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이 정말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드라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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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는 돈이 급한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게임을 한다. 이 드라마에는 모든 이유가 돈으로 설정되어 있고 또 대한민국이 매우 살기 안 좋은 나라라는 식으로 그려져 있다. 이에 ‘오징어 게임’은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드라마가 아닌가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일차원적으로 보면 그렇다. 탈북자 강새벽(정호연)이 “북한보다 대한민국이 더 좋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라고 말하면서, 마치 북한이나 대한민국이나 다 지옥과 같은 세상이라는 식으로 그려내고 있다. 실제로는 말이 안 된다. 대한민국에서 아무리 고되게 살더라도, 기본적으로 자유와 인권이 없고 절대적 빈곤 속에 시달리는 북한과 비교할 건 아니다. 그런데 ‘오징어 게임’은 대한민국의 자본주의가 북한과 같은 어둠을 만들어낸다고 공포를 유발하고 있으니 의심할 만하다.

강새벽(정호연) ©넷플릭스

드라마의 인물 대부분이 돈 때문에 치이며 살았고 돈만 있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그려내고 있는 것 역시 마찬가지의 포인트다. 그런데 그 모든 상황을 잊게 해주는 게임장에 가보니 어땠나? 마치 성기훈(이정재)이 즐겨 하던 경마의 말처럼 되지 않았나? 그 뒤에는 VIP라고 해서 이 게임을 즐기며 보던 잔인한 관중이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정말 북한 혹은 공산주의 체제처럼 권력자만 배부르고 일반 시민들은 자유와 인권이 박탈된 상황이다.

성기훈은 어마어마한 상금을 따고도, 자신이 말처럼 조종당한 후 받은 돈이라는 생각에 제대로 쓰지도 못했다. 마치 복권에 당첨된 후 패가망신하는 사람들과 같다. 성기훈이 즐겨 하던 경마도 복권과 다를 바 없었다.

또한, 이 게임에서는 사람을 죽여도 처벌이 없다 보니 힘 있는 자가 살아남는 야만인 사회가 되어버렸다. 이처럼 법과 제도가 제대로 없는 곳에서는 여성과 노인이 가장 큰 약자이자 피해자가 되어버린다. 이후에 그나마 폭력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규칙이 생기고는, 서울대 출신 조상우(박해수)가 외국인 노동자 알리(아누팜)를 짓눌러 결국 알리는 사망한다. 자본주의보다는 나을 거라 생각하며 온 게임장이 오히려 여성과 노인,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를 더 힘들게 만든다. 프론트맨은 “이 곳은 모두가 평등한 곳”이라 말했지만, 그 게임장은 그 어느 곳보다 불평등한 곳이었다.

 ©넷플릭스

이처럼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자본주의 체제를 떠나서 유토피아를 찾는 이들에게 ‘그런 건 없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 만약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자본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이 드라마를 제작했다면 오히려 그런 주장의 모순만을 알려준 셈이 된 거고, 자본주의를 옹호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다차원적인 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혹은 탈북자 강새벽이 ‘북한과 대한민국 모두 나쁘다’고 말한 것처럼, 야만인 사회와 같은 게임장이나 대한민국의 자본주의 체제나 모두 나쁘다고 하는 양비론(兩非論)을 일삼고 있었던 거라면 시청자들은 둘 중 하나를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황동혁 감독이 2007년에 개봉한 영화 ‘마이 파더’에서도 주한미군을 악하게 묘사한 걸 보면, 분명히 반미적이고 반자본주의적인 사상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예측이 된다. 그래서 자본주의를 지나치게 나쁘게 그려낸 부분이 있다고 생각이 되고, 또한 그러면서도 의도를 했든 안 했든 자본주의 비판 논리의 모순도 잘 드러내 주었다.

 ©영화 ‘마이 파더’(2007) 스틸컷

이러한 것들을 보면, 우리는 자본주의 체제를 탓할 게 아니라 먼저 우리 자신을 바라봐야 함을 알 수 있다. 우선, 일확천금을 노리며 복권이나 도박을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 드라마에서 게임 참가자들은 게임을 계속 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사회로 돌아가기에도 현실이 암담해서 돌아가지 못하는데, 그것은 엄청난 도박과 같은 게임을 이미 시작해서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박에 빠진 사람이 현실로 돌아가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다.

황선우 작가

그리고 돈을 삶의 최우선 가치로 삼지 말아야 한다. 돈이 삶의 목적이 되면, 드라마 대사에도 나오듯 “돈이 너무 없는 사람과 너무 많은 사람 모두 다 사는 게 재미가 없는” 게 된다. 돈이 적당히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신보다 돈이 많은 사람을 보며 열등감을 느끼고 자신보다 돈이 없는 사람을 보며 우월감을 느끼는 비교의식에 휩싸인다. 남과 비교할 필요 없이 나 자체가 소중한 사람임을 꼭 알고, 돈은 삶의 목적이 아닌 수단에 불과함을 꼭 알길 바란다.

황선우 작가(<나는 기독교 보수주의자입니다> 저자, 문화비평 채널 <선우작가> 운영, sunu8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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