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신앙생활: 성령의 인도를 받는 삶이란 무엇인가?(2)

오피니언·칼럼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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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23:1~6
이태희 목사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고 한다면 우리 안에 계신 그리스도의 영과 대화하고, 상의하고, 교제하며 그리스도의 인도함을 받는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에게 내 안에 계신 성령 하나님의 인도함을 받는 삶을 살아가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1) 내 안에 계신 성령 하나님께 묻는 것이다. (대화)

내 안에 계신 성령 하나님에게 모든 것을 묻고, 물은 다음에는 듣고, 들은 다음에는 인도함을 받는 삶.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생명이요 본질이다. 저는 개인적으로 배고플 때 내가 그냥 먹고 싶은 것을 먹을 때도 있지만 뭘 먹어야 할지 잘 모르겠을 때는 내 안에 계신 성령 하나님께 뭘 먹을지를 여쭤볼 때가 있다. “성령님, 오늘 점심은 제가 뭘 먹으면 좋을까요?” 그리고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는다. 주일 예배를 위해 제가 메고 싶은 넥타이를 매지만 어떤 넥타이를 매야 할지 잘 모르겠을 때에는 성령님께 오늘 어떤 넥타이를 매면 좋을지 묻는다. 그리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다. 그러면 그날은 영락없이 오늘 목사님 넥타이 때문에 은혜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계시는데 그게 뭐든지 여쭙지 못할 일이 뭐가 있겠어요? 매사에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 나의 감정을 나누고, 나의 생각을 나누고, 또 질문을 하며, 어디로 갈지, 무엇을 할지, 어떻게 할지,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것,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본질이요 특권이다. 상상만 해도 좋지 않나. 이와 같은 삶의 방식을 체득하게 되면 어떤 상황 속에서도 두렵지 않다. 외롭지 않다. 절망스럽지 않다. 오병이어로 오천명을 먹이시고, 말씀으로 풍랑을 잠잠케 하시며, 앉은 뱅이를 일으키고 죽은 자도 다시 살리시며, 죽음을 이기시고 다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를 돕는 자, 보혜사로 내 안에 계시는데, 무슨 일을 만나든지 무엇이 두렵고, 무엇이 절망스럽겠는가? 내 안에 계신 성령 하나님과 깊은 교제와 사귐을 누리는 것. 이것이 바로 하나님을 경험하는 신앙 생활, 슬기로운 신앙생활의 가장 기초 중의 기초다. 그리스도와 동행하는 삶의 본질적인 의미다. (주일예배)

이와 같이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 삶을 살아간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다윗이다. 시편 23편이 언제 쓰여진 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추정컨대 아마도 다윗의 인생 말년에 쓴 시가 아닐까 싶다.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시편 23편이야말로 다윗이 자신의 평생을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가장 잘 표현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아상, 정체성이 있다. “나는 ---다.” 저는 다윗이 자기 자신을 소개한다면 이렇게 소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목자다.”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새겨 넣어 주신 다윗의 자아상, 정체성은 바로 ‘목자’다. 다윗은 어린 시절부터 양을 치는 목동이었다. 고대 세계에서 목자가 되는 것은 가장 낮은 계층의 직업들 가운데 하나였다.

사무엘이 왕을 세우기 위해 이새의 집에 방문했을 때에도 8형제 중 말째인 다윗이 형들을 대신하여 양 떼들을 돌보고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른 잘난 형들을 다 제치고 양을 치던 목동 다윗을 이스라엘의 새로운 왕으로 세우셨다.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를 목장 곧 양을 따르는 데에서 데려다가 내 백성 이스라엘의 주권자로 삼고.” (삼하 7:8)

하나님은 양을 치던 목자를 이스라엘 민족의 목자로 세워 주셨다. 하나님은 다윗을 이스라엘 민족의 목자로 세우시기 위하여 가장 먼저 양을 치는 목동 일부터 배우게 하신 것이다. 왜 그렇게 하셨을까? 백성을 다스리는 주권자의 일과 양을 치는 목자의 일은 본질적으로 같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다. 자신이 지도하고 이끄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것이 리더십의 가장 기본이다. 그리고 그 인간을 이해하는 일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양을 배우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양이라는 동물 안에 사람과 가장 닮은 본성을 담아 두셨다. 그래서 성경은 아주 일관되게 사람을 양에 비유한다. 그러므로 다윗은 어린 시절부터 양을 치면서 양의 본성을 제대로 알게 되었을 뿐 아니라, 자신이 돌보는 양을 통하여 인간을 배우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양을 치던 목동의 경험이 나중에 다윗이 왕이 되었을 때 나라와 백성을 다스리는 일에 큰 밑거름이 되었다. 결국 다윗은 왕이 되어서도 목자였다. 그러니 다윗은 평생을 목자로 살았던 셈이다.

그렇게 평생을 목자로 살아온 다윗이 깊이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었다. 목자인 자신이야말로 가장 목자가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이었다. 목자인 자신이야말로 진정한 목자가 필요한 양이라는 사실이었다. 다윗은 하나님의 은혜와 돌보심이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연약한 존재임을 끊임없이 경험하였다.

아버지의 양을 위협하는 사자와 곰들을 통해서, 자신의 민족을 위협하는 블레셋의 골리앗 앞에서, 자신을 죽이려 드는 사울을 통해서, 밧세바의 아름다움 앞에서, 자신의 아들 압살롬의 배반 앞에서 다윗은 자기 자신이야말로 목자가 필요한 양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 목자인 자기 자신이야말로 한 순간도 목자의 인도하심을 받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양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

시편 23편은 바로 이와 같은 다윗의 삶의 간증이 담겨져 있는 시편이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시23:1)

“다윗이 하나님께 물어 이르되 내가 블레셋 사람들을 치러 올라가리이까. 주께서 그들을 내 손에 넘기시겠나이까 하니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올라가라. 내가 그들을 네 손에 넘기리라 하신지라.” (대상14:10)

“다윗이 또 하나님께 묻자온대 하나님이 이르시되 마주 올라가지 말고 그들 뒤로 돌아 뽕나무 수풀 맞은편에서 그들을 기습하되 뽕나무 꼭대기에서 걸음 걷는 소리가 들리거든 곧 나가서 싸우라. 너보다 하나님이 앞서 나아가서 블레셋 사람들의 군대를 치리라 하신지라.” (대상14:14-15)

“이에 다윗이 하나님의 명령대로 행하여 블레셋 사람들의 군대를 쳐서 기브온에서부터 게셀까지 이르렀더니 다윗의 명성이 온 세상에 퍼졌고 여호와께서 모든 이방 민족으로 그를 두려워하게 하셨더라.” (대상14:16-17)

매일 아침 기도할 때에 “성령님, 오늘 하루도 저를 인도하여 주옵소서.” 성령 하나님께 질문하라. 상의하라. 고백하라. 그렇게 하면 성령님께서 인도해 주셔서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신다. (계속)

이태희 목사(그안에진리교회 담임, 윌버포스 크리스천 스쿨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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