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소비자물가 2.1% 상승… 먹거리 물가 불안 지속

수산물·가공식품·외식비 상승에 생활물가 압박… 정부 "물가 안정 총력"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9로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축산물과 수산물, 가공식품, 외식 등 먹거리 가격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뉴시스

3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하며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 상승세는 다소 둔화됐지만, 수산물과 가공식품, 외식 등 먹거리 품목의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며 생활물가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9로 전년 동월보다 2.1% 상승했다. 이는 올해 1월(2.2%), 2월(2.0%)에 이어 세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이어간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며 9월(1.6%), 10월(1.3%), 11월(1.5%), 12월(1.9%) 등 1%대를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 미국의 관세 정책과 환율 상승 등의 외부 요인으로 다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먹거리 중심의 물가 압력 확대

이번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먹거리 품목이다. 상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했고, 농축수산물은 0.9% 올랐다. 농산물 가격은 전반적으로 1.1% 하락했지만, 품목별로는 큰 차이를 보였다. 배추(49.7%), 무(86.4%), 양파(26.9%)는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토마토(-19.8%), 사과(-6.0%), 파(-18.3%), 감(-26.5%), 파프리카(-13.1%)는 하락했다.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은 각각 3.1%, 4.9%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특히 수산물은 2023년 8월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주요 품목으로는 돼지고기(6.5%), 김(32.8%), 수입 쇠고기(5.6%), 고등어(7.8%) 등이 있다.

가공식품 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3.6% 오르며 1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커피(8.3%), 빵(6.3%), 김치(15.3%), 햄 및 베이컨(6.0%) 등이 주요 인상 품목으로 꼽혔다.

◈에너지·서비스 항목도 물가 상승 견인

에너지 관련 항목 중 석유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2월(6.3%)에 비해 상승폭이 줄었으나, 전기·가스·수도 항목은 도시가스(6.9%), 지역난방비(9.8%), 상수도료(3.7%) 등에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비스 물가도 2.3%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3.1% 올랐고, 외식(3.0%)과 외식 외 서비스(3.2%)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생선회(5.4%), 치킨(5.3%), 보험서비스료(15.1%), 공동주택관리비(4.3%) 등이 대표적인 상승 품목이다.

주거 관련 물가에서는 집세가 0.7% 상승했고, 공공서비스는 사립대학교 납입금 인상(5.2%)의 영향으로 1.4% 올랐다. 이는 2월(0.8%)보다 상승폭이 커진 것이다.

◈지출 목적별 상승 현황과 근원물가 동향

지출 목적별로는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항목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빵·곡물(3.6%), 육류(3.6%), 어류·수산(3.6%), 식용유지(7.3%), 채소·해조(3.4%), 과자·빙과류·당류(3.1%), 커피·차·코코아(12.4%), 생수·청량음료(5.3%) 등이 상승한 반면, 과일(-5.5%)과 유제품·계란(-0.2%)은 하락했다.

3월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4%로 나타났으며, 근원물가는 OECD 기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으로 1.9%, 한국 기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으로 2.1%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3% 하락했다. 신선 어류(3.6%)는 상승했지만, 신선채소(1.8%)는 안정세를 보였고, 신선과실(-6.3%)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정부, 물가 안정 총력 대응 예고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상승폭은 줄었지만, 출고가 인상으로 인한 가공식품 가격 상승과 사립대 등록금 인상, 보험료·관리비 인상 등으로 인해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1%포인트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물가 상승률 목표가 1.9~2.0% 수준이지만, 현재 근원물가가 1%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4월에는 석유류,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가격 흐름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기상 여건, 지정학적 변수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정부는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특히 먹거리 가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주요 품목별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최근 산불로 인한 농축산물 피해에 대해서도 신속한 피해 조사와 수급 영향 분석을 통해 적기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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