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의 장기화, 국가 신인도 하락 우려 고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앞두고 정상외교 공백 심화… IB들 한국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뉴시스

국내 정치 불안정이 장기화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하의 정상외교 공백이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국정 수반 부재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수출 역량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에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다소 완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경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각 기관에 24시간 금융·외환시장 점검과 대응을 통한 경제 안정화를 당부했다.

현재 금융시장은 코스피가 지난 8일 약 한 달 만에 2500선을 회복하는 등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정책 리스크와 국내 정치적 혼란이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연말 비상계엄 여파로 1480원대까지 상승했다가 최근 1450원에서 1460원선을 오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1500원의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할 경우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출 기업 타격과 물가 상승 압력이 우려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시 차기 대선까지 최장 240일간의 대통령 공백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는 미국과의 통상 외교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한대행 체제에서는 통상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이미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반영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주요 글로벌 IB 8곳의 평균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1.7%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JP모건은 1.3%, 시티는 1.5%로 더욱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윤상하 국제거시팀장은 "현재 원화의 추가 약세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 기인하며, 사태의 장기화 여부가 향후 시장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경제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의 외환보유고, 경상수지 흑자, 대외 순자산 규모 등 경제 기초체력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당장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정치적 안정성을 주요 평가 요소로 고려한다는 점에서, 정치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신용등급 하락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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