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기도] 기름을 내고 과일을 맺으면서 사는 것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오늘 저는 무엇을 절대권력으로 삼고 사는지요? 과학이나 돈이나 가족이나 쾌락을 왕으로 삼고 있습니까. 우쭐대는 세력이 절대권력, 바로 정치입니다. 겸손하고 자기 주제를 파악하고 상대 정치인을 인정하면서 품위 있는 정치인들을 보고 싶습니다. 사사기에 요담이 그리심 산 꼭대기에 올라가 큰소리로 사람들에게 외쳤습니다. 하루는 나무들이 기름을 부어 자기들의 왕을 세우려고 길을 나섰습니다. 그들은 올리브 나무에게 가서 말하였습니다. 네가 우리의 왕이 되어라. 그러나 올리브 나무는 대답하였습니다. “내가 어찌 하나님과 사람을 영화롭게 하는, 이 풍성한 기름 내는 일을 그만두고 가서, 다른 나무들 위에서 날뛰겠느냐?”(삿9:9)

나무들은 무화과나무를 찾아가 말했습니다. 그런데 무화과나무도 대답하였습니다. 내가 어찌 달고 맛있는 과일 맺기를 그만두고 다른 나무들 위에서 날뛰겠느냐? 이제 포도나무에게 말하였습니다. 포도나무도 대답합니다. 내가 어찌 하나님과 사람을 즐겁게 하는 포도주 내는 일을 그만두고 가서, 다른 나무들 위에서 날뛰겠느냐? 그래서 나무들은 가시나무에게 말하였습니다. 네가 와서 우리의 왕이 되어라. 그러자 가시나무가 나무들에게 말하였습니다. 너희가 정말로 나에게 기름을 부어, 너희의 왕으로 삼으려느냐? 그렇다면 와서 나의 그늘, 가시덤불 아래로 와서 숨고 쉬어라. 자격을 갖추지 못하고서 지도자가 되겠다고 힘쓰는 모습을 세상에서 봅니다.

하나님을 왕으로 여기며 세상을 통치하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감사합니다. 홍해가 갈라지고, 만나가 내리고, 요단강이 멈추고, 여리고 성이 무너졌습니다. 그래도 하나님의 통치를 실감하지 못합니다. 나무들의 공통점은 자신들의 존재 근거를 자신 안에서 찾았습니다. 남 앞에서 우쭐대는 방식으로 아니라 기름을 내고 과일을 맺으면서 사는 것입니다. 이런 자세로 살게 하옵소서. “만왕의 왕 앞에 나오라. 기쁨과 감사의 마음으로.” 하나님을 왕으로 받아들이게 하옵소서. 창조의 기쁨이 충만한 사람은 밥 한 그릇만으로도 충분한 기쁨을 누립니다. 이런 기쁨의 끝자락에서 하나님을 만나게 하옵소서. 생명의 세계, 자유의 나라에서 하나님이 왕이시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72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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