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네 가지 이야기다-창조, 타락, 구속, 완성

오피니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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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목사

성경은 인간 저자들이 성령으로 영감을 받되 인간의 언어로 기록했기에 그 형식은 문학작품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문학이라는 형식에 담긴 하나님의 진리 즉, 성경 내용에 관해 신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너무나 중요한 사항 하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성경 전체에 흐르는 스토리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라고 하면 의외로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신자가 많습니다. 구약은 이스라엘의 도덕적 종교적 계명을 모았고 신약은 예수님의 가르침과 십자가 사건을 기록했다는 정도로 이해하고 치웁니다. 요컨대 신자로 착하게 살고 하나님을 더 잘 믿게 하는 책 즉, 경건한 신앙생활을 위한 지침서라는 것입니다. 틀린 것은 아니지만 아주 표면적인 이해로 그것만으로는 크게 부족합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모든 세대의 모든 인간에게 당신께서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을 기록한 책입니다. 그 내용은 모든 인간이 반드시 알아서 그대로 따라야 할 절대적이고 영원한 진리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하나님의 입장이라면 인간에게 어떤 말씀을 꼭 해주고 싶겠습니까? 모든 세대가 공통적으로 품고 있는 가장 궁극적이면서도 해결되지 못한 질문에 대한 정답을 제시해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이들이 자기 이성으로 세상 이치에 대한 판단을 시작할 때 가장먼저 갖는 의문이 하나 있습니다. 자기가 어떻게 부모와 함께 살게 되었는지 집요하게 묻습니다. 부모로선 어린아이에게 부부의 성관계로 엄마의 자궁에 수태하여 열 달 후에 태어났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없습니다. 설명해줘도 무슨 말인지 모르니 나중에 크면 다 알게 된다고 얼버무립니다. 그러나 커서 알게 되는 것은 단순히 생물학적인 임신과 출산의 원리일 뿐입니다.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과연 언제 어떻게 이 땅에 거주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궁극적인 의문이 해결된 것이 아닙니다. 나중에 커선 계속 골치 썩기 싫어서 학교에서 배운 대로 진화론이 그 답이라고 치부해버립니다.

아이는 또 다른 큰 의문에 빠집니다. 아끼던 애완동물이나 사랑하던 할아버지 할머니가 죽으면 그 죽음의 실체가 대체 무엇인지 출생보다 더 크고 복잡한 궁금증이 생깁니다. 왜 어제까지 멀쩡히 살아있던 사람이 별안간 죽음을 당해야 하는지 그 후로 어떻게 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어른은 아무도 없습니다. 어른도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일인데다 모든 죽은 이는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커가면서 죽음으로 인간 존재가 멸절되지 않고 궁극적인 심판이 있을 가능성을 여러 경로를 통해 접하게 됩니다. 그러나 출생과 마찬가지로 생각할수록 골치가 아프고 답을 얻지 못합니다. 진화론이 인간 실존의 기원에 대한 해답이라고 이미 정리해버렸기에 그 당연한 결과로 죽음 이후에 인간은 없고 이 땅의 삶으로 그 실존이 소멸된다고 믿어버립니다.

말하자면 현세대는 인간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에 관한 궁극적 질문에 대해 물질에서 진화되었다는 한마디로 답을 내려버렸습니다. 확실한 증거나 데이터 없이 단순히 이론적 추론만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상 아무런 해답이 되지 못합니다. 물질이 우연히 인간이 되었다가 물질로 소멸된다는 것은 인간이 인간으로서 아무 의미와 가치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동안 모든 세대 모든 인간들이 평생을 바쳐 탐구했던 수고 자체가 완전히 허사가 됩니다. 물질이 스스로 물질의 기원을 계속 물은 것이므로 질문 자체부터 성립되지 않습니다. 물질이라면 그런 질문을 묻지도 않고 물을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진화론은 궁극적 질문에 대한 해답이 아니라 인간이 그럴싸한 논리로 포장해서 죄를 범해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스스로에게 위로를 주고 인생의 환난에 관한 고통스러운 갈등을 잊어보려는 시도일 뿐입니다.

