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유사시를 대비해 수도 베이징 근처에 세계 최대 규모의 군사 지휘본부를 건설 중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해당 시설은 미국 국방부인 펜타곤을 능가하는 규모이며, 중국 지도부를 보호할 핵벙커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약 30㎞ 떨어진 1500에이커(약 607만㎡) 부지에서 대규모 군사 복합 단지가 조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번 공사가 2027년 중국군 창설 100주년을 앞두고 추진되는 군사 현대화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며, 2023년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시설은 핵전쟁을 포함한 다양한 군사적 충돌에서 중국 지도부를 보호할 지하 벙커 기능을 갖출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직 미국 정보 관계자들 또한 이 시설이 세계 최대 규모의 군사 지휘본부가 될 것으로 전망하며, 미국 정보기관이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FT는 해당 군사 시설이 최근 몇 주간 건설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이는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또한, 일반적인 상업용 개발과 달리 쇼룸이나 관련 홍보 자료가 전혀 없는 점이 이곳이 군사 시설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를 '베이징 군사 도시'라고 부르고 있다. 레니 바비아즈 전 미국 국가지리정보국(NGA) 분석가는 "약 5㎢ 면적에 걸쳐 100대 이상의 크레인이 작업 중이며, 다양한 지하 시설이 연결된 형태로 건설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중앙정보국(CIA) 책임자는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해당 시설은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중국 지도부를 위한 첨단 지하 지휘 벙커로 활용될 것이며, 이는 중국이 재래식 군사력뿐만 아니라 핵전쟁 대비 능력을 한층 강화하려 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익명의 중국 군사 전문가는 "이 시설은 강화된 콘크리트 구조와 깊은 지하 터널을 포함해 민감한 군사시설의 전형적인 특징을 갖추고 있다"며 "펜타곤의 10배 규모로, 이는 중국이 미국을 군사적으로 능가하려는 전략의 일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시설의 궁극적인 목적은 점점 정교해지는 중국군을 위한 최종적인 군사 지휘 시설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