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낙태율, 10년만에 최고치 경신… ‘약물 낙태 쉬운 탓’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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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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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반대 시위 장면(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Unsplash
여성의 낙태 권리를 지지하는 구트마허 연구소(Guttmacher Institute)에 따르면, 미국 내 낙태 건수는 지난해 2020년 대비 10% 증가해 10년여 만에 최대치를 갱신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 데이터는 구트마허가 3년마다 실시하는 낙태 제공 조사와는 다른 월간 조사에 기반하고 있다. 이 기관은 2023년 미국에서 약 102만 6690건의 낙태 수술이 발생했다고 추산했으며, 이는 2020년 대비 10% 증가한 수치이다. 더구나 화학적 낙태 비율은 2020년 53%에서 2023년 63%로 증가했다.

연구는 또한 “전면적 낙태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거의 모든 주에서 낙태 건수가 2020년 총계를 초과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구트마허 연구소는 “전국적인 10% 증가는 여러 측면에서 의료 시스템, 제공자 및 지원 네트워크가 특정 주에서 의료 서비스를 확대해야 했음을 덜 반영한다”면서 “전면 금지가 없는 주에서는 2023년에 낙태가 2020년 대비 25% 증가했다”가 보고했다.

또한 “가장 급격한 증가는 (낙태가) 금지된 주와 인접한 주에서 나타났으며,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낙태가 37% 증가했다”고 밝혔다.

구트마허 수석 연구원인 레이첼 존스는 성명에서 “주정부들이 낙태 제한을 통과시킴으로써, 직접적 낙태를 선호하는 일부 사람들에게 화학적 낙태가 가장 실행 가능하거나, 유일한 낙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존스는 “따라서 약물 낙태 증가가 이 방법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두 이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편, 태아 생명을 옹호하는 샬롯 로지어 연구소(Charlotte Lozier Institute)의 수석 부교수이자, 미국 가톨릭 대학교의 사회 연구 조교수인 마이클 뉴는 지난 19일 내셔널 리뷰지에 최신 자료에 대한 논평을 실었다.

뉴에 따르면, 낙태율 증가 추세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헌법이 낙태에 대한 권리를 부여하지 않고, 주정부가 법적으로 이를 제한할 수 있다고 판결하기 5년 전인 2017년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구트마허가 직접 시인한 바에 따르면, 월간 낙태 제공 조사의 계산은 ‘더 적은 데이터 포트폴리오’에 기반했으며, 낙태 발생률에 대한 더 빠른 계산을 위해 고안되었다”며 “이를 감안할 때, 2023년 낙태 추정치는 구트마허의 이전 연간 낙태 추정치만큼 신뢰할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뉴는 일부 언론 매체들이 이 추정치를 사용해 낙태 금지법을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묘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데이터를 액면 그대로 볼 때, 화학적 낙태에 대한 접근성의 확대가 낙태율 증가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화학적 낙태에 대한 접근성은 수년 동안 확장되었다. 2016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신 제한을 7주에서 10주로 연장했다. FDA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에 낙태 약의 제한을 더 완화하기 위해 의사의 대면 진료 요구 사항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후, 이 결정을 영구적으로 유지했다.

뉴는 “이 새로운 데이터는 (2022년 대법원의) 돕스 판결 이후 낙태 발생률이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새로 제정된 생명 보호법이 낙태를 예방하고, 생명을 구하고 있다는 매우 강력한 통계적 증거가 여전히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텍사스 보건복지위원회(HHS)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8월 해당 주에서 시행된 낙태 수는 3건에 불과했다. 특히 2022년 8월에 이뤄진 낙태 중 선택적인 낙태는 하나도 없었으며, 모두 의학적인 필요에 의해 시행된 것으로 보건부에 보고되었다.

반면,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2022년 7월 당시 텍사스 주에서는 68건의 낙태가 이뤄졌다.

IZA 노동경제연구소가 2023년 1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돕스 판결 이후 낙태 금지법을 제정한 13개 주에서는 연간 약 3만 2000명의 추가 출산이 보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