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공의 신학과 신앙고백은 일종의 ‘성육신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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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화 목사, ‘한신을 만든 사람들’ 목요강좌서 강연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과 장공김재준목사기념사업회가 ‘한신을 만든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역사적 인물들을 돌아보는 ‘한신 목요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13일 강좌에선 박종화 목사(장공기념사업회 이사장)가 ‘장공 김재준 목사: 장공과 한신과 기장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최승연 기자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과 장공김재준목사기념사업회가 ‘한신을 만든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역사적 인물들을 돌아보는 ‘한신 목요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주인공은 송암 함태영 목사, 만우 송창근 목사, 장공 김재준 목사, 여해 강원용 목사, 늦봄 문익환 목사, 심원 안병무 박사로 모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와 한신대의 근간을 이룬 인물들로 평가받고 있다. 목요강좌는 지난달 29일 시작돼, 오는 11월 10일까지 서울 한신대 신대원 컨벤션홀에서 진행된다.

13일 강좌에선 박종화 목사(장공기념사업회 이사장)가 ‘장공 김재준 목사: 장공과 한신과 기장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박 목사는 “장공 기념강좌는 그동안 수많은 계기와 주제로 다양하게 진행되어 왔다. 여기서는 반복을 피하면서 장공의 신학적 바탕과 신앙적 실천이 어떠한 역사적 환경과 결부되어 있었고 또 어떠한 과제를 안고 씨름했는지에 대해 개괄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이것은 장공 자신만이 아니라 장공과 함께하는 우리 모두와 연관된 ‘삶의 자리’와도 직결되어 있다”고 했다.

박 목사는 장공 김재준 목사의 삶, 신앙과 신학의 특징을 4가지로 정리했다. ① “나라가 임하시며”: 명동촌/수유동산/온 기장교회로 ②<명동촌>에서 만난 성육신의 “혼” ③<수유동산>에서부터 펼치는 성육신 신학과 운동 ④온 기장교회와 장공이 그것이다.

그 중 ①에 대해 박 목사는 “장공의 신학과 신앙고백은 일종의 ‘성육신 신학’이다. 장공 자신의 실존적 자화상이 그러하고, 그가 심혈을 기울인 한신이 그러하고, 몸으로 투여한 기장이 그러하다. 다만 장공은 성육신을 말하면서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인간화’를 본받자는 것이지, 거꾸로 인간의 신격화라는 각종 망발 현상을 애초부터 벼려야 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라고 했다.

②에 대해서는 “기장과 한신의 신앙적 정신적 역사는 <명동촌>에서 출발한다. 요약하자면 을사늑약 이후 소위 ‘만주 대통령’이라 칭송받는 김약연 목사 일행 130여 명이 함경도를 떠나 북간도 용정으로 민족 소 이동을 결행했다”며 “당시 함경도 지역에 선교본부를 둔 <카나 선교부>의 도움을 받아 용정에 <명동학교>와 <온진 중학>을 설립하고 민족교육을 실시했다. 일제강점기를 겪으면서 1940년 <조선신학원> 교수로 부임한 이후 한신의 장공 역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라고 했다.

박 목사는 “후일에 남북간의 평화통일 시대가 도래할 경우 기장/한신은 함경지역과 간도 지역의 복음화와 교육선교를 글로발-애큐매니칼 차원에서 함께 갈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 기대한다. 또한, 명동촌의 ‘민족해방과 저주’의 신념, 세계 평화 지향의 ‘개방적 인재교육’, 그리고 포용적인 ‘애큐매니칼 정신’의 실천이 21세기 한국 땅의 선진 문화와 기술 문명의 한복판에서도 나름 훌륭한 결실을 맺길 기원해 본다”고 했다.

박종화 목사(장공기념사업회 이사장)가 ‘장공 김재준 목사: 장공과 한신과 기장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최승연 기자

이어 ③에 대해서 박 목사는 “성육신 신학은 죄와 죽음을 정점으로 하는 모든 속박과 불의에서 인간을 해방시켜 영원한 생명의 세계로 해방시키시는 ‘구원’이 핵심이다. ‘자유’는 바로 이런 구원의 다른 이름이다. 명동촌에서 시작한 이 자유의 운동은 한신동산에서 ‘신학함의 자유’로 승계 발전된다”며 “한신의 ‘자유’는 출발부터 해방과 구속을 담는 자유이다. 동시에 이 자유는 자신만의 이기주의적 자유가 아니라 이웃 앞에서의 자유이다. 이는 ‘공동체적 자유’이며 ‘애큐매니칼 자유’이다. 이 자유가 한신의 커리큘럼 속에, ‘신학 함’ 속에 깊고 넒게 스며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④에 대해서 박 목사는 “한국교회 총회를 보면 대개는 총회 차원에서 교회 갈등과 분열이 있고 신학교는 추후의 분열 정당화 내지 고착화 과정에서 생겨난 부속품인 경우가 허다하다. 기장의 경우는 조선신학교를 중심한 갈등과 분열이 도화선이 되고 그 결과로 기장이 생겨났다. 총회가 신학교의 후속이 아니라 신학교가 총회의 전조인 셈”이라며 “‘자립-자조’와 ‘애큐매니칼 정신은’ 한국교회의 근간으로 발전하면서 합의된 선교 관계의 새로운 틀이 마련되었다. 이런 관계의 협력 관계를 ‘파트너쉽’이라 명하며, 기장총회는 1974년 서독 서남지구 선교협의회와 베를린 선교협의회와 파트너쉽을 한국 최초로 맺었다”라고 했다.

故 장공 김재준 목사. ©한국기독교장로회

그러면서 “기장은 오늘날의 고백교회 모습을 실현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지나간 70년대를 거치면서 ‘인권운동’이라 부르는 정치적 민주화 운동에 기장이 선두에 서서 ‘하나님 나라 만들기’에 진력한 역사는 고마운 자부심과 신앙적 보람이라 할 수 있겠다”며 “장공을 위시한 선각자들의 신학과 신앙 고백적 행동이 기장의 출발을 만든 것은 훗날의 이러한 하나님의 성육신 운동을 위함이었다는 고백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끝으로 박 목사는 “장공은 1920년 초가을 서울의 승동교회 예배당에서 깡패 출신 부흥사 김익두 목사가 사경회에서 한 설교를 듣고 회심했다. 김익두 목사는 ‘창조주 하나님은 믿음으로 아는 것이고 사람의 따짐으로 아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면 하나님이 당신 하나님으로 당신 생명 속에서 말씀하실 것’이라고 했다. 이 외침을 통해 장공은 가슴이 뜨겁고 성령의 기쁨이 가득한 사람이 되았다. 김익두 목사의 외침이 21세기 지성에게 ‘뜨거운 성령의 불길’로 재생되어 임하기를 기원해 본다”고 했다.

한편, 앞으로의 목요강좌 일정과 주제 및 강사는 △10월 27일(여해 강원용과 한신, 한국교회), 채수일 목사(크리스천아카데미 이사장) △11월 3일(문익환이 만든 역사의 길-신념, 민주, 통일), 심용환 소장(심용환역사교육연구소) △11월 10일(포스트세계화 시대 안병무 읽기), 김진호 이사(제3시대그리스도연구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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