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슬람 사원 건축 현장 르포] “왜 하필 주택가 한 복판에…”

사회
사회일반
노형구 기자
hgroh@cdaily.co.kr
대현동 주민들 “우리의 요구사항 오직 ‘모스크 공사장 이전’”
대현동 모스크 건립 현장 모습. 오른쪽 상단 갈색 건물이 경북대 건물 ©노형구 기자

지난 21일 이슬람 사원(모스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대구 북구 대현동. 봄 햇살이 완연히 비치던 이날 대현동 일대는 한산했다. 동네 근처에 경북대가 있음에도 길가에서 마주친 20대 학생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따금 이슬람식 터번을 쓴 남성들이 목격됐다.

대현동 모스크 공사현장으로 이어진 골목길 초입. 골목 좌우로 들어선 주택가 담장 벽면엔 주민들이 제작한 ‘이슬람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이 걸려 있었다. 철제 강판으로 둘러싸인 모스크 공사장 입구는 ‘공사방해금지’를 알리는 공시문이 부착된 채 굳게 잠겨 있었다. 대구북구이슬람사원건립반대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 서재원(60) 씨는 “왜 하필이면 주택가 한복판에 모스크를 짓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스크 건립 현장은 인근 주택들과 약 1.5m 안팎으로 거리를 둔 채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공사장 바로 옆에 거주하는 70대 노인 박 모 씨. 박 씨의 집 마당에 들어서자 눈 앞에 펼쳐진 모스크 건축물 1층 벽면은 벽돌이 층층이 올라간 상태였다. 박 씨는 자신의 주택 뒷면을 보여줬는데, 벽면에 부착된 것으로 추정되는 타일들이 바닥에 떨어져 부서진 채 나뒹굴고 있었다. 투명색 비닐천이 훼손된 벽면을 가린 모습도 보였다.

노인 박 모씨 집 바로 옆에 모스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노형구 기자
모스크 건립 공사로 집 옆면 일부가 훼손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70대 노인 박 씨 ©노형구 기자

박 씨는 “모스크 공사 과정에서 큰 쇠기둥을 박으니까 집 옆면 타일들이 떨어져 부서지기 시작했다”며 “북구청에 수차례 찾아가 항의를 했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당시 모스크 건축주 관계자는 사과는 고사하고 내게 각서를 쓰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3일 밤새 황망해서 울었다”며 “평생 사람에게 피해를 안 주고 열심히 살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 씨는 1980년대부터 경북대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하면서 남편과의 사별에도 불구하고 자식 2명을 출가시켰다고 한다.

그녀는 “무슬림 유학생들이 라마단 동안 음식물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처리하지 않은 채 버려도, 다 치워주는 등 지난 7년 동안 무슬림 유학생들에게 잘 해줬다”며 “그런데 지금 와서 왜 주민들 등에 칼을 꽂고 있나”라고 울먹였다.

모스크 공사장 바로 옆에는 경북대 무슬림들이 이용하는 임시 기도처소가 있다. 이날 정오를 전후로 무슬림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이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하루 5번의 기도시간을 규정한 이슬람 종교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 공사장 바로 옆집에 거주하는 박 모 씨(60)는 자신의 집 옥상에서 임시 기도처소를 가리키며 “지금은 무슬림들이 조용히 기도하고 있으나, (대현동 모스크 건립 문제가) 이슈화된 2020년 이전에는 종교의식을 매우 시끄럽게 진행했었고, 심지어 확성기로 큰 소리를 울리며 기도시작 시간을 알린 적도 있다”고 했다.

이슬람식 복장을 한 남성이 첫 번째로 기도처소에 들어갔다. 이후 몇 분이 흘러 건장한 체격의 남성 5명이 기도처소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남성 다수가 무리 지어 출입하는 광경이 수 차례 목격됐다. 박 씨에 따르면, 평소 이곳에서 모여 종교의식을 행하는 무슬림들은 최대 60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한다.

박 씨는 “과거 무슬림들이 밤에도 기도 소리를 내니까 딸이 시끄럽다며 민원 접수를 부탁했는데, 저는 바보처럼 ‘유학생들이니까 몇 년 머물다 떠나겠지’라며 참고 민원을 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라마단 기간에는 200여 명까지 이곳에 모여들어 새벽마다 고기를 먹고 파티를 벌이는 등 시끄럽게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며 “이슈가 잠잠해지면 예전처럼 완공된 모스크로 대구 지역 주변 무슬림들이 대거 결집해, 종교의식을 시끄럽게 진행할 것 같아 우려된다”고 했다.

박 씨는 모스크가 완공될 경우 대현동의 슬럼화를 걱정하기도 했다. 박 씨는 “해외 사례를 보면 향후 저들이 모스크를 중심으로 세를 불리면서, 일말의 양심도 미안함도 없이 자기네들 종교법인 ‘샤리아’ 대로 살겠다며 대한민국 법치를 무시할까 걱정”이라고 했다.

5명이 기도처소로 들어가는 장면. ©노형구 기자
 모스크 건립 현장(왼쪽)과 파란색 지붕의 이슬람교 임시 기도처소(오른쪽).©노형구 기자

주민들은 주택가 한복판에 모스크를 지으려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비대위 위원장 서재원 씨는 “모스크 건축주들이 현재 공사장 부지 128평과 그 옆에 있는 임시 기도처소로 사용할 집 45평을 매입했다고 한다”며 “무슬림 유학생들이 공부를 마치면 고국으로 돌아가야지, 무슨 돈이 있다고 돈을 들여 대현동 땅을 매입하고, 모스크를 지을 생각을 했는지 지금도 의문”이라고 했다.

주민들은 대현동 주택 한복판에 모스크 허가를 내준 북구청도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대현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60대 여주인은 “모스크를 큰 도로변에 지으면 차라리 낫겠는데, 왜 주민들 사는 한복판에 공사를 진행하는지 이해 불능”이라며 “현장 답사를 하지 않고 모스크 건립 허가를 내린 북구청 공무원이 잘못”이라고 했다.

지난 2020년 9월 대구시 북구청은 245.14m²(85평) 면적의 2층짜리 모스크 건립을 허가했는데, 이는 주민 동의 없이 구청 관계자들의 현장 답사 과정도 생략된 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현동 주민들은 북구청에 ‘모스크 공사장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슬람 사원 이전 추진’을 공약하기도 했지만, 답보상태다. 지난 19일 비대위는 북구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비대위 위원장 서재원 씨는 “대현동 주민들의 요구 사항은 오직 모스크 공사장 이전”이라고 강조했다.

모스크 건립 현장으로 들어가는 골목길 담장엔 모스크 건축 반대를 호소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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