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 신앙 전수, 가정 안에서 하나님 이야기 전수해야”

백흥영 목사(공명교회) ©수원영락교회 영상 캡처

수원영락교회(담임목사 이은총)가 가정의 달을 맞이해 지난 22일 진행한 가정세미나에서 백흥영 목사(공명교회)가 ‘자녀들로 하여금 묻게하라’(수4:20~24)는 제목으로 가정예배에 관해 강의했다.

백흥영 목사는 “21세기교회 연구소에서 2021년 기독교 청년의 사회 및 신앙 의식에 대해 조사한 결과, 신앙생활의 계기를 묻는 말에 77%가 가족(부모)의 영향, 17%가 친구의 지인의 영향, 5%가 스스로 신앙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그만큼 부모님의 영향이 크다”고 했다.

이어 “교회 출석 시기는 모태신앙이 50%, 유치원 이전과 유치원 시절이 11%, 초등학교 시절이 13%였다. 복음을 듣고 예수를 믿을 수 있는 환경이 가정에서만 높다는 것이다. 가족 종교화가 된 것이다. 결국 부모가 중요하다. 어떤 신앙의 색깔을 가진 부모 밑에서 양육 받느냐에 따라 자녀의 신앙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어렸을 때 신앙을 가지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백 목사는 “사사시대에 왕이 없으므로 각각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다는 게 사사기의 특징이다. 사사기 2장은 사사기가 언제 시작됐는지 정확하게 말한다. 여호수아가 죽고, 여호수아와 함께한 장로들이 죽은 이후에 다른 세대가 왔다고 표현한다. 즉, 신앙의 멘토가 될 사람이 없어서 사사시대가 온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신명기 6장에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에 명령하셨다. 부모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자녀에게 계속 가르쳐야 한다고 분부하셨다. 부모가 사명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고 했다.

이어 “그런데 여호수아와 장로들이 죽었을 때 다른 세대가 왔다. 다른 세대의 잘못이 아니라 이미 무너져 있었던 것이다. 영적 코마, 영적으로 부모가 죽어 있었기 때문에 결국 같이 무너진 것이다. 자녀의 신앙이 잘 성장하려면 교회와 가정의 톱니바퀴가 잘 맞물려야 한다. 그런데 가정에서 하나님의 이야기를 잘 언급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아이가 교회에 나가고 성경책을 보는 건 목회자, 교사들 이 교회라는 톱니바퀴가 아이들을 계속 책임져주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아이가 교회를 떠나면 교회라는 톱니바퀴가 멈출 수밖에 없다. 부모님들은 뒤늦게 목회자, 교사의 탓을 하지만 사실은 이미 톱니바퀴가 멈춰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사시대가 그렇다. 코로나19가 다음세대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말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코로나19는 가속화된 것 뿐이다. 코로나 때문에 다음 세대의 위기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결국 가정 안에서의 신앙교육의 부재가 문제”라고 했다.

