 국민께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짐이자 근심거리로 전락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만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출마 여부를 두고 오랫동안 고심해왔다고 밝힌 그는, "탄핵 선고와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깊은 고민을 거듭했다"며 "시장직을 내려놓을 가능성까지 열어둔 채 여러 날 밤잠을 설쳤고, 스스로에게 수없이 물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나서기보다는 물러나야 할 때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오만이 정치의 비정상화를 불러왔다"며 "정치 개혁을 외쳐온 저마저 그런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기꺼이 물러서 백의종군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오 시장은 정치인의 덕목으로 추진력뿐 아니라 멈출 줄 아는 용기를 언급하며, "비록 출마의 기회를 내려놓지만, 당과 후보들에게는 '다시 성장'과 '약자와의 동행'을 대선의 핵심 어젠다로 삼아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그는 "대통령직에 도전하지 않더라도 저의 역할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저의 비전에 공감하고 함께하겠다는 후보가 있다면, 그를 위해 진심을 다해 돕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모든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당초 13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었으나, 전격적으로 입장을 바꿔 불출마를 발표했다. 아울러 최근 거론되는 '한덕수 차출론'과 관련해서는 "깊이 존경하는 분이며, 많은 국민이 높은 평가를 보내는 분"이라며 "총리께서 스스로의 결단과 의지를 갖고 임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조기대선 #불출마 #기독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