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교로 재개종 거부한 이유로 인도 기독교 마을 20곳 공격 받아

국제
아시아·호주
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인도 지도 ©mapswire

최근 인도 차티스가르에서 급진적인 힌두 민족주의자들이 기독교 마을 20곳을 공격해 6백명 이상의 기독교 부족이 난민이 됐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에 본부를 둔 박해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CC)는 “지난 주일 기독교인들이 예배를 드리는 가운데, 나라얀 푸르와 콘다가온 지역 20개 마을에서 공격이 발생했다”면서 “범행 이유는 그 지역 기독교인들이 힌두교로 ‘재개종’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공격은 보르팔, 모덴가, 팔나, 고다, 아마사라, 콩게라, 마인푸르, 키바이, 발렌가, 푸스왈, 콕디, 쿨하드, 카르가온, 샨티나가르 마을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자들은 기독교인들의 집을 약탈하고 파괴했을 뿐 아니라 교회 3곳을 더럽혔다. 일부는 중상으로 입원했고, 정글이나 인근 경찰서로 피신한 이들도 있었다.

한 목격자는 “어린아이들과 여성들이 가족과 함께 음식도 물도 없이 탁 트인 곳에 앉아 입김으로 손을 따뜻하게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기독교인들은 당국에 공격을 신고했으나, 경찰은 도움을 거절했다. 쫓겨난 기독교인 중 일부는 지역의 한 회관과 경기장에서 지내고 있다.

2020년 급진적 힌두교 단체가 부족 또는 토착민이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한 이후, 부족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이 증가했다. 이 단체들은 개종자들이 교육과 고용 기회를 받지 못하도록 정부가 제재할 것을 요구해 왔다.

대부분의 부족들은 다양한 종교적 관행을 지니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자연을 숭배한다. 그러나 정부의 인구조사에서는 그들을 힌두교인으로 간주한다.

ICC 제프 킹 회장은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바라티야 잔타당이 집권한 후, 인도에서 기독교 박해가 급증했다. 이들은 인도를 힌두 국가로 세우려는 목표로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하는 법을 통과시키고 정책을 시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발생한 공격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에 대한 전반적인 적대감을 보여줄 뿐 아니라 인도 성도들에게 더 위험한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했다.

2020년 9월, 차티스가르(Chhattisgarh)에서 무슬림들이 세 차례에 걸쳐 기독교인들 소유의 집 16채를 파손했으며, 당시 해당 마을의 기독교인 여성 대부분은 안전을 위해 정글로 피신해야 했다.

인도 인구에서 기독교인은 2.3%에 불과한 반면, 힌두교인은 약 80%를 차지한다.

60개 이상의 국가에서 박해를 감시하는 단체인 오픈도어는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은 모든 인도인들이 힌두교도여야 하고 인도에서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없어져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또 “그들은 이 목표를 위해 특히 힌두교 배경의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폭력을 사용한다. 기독교인들은 ‘외국인 신앙’을 따른다는 비난과 지역사회 불운의 원인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고 했다.

ICC는 현지 기독교 지도자들의 말을 인용해 “차티스가르에서 발생한 대규모의 공격으로 오리사주 칸다말 지역에서 발생한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가 되살아났다”고 했다.

이어 “2008년 8월 급진적인 힌두 민족주의자들은 적어도 39명의 기독교인을 살해하고 3,906채의 가옥을 파괴했다. 이러한 사건들은 주 전체의 기독교 공동체에 충격을 주었고, 더 슬픈 일은 당국자들이 무관심했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