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 약제 처방 규제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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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진(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이명진(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마약은 중독성으로 인해 인간의 몸과 정신을 파괴하고, 사회질서에 해악을 끼치게 되는 약물이다.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통증 완화와 정신과 치료 등에 이용되는 의학적 이용 이외의 마약은 반드시 중독이 발생 된다. 한때 마약의 중독성을 모르던 시절에는 가정상비약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과학의 발달과 함께 각종 합성마약의 출현은 인간에게 유용한 이용보다는 인간의 극단적인 쾌락 추구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불법적인 마약의 유통과 사용을 적극적으로 막아야 할 때다. 최근 마약 관련 뉴스를 접하면서 마약성 의약품이 병의원에서 과다하게 처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좀비 마약 펜타닐

좀비 마약으로 알려진 펜타닐 중독이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북미 여러 나라에서 펜타닐 중독과 약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급증하여 약물로 인한 사망원인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미국은 중국과 마약 전쟁을 시작했다. 아편전쟁으로 홍콩을 내어준 흑역사를 가진 중국이 마약으로 미국을 점령하려고 하고 있다. 펜타닐은 헤로인의 100배의 효과를 가진 약물로 중독성이 최강이다.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대한민국도 펜타닐 오남용이 심각하다. 펜타닐은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까지 번져가고 있다. 병의원의 펜타닐 팻치 처방이 남발되어 병의원이 펜타닐 펫치의 공급원이 되고있는 상황이다. 최근 서울시 윤리위원회에서도 펜타닐 팻치 처방을 남발한 회원에 대해 중징계를 내렸지만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펜타닐 팻치는 보험으로 등재되어있어 처방되면 10장에 3만원 정도면 약국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약국에서도 병의원의 과다한 처방에 난감해 하지만 조제를 거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구입한 팻치는 한 장에 3 만원 이상의 가격에 뒷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마약성 비만약물 처방

현재 마약성 비만치료제로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의 4가지 성분이 승인되어있다. 이들 마약성 비만치료제는 일반적인 비만 치료로 조절이 안 되는 경우, 3개월 미만 단기간으로 처방해야 하고, 1회에 4주 이내로 처방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비만 치료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처음부터 마구 처방되고 있다.

펜디메트라진과 일명 나비약으로 알려진 펜터진은 히로뽕으로 알려진 amphetamine 유도체로 히로뽕 중독과 유사한 환청, 환각, 흥분, 정신이상 등의 증상을 나타내고 있다. 향정신성 약물의 오남용이 심각한 단계로 들어섰다. 실제로 SNS에 공개된 정보를 보면 개원가에서 마약성 약물이 너무나 쉽게 처방되고 있다.

전문가 단체와 정부가 나서야 할 때

우리나라 모든 약물의 사용 허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하고 있다. 펜디메트라진은 2002년, 펜터민은 2004년 사용 허가된 약물이다. 이들 약물은 우리나라에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처방되고 있다. 20년 동안 이들 약물이 발생시킨 부작용은 고스란히 의사를 믿고 처방받은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식약처에서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NIMS)로 관리하고 있지만 현재의 약물 사용 허가 기준으로는 마약성 약물 오남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먼저 대한의사협회는 전문가 단체로서 마약류 처방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만들어 마약류의 오남용을 막고, 마약류 의약품에 대한 교육을 필수 교육에 포함하여 의사들의 처방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전문가 단체가 먼저 나서야 할 일을 미루는 것은 전문가 단체의 사회적 책무를 져버리는 일이다.주무관청인 식약처는 마약성 의약품 사용기준을 더 엄격하게 조정해야 한다. 또한 과도하게 처방하는 의사에 대한 조사와 징계를 위해 조사권을 의사단체에 주는 방법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전문가 단체의 안일함으로 합법적인(?) 마약중독에 빠져가고 있는 국민이 증가하고 있다.

* 이 글은 <의학신문>에 실렸던 것을 필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입니다.

#이명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