성경은 수천 년 전에 이미 이런 사태를 알고 정반대의 이야기를 합니다. 인간이라면 어려서부터 누구나 갖고 있는 그 궁극적인 두 질문에 대한 정답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성경의 첫마디인 창세기 1;1이 바로 그 답으로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선언합니다. 인간은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했기에 이 땅에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인간을 만드신 이만이 그 수명을 결정할 것이며 또 당연히 죽음 이후에 인간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정답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성경은 인간이 어디서 와서 현재 어떤 상태이고 궁극적으로 어디로 가는지에 관해 답을 제시해주는 책입니다.

성경의 내용도 그래서 인간의 창조, 타락, 구속, 완성이라는 인류 역사가 진행되는 네 가지 단계의 이야기로 구성되어져 있습니다. 성경의 첫 책인 창세기의 창조 기사 이후로 마지막 책 요한계시록을 제외한 65권은 전부 인간의 타락과 구속에 관한 설명입니다. 마지막 계시록과 곳곳에 숨겨진 예언들은 그 완성에 대해서 계시해줍니다.

제가 성경은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라고 누차 강조해왔습니다. 구약은 예수님이 이 땅에 구세주로 오셔야만 하는 이유와 배경을 밝혀주고 신약은 예수님이 오셔서 행하신 일과 그 결과를 계시 한 것이라고 설명 드렸습니다. 바꿔 말하면 창조, 타락, 구속, 완성의 네 이야기에도 그 주인공은 예수님이며 당신께서 네 단계를 직접 주관하셨다는 뜻입니다. 성경을 공부하는 것도 이 네 스토리와 연결해서 예수님이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또 그 결과가 인간과 세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서 배우는 것입니다.

이 네 주제는 인류 전체의 역사이기도 하고 각 개인의 일생의 이야기도 됩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했는데 모든 인간이 참 부모 되는 창조주를 거역했고 그래서 당신께서 이 땅의 역사에 개입하여서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이 이뤄지도록 이끌었고 마지막 날에는 예수님이 다시 오셔서 모두를 심판하고 이 땅을 새 하늘과 새 땅으로 바꿀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개인의 일생으로 따지면 이 땅에 태어난 것이 창조에 해당되며, 본성적으로 자기만 높이려 들고 하나님을 찾지도 않고 대적했지만 예수님의 은혜로 구원 받고 그 후로 그분의 은혜 가운데 살다가 마지막 날에 부활로 구원을 완성 받을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구약성경을 어떻게 바른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에 관한 여호와의 윤리적 지침서로 받아들입니다. 솔직히 아주 많은 크리스천들도 성경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니까 그런 식으로만 성경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성경에서 자신이 행하는 일이나 겪는 사건에 적용할 선과 악을 나누는 도덕적 기준과 성과 속을 가름하는 종교적 규범만 찾으려 합니다. 그래서 조금만 잘못하면 하나님의 벌을 받지는 않는지 구원이 취소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합니다. 또 세상 사람들을 심지어 교회 안의 성도들을 그런 기준으로 나누어 차별하려 듭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구약성경부터 창조, 타락, 구속, 완성이라는 하나님의 네 스토리에 예수님이 주인공이 되어서 이끌어가는 것이 그 내용입니다. 이런 관점으로 성경을 읽지 않으면 결코 성경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바꿔 말해 성경의 올바른 진리가 깨달아질 때만 하나님과 개인적인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도 살아 역사하는 하나님이 내 인생을 죽음 이후까지 다 관장하시므로 그분과 어떤 관계를 맺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해답을 주는 책입니다. 그래서 매일매일 하나님의 손을 잡고 그분의 크신 은총을 누리며 그분의 자녀답게 기쁨과 감사로 인생을 꾸려가길 원하는 자라야 성경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어디서 온지 알고 어디로 가는지 아는 자만이 그 중간인 현재에 어떻게 살아야할지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2/3/2

* 이 글은 미국 남침례교단 소속 박진호 목사(멤피스커비우즈한인교회 담임)가 그의 웹페이지(www.whyjesusonly.com)에 올린 것을 필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입니다. 맨 아래 숫자는 글이 박 목사의 웹페이지에 공개된 날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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