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윤리에 머물러 있는 교인들… 그러니 부흥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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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토마스 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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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 LA지부 대표회장 취임하는 고귀남 목사

고귀남 목사(멜리데교회) ©미주 기독일보
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 LA지부 대표회장 고귀남 목사 취임감사예배가 미국 현지 시간 1월 21일 오후 4시 멜리데교회에서 개최된다.

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55대 대표회장 박승주 목사)는 고(故) 신현균·조용기 목사 등이 교파를 초월해 설립한, 한국교회 최대 부흥사 단체로 지난 50여년 간 한국 부흥운동의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해왔다. 올해 이 협회의 LA지부가 설립되면서, 멜리데교회의 고귀남 목사가 LA지부 대표회장으로 취임한다.

고 목사는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인 1979년 인천에서 천막을 치고 개척해 23년 8개월 만에 출석교인 1천 7백 명인 교회로 성장시켰으며 2005년 미국으로 건너와 아내와 함께 교회를 개척한 지 18년 만에 출석교인 440명에 이르는 중형교회로 만들었다.

한국에서 부흥사로 잔뼈가 굵었다. 미국에 오기 전에는, 부흥사로 한국의 많은 교회들을 다녔고, 오산리 순복음 기도원의 주 강사로 섬겼다. 사단법인 민족 복음화 운동 협의회(신현균 목사 설립)를 본부장으로 섬기기도 했다.

지난 1월 12일(금) 멜리데교회에서 그를 만나 이번 취임의 계기와 계획, 비전에 대해 들어 보았다. 그는 우선, 이 단체의 타이틀, 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가 오늘의 시대에 맞지 않다는 말로 입을 땠다.

“옛날에는 부흥회를 한 번 하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했고, 봄, 가을로 부흥회를 하곤 했다. 요즘은 봄 가을은 그만두고 몇 년이 되어도 부흥회를 안 한다. 현대의 삶에는 이 타이틀 자체도 맞지 않다. 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라는 말이 20세기 때 얘기이다.”

이전에도 다른 기독교 단체들로부터 대표 회장으로 추대를 받은 적이 있었지만 건강상의 이유, 신념상의 이유로 고사해왔다. 폐 한쪽을 잃었고, 췌장의 암세포 수치가 일반인에 비해 8배 정도 높아 거동이 자유롭지 않을뿐 아니라, 각 교단별 나눠주기식, 감투 씌우기식 운영방식이 하나님과는 전혀 상관 없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는 이 단체를 성경에 입각한 협회로 만들길 원한다.

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 LA지부의 세가지 목표: 강단교류, 목회자 훈련, 미자립 교회 지원

고귀남 목사는 이 협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 의도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며 힘이 닿는 데까지 세 가지 목표를 갖고 하나님께 나아가고자 한다.

그는 첫번째 목표로 강단 교류를 꼽았다.

“한 가지는 강단 교류이다. 부흥회가 많이 사라진 지금, 최소한 강단 교류가 있어야 되겠다. 미국 목회자 불만 중의 하나가 한국에서 한국교회 목회자가 오면 강대상에 세우는데 미국 목사님이 한국에 나가시면 목사님들이 강단에 안 세운다는 것. 그래서 7년 전 교단 연합 준비위원장을 하면서 미국의 한인 교회 목사님 20명이 한국에 나가셨는데 그분들 모두 강대상에 다 설 수 있게 했다. 그와 같이 한국과 뉴욕을 비롯해 7개 주 교회들과 대화하며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그가 이 같이 강단교류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한 명의 목사에게 적어도 한 개의 탁월한 설교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10편의 탁월한 설교, 혹은 1천 편의 위대한 메시지를 지닌 목사님도 계시지만, 타주에 가서 말씀을 전할 때, 각 목사님들은 그분이 가장 자신 있는 최고의 메시지를 전하게 되고, 그러면 그 메시지를 성도들이 듣게 된다.

“왜 강단교류가 필요하다고 하냐면 타주에 가면 성경 66권 중에서 가장 잘하는, 18번, 그 목사님은 툭 쳐도 그 말이 나오는 66권 중에 최고의 설교가 한 편은 있다. 10편, 천 편을 갖고 계신 목사님도 계시지만, 적어도 한 편은 있다. 강단 교류를 하면 그 목사님의 최고의 메시지를 그 성도들이 듣게 된다. 그래서 강단 교류는 매우 필요하다. 강단 교류를 욕심 같아서는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는 발판을 힘이 닿는데까지 하고 싶다. 미국에 7개 주, 한국, 제가 관계하고 있는 범위 내에서는 집중적으로 하고 싶다.”

두번째는 목회자 훈련이다. 타 주에 있는 교회에 가서 부흥회를 이끈다면 적어도 한 목사님에게 10번의 집회를 이끌 수 있는 10개의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고귀남 목사는 이를 위해 매달 첫째주 월요일에 부흥회 훈련을 위한 모임을 가질 계획이다.