백 목사는 “본문 여호수아 4장 20~24절을 보면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강을 다 건너고 난 다음 열두지파에서 각 한 사람씩을 세워서 기념비를 세우라고 한다. 이 돌은 훗날에 너희 자녀들이 이 돌들이 무슨 뜻이냐 묻거든 여호와의 손이 능하기 때문에 너희가 여호와를 섬겨야 한다는 교보재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내적 견고함 부재, 부모의 영적 코마, 가정에서의 신앙교육 부재인 가정의 현주소를 돌아보며 우리 가정에선 얼마나 자녀들이 물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는지 질문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 목사는 다음 세대 신앙의 전수를 막는 이유로 첫 번째 ‘교회와 가정의 신앙 분리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자녀의 신앙을 영아부부터 청년부까지 교회에 위탁해 버렸다. 부모의 역할은 주일날 아이를 차에 태워 교회 부서에 떨어뜨려 놓고 한 시간이 지나면 다시 집으로 태워 오는 떨태기 부모가 되어버렸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 이유는 ‘부모와 자녀의 분리’다. 저는 왜 이렇게 가정예배를 드리기 어려울까를 고민했다. 처음엔 매뉴얼과 방식이 없어서라고 생각해서 방식을 열심히 설명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그다음 부모와 가정의 사명을 열심히 교육했지만 안 됐다. 문제는 이미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많이 깨져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녀가 아빠와 이야기하는 것도 싫어하는데, 싫어하는 아빠가 가정예배를 드리자고 하면 내가 싫어하는 아빠가 믿는 하나님도 싫어진다. 결국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분리되면 신앙이 들어가기 어렵다. 하나님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싫어질 수 있다. 결국 관계의 분리가 다음 세대 신앙의 전수를 막고 있다”며 교회와 가정의 신앙 분리의 간극을 메우려면 우선 부모의 사명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게이트키퍼(gate keeper)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가시적인 것은 게이트키퍼를 잘한다. 자녀가 수학 성적이 떨어지면 수학 선생님을 붙여주는 게 게이트키퍼다. 그런데 우리가 영적인 것은 잘 캐치하지 못한다. 잘 보이지 않고 시간이 없다 보니까 확인, 점검, 통제가 가족의 일상 언어가 되지 않았는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부모의 사명을 생각할 때, 아브라함과 롯을 이야기할 수 있다. 둘은 사촌지간에 거부였다. 차이점은 아브라함은 가는 곳곳마다 제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 가는 곳마다 하나님의 이야기, 하나님의 말씀을 계속 언급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롯은 아무 이야기가 없다. 아브라함은 주일예배에 참석하고 직장, 가정에서도 언제나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고 하나님의 마음을 잘 알고 뜻을 행하는 사람이었다고 비약할 수 있다. 롯은 주일예배는 잘 오지만 집에서는 크리스천인지 넌크리스천인지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백 목사는 “우리는 수직적 선교사다. 아직 중학생이 되지 않은 아이는 곧 선교사가 될 것이다. 중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주인이라고 고백하냐고 물었을 때 3.8%가 ‘그렇다’고 답했다. 3.8%면 내 아이가 중학생이 되는 순간 그 반에 크리스천은 그 아이 한 명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가 미전도 종족에 파송되는 것이다. 그 아이가 신앙을 지켜나간다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사도바울은 믿음의 경주라는 말을 썼다. 믿음의 경주는 나만 잘하면 된다. 그러나 자녀를 둔 부모는 경주자라 하지 않고 계주자라 말한다. 계주자는 배턴을 이어받은 다음 선수가 그 배턴을 가지고 잘 달려서 마지막 피니시라인에 도착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선교사는 크게 수평적 선교사와 수직적 선교사로 나눌 수 있다. 수평적 선교사가 지역과 지역을 오가는 선교사라면, 수직적 선교사는 세대와 세대 간의 선교를 하는 선교사다. 우리는 모두 다 수직적 선교사다. 그 선교사라는 사명이 있어야 한다. 선교사가 되기 위해선 2년간의 언어 코스를 밟고 선교지의 역사, 문화, 음식도 배워야 한다. 그런데 내 아이가 중학교에 올라가기 전까지 영어, 수학만 가르쳐주고 있다면 생각해볼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폴 트립은 ‘완벽한 부모’라는 책에서 하나님께서 부모를 허락하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녀들이 하나님을 알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자녀에게 악천후를 피하는 집을 만들어주고 재정을 돕는 역할뿐 아니라 더 중요한 건 그들이 하나님을 알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게 우리의 사명이라면 우리 가정은 어떠한지 한 번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백 목사는 “2012년에 저와 아내에게 너희가 진짜 예수님 믿는 게 맞냐는 마음을 동일하게 주셨다. 결국 아니라는 걸 인정하고 저희 부분은 신앙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가 경험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도 나누기 시작한 게 저희 가정의 가정예배의 시작이었다. 우리가 그렇게 살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우리가 경험했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전해주는 게 신앙 양육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부모로서 가정 안에서 예배인도자로 다음 세대의 계주자로 선교사의 자질을 갖추도록 키우고 있는지, 우리 가정에선 하나님의 이야기가 가득한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어떤 분이 지금의 크리스천 가정은 불신자 양성소와 같다고 했다. 우리는 하나님이 없다고 가르친 적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있다고 가르친 적도 별로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공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6년을 다 마치고 나면 하나님에 대한 언급이 없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도 하나님이 없다는 걸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가정에서조차 하나님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 어떻게 보면 불신자 양성소였다는 걸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백 목사는 “관계가 끊어지면 수많은 말을 해도 아이들은 듣지 않는다. 아이들이 입을 닫아버리면 끝이다. 자녀와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혹은 초창기에 막을 수 있도록 패밀리 타임이 필요하다. 자녀들의 나이에 따라 부모의 이름은 조금씩 다르다. 0세부터 2세까지는 ‘케어기버(CareGiver)’로다. 3세부터 11세까지는 ‘캡스(Caps)’다.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바운더리해줘야 한다. 12세부터 18세까진 ‘코치(Coach)’다. 이때 부모가 캡스 역할을 하면 자녀는 귀를 닫고 입을 닫아버린다. 19세부터는 ‘컨설턴트(Consultant)’다. 이게 부모의 이름”이라고 했다.

