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텍사스 대형교회, 교단 분열 이유로 UMC 탈퇴

국제
미주·중남미
뉴욕=김유진 기자
nydaily@gmail.com

미국 텍사스주 사우스레이크에 본부를 둔 화이트 채플은 지난 7일 교인 투표를 통해 UMC 탈퇴를 결정했다. ©Drone Star State
미국 연합감리교회(UMC) 텍사스주의 대형교회가 회중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교단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사우스레이크에 본부를 둔 화이트 채플(White’s Chapel)은 지난 7일(현지 시간) 찬성 2338표, 반대 160표, 기권 7표로 UMC 탈퇴를 확정 지었다.

공동담임목회자인 존 맥켈러와 토드 레너 목사는 투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일부 교인이 투표 결과에 상처를 받거나 실망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고 했다.

이들은 “연합감리교회의 친구와 동료들, 평신도, 성직자, 감독의 지도력을 위해 기도하자. 지금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시기이며, 그들 앞에 놓인 일은 극히 중요한 만큼이나 벅찬 일”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은 최근 수개월이 “목회하기 힘겨운 계절이었지만, 교인들의 지지와 기도에 힘을 얻었다”라며 “미래를 향해 눈을 돌릴 때 우리는 힘을 얻는다. 장차 하나님을 따르고 그분의 인도와 사랑의 보살핌에 우리 자신을 맡길 ‘다음 단계’를 세우는 일에 분주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화이트 채플은 탈퇴 절차를 시작할 당시 발표한 성명에서 UMC를 떠나는 이유가 “교단 내 지속적인 분열” 때문이라고 밝혔다.

화이트 채플은 “우리는 오늘날 무너져가는 기관인 UMC를 경험하고 있다. 또 주어진 대안이 우리 (교회)의 상황이나 신학에 부합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이것이 우리가 재편을 모색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선교와 사역 모두에서 협력적인 방식으로 다른 감리교 교회들과 연대하기를 희망한다”며 “공유된 사역, 동등한 책임, 실질적인 관리가 분명한 새로운 형태의 연결주의(connectionalism)를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수년간 UMC는 동성혼 주례와 ‘독신이 아닌 동성애자’ 안수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여왔다. 결국 2019년 UMC 특별 총회는 “동성애는 기독교의 가르침과 양립할 수 없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공식 장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진보 진영은 동성혼 주례와 동성애자 안수를 강행하며 교단의 규칙을 공개적으로 거부해왔다.

지난주 UMC 서부 지부는 최근 공식 회의에서 공개적인 동성결혼 기혼자인 세드릭 D. 브릿지포스 주교(캘리포니아-퍼시픽 연회)를 감독으로 선출했다.

이는 UMC 장정에 명시된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이를 실천하는 사람을 안수해 감독으로 임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종교및민주주의연구소(Institute on Religion & Democracy)의 존 롬페리스는 브리짓포스 목사의 감독 임명이 “점점 일반화되고 있는, UMC의 공식 규칙을 대놓고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롬페리스는 CP와의 인터뷰에서 “주교들은 우리 교회의 교리와 윤리적 표준을 지키고 시행할 신성한 책임이 있다. 주교들이 이러한 기준을 공개적으로 어긴다면 이는 입원 환자가 정신병원을 운영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2016년 UMC 서부 지부는 교단 역사상 처음으로 공개적인 동성애자인 캐런 올리베토 주교를 마운틴 스카이 지역 감독으로 선출했다. UMC 사법위원회는 2017년 올리베토의 감독 선출이 무효라고 판결했지만,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