“부흥회를 하러 간다면 10번의 메시지를 전할 10개의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제가 매달 첫째 주 월요일에 협회의 목사님들 모셔서, 부흥회에 달란트가 있는 분들을 눈여겨 봐서 훈련시켜서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더 발전시키고 더 빛낼 수 있는 방법을 제가 45년 담임목회하고 수백 개 교회에서 부흥회한 경험을 토대로 전수해 주고 싶다.”

“제가 한국에서 인천에서 천막 치고 목회했다. 23년 8개월 만에 천 7백 명 출석교인 교회를 만들었다. 미국 와서 학연 지연, 단 한명도 없이 저희 집사람과 딸 밖에 없이 교회를 개척해서 18년 만에 현재 저희 교회 제적이 440명이고 출석교인이 220명이 되었다. 18년 만에 일궈놓은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이제 막 교회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전수하고 싶다. 하나님이 제 생명을 연장해 주는 그 날까지 하고 싶다.”

세번째는 미자립교회를 돕는 것이다. 45년간 목회하면서 지난 해 재정을 다음 해로 이월시키지 않았다. 그해 현금은 그해에 다 쓴다. 1월부터 절약해서 살아오니 12월 중순, 말이 되면 교회 재정이 남는다. 멜리데교회는 그 남은 돈 몇 만불을 전부 어려운 교회에 나눠주는 일을 해왔다. 2022년에는 20만불을 20개 개척교회에 1만불 씩 후원했고, 아프리카 선교사님 차량도 바꿔드리고, 우물도 파고, 집도 지어드리는 데 썼다. 80명의 유치원 아이들 신발부터 연필까지 필요한 학용품들과 생활용품을 제공했다. 아프리카 신학생을 키운다면, 그들의 학비만 지원해 주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학비뿐 아니라 그들 가족의 생활비까지 다 대주며 학생 한 명을 키웠다. 그렇게 아프리카 학생들에게 장학금, 생활비를 지원해 주는 일까지 구제의 손길이 미친다.

그는 미자립 교회를 돕는 것역시 목회라고 본다.

“미자립 교회를 돕고 싶다. 왜 도와야 하느냐? 제가 일을 다 할 수 없다. 그 미자립 교회 목회자에게 재정을 도와줘서 그 분이 그 지역에서 하나님의 사역을 할 수 있다면 이게 교회가 해야 할 일이다. 목사가 해야 할 일이다. 제가 도울 수 있는 미자립교회를 도와서 그 사람이 그 자리에서 사역하게 한다면 제가 거기서 목회하는 것과 같다.”

이 세가지 목표를 두고 이 협회를 이끌어 나가길 원하는 고귀남 목사는 이 협회가 LA를 대표하는 기독교 단체로 성장해 나가길, 예수를 믿지 않는 이들에게도 존경받고 인정받는 단체가 되길 소망한다.

고 귀남 목사는 사업가를 돕는 사역을 했던 경험을 나누며, “저는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축복을 죽을 때까지 어떻게 잘 나눠줄까. 이것을 고민하고 있다. 사람은 죽으면 다 나눠준다. 자기 것을 떠난다. 제가 가져갈 수 있으면 그렇게 안 한다. 저의 철학은 죽으면 흘러 보낼 게 아니라, 내 눈이 깜빡일 때 흘려 보내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인간적으로는 손해이고 바보 같은 플랜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신앙자들이다. 이들이 그 고마움에 얼마나 열심히 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교인의 영적 현 주소가 옮겨지지 않아

그는 교인들이 도덕적, 윤리적 차원에 머물러 있다며 부흥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도덕적 윤리적 상태에 교인들이 머물러 있다. 그러니까 부흥이 안되고 교인의 영적 현 주소가 옮겨지지 않고 그냥 거기서 산다. 그래서 부흥이 필요하다. 담임목사가 그 영혼을 터치할 수 있는 레파토리가 바뀌어져야 하는데 그게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18번지 목사를 청빙해서 이 분의 18번을 양떼들에게 전해주는 것이다. 이게 부흥회이다.”

부흥회에 대한 목회자들의 염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담임목사가 외부 부흥 강사가 와서 홈런을 치면, 위축된다. 지금 이번에 오시는 강사님은 자기 인생 중에 가장 잘하는 설교를 하신다. 자기 18번 말씀을 한다. 당신이 목사면 그렇게 안 하겠는가. 당신이 제일 잘 하는 것을 하지 않겠는가. 내가 가수인데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을 부르지, 못하는 것 부르겠나. 이런 인식이 있다면, 교인들이 천장이 무너지는 은혜를 받아도 담임목사와의 관계에서 흔들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