이어 “결국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인데, 중학생이 되면 부모의 영향력이 현저히 줄어든다. 부모가 자녀의 스케줄을 관리할 수 있는 시간대인 미취학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전까지가 부모의 영향력이 크다. 이 시기에 부모와 자녀의 관계 형성을 잘 맺어나가는 것과 동시에 신앙의 전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백 목사는 “관계형성은 여러가지가 있다. 아이와 같이 게임도 할 수 있고, 여행도 할 수 있다. 놀이만이 아니라 충분한 대화를 할 수도 있다. 결국 자녀와 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 공간 안에서 삶을 공유하고 공감해줘야 한다. 가정 안에서 신앙 교육은 결국 신앙의 경험이다. 성경책 얼마나 많이 읽어줬느냐, 교회 몇 번 나갔느냐보다 더 의미 있는 건 부모의 삶에서 자녀들이 하나님의 임재하심, 인도하심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에게 가정예배를 드려서 달라진 게 있냐고 묻는 분들이 많다. 사실 달라진 게 없다. 신앙이 좋아진 것도 아니고 인품이 좋은 것도 아니고 어떤 특정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가정예배를 드리자고 하면 군말 없이 모인다. 모이는 것에 거부 반응이 없다. 두 번째, 하나님의 이야기를 하는데 귀를 닫지 않는다. 뭔가 특별한 변화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가정예배를 드리자고 했을 때 모이고, 하나님의 이야기를 하는데 거부 반응을 하지 않는 훈련이 어릴때부터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아이들에게 계속해서 들려주는 교육, 보여주는 교육, 반복하는 교육을 했다. 또 하나의 교육은 함께하는 교육이다. 유튜브로 명설교를 많이 듣지만 지속되지 않는다. 살면서 같이 녹여내야 한다. 그래서 아이들과 나눔을 하기 시작했다. 주일 설교 후 빵집에서 스프를 시키고 나오기까지 7~8분의 시간 동안 설교 말씀을 나누는 훈련을 시작했다. 아이들은 스프 먹은 걸로 기억하겠지만 말씀을 같이 나누기 위한 것”이라며 “신앙은 경험, 추억”이라고 했다.

백 목사는 그림책 가정예배, 가정달력을 활용한 이슈형 가정예배, 라디오 가정예배 등 다양한 가정예배를 소개하며 “예배 형태는 가정의 상황과 자녀의 나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가정예배의 핵심은 하나님을 기억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이야기로 오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양방향으로 함께 하나님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중요하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와 우리 가정의 문화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가 가정에서 게이트키퍼의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는지, 가정 안에서 하나님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가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가 대부분의 삶의 시간을 가정에서 보낸다. 그 시간 동안 신앙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이제라도 하나님의 이야기를 자녀들에게 보여주고, 자녀들이 묻게끔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부부가 온전히 서 있어야 한다”며 ”하나님의 게이트키퍼의 역할, 하나님의 이야기를 전수하는 선교사 지망생을 훈련하는 부모로 살겠다는 결단하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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