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현상’과 고령화 하고 있는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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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교수, 13일 문화선교연구원 웨비나서 발제
정재영 교수가 13일에 열린 문선연 줌 웨미나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문화선교연구원 줌 영상 캡처

문화선교연구원(백광훈 원장)이 13일 오후 ‘이준석 현상, 교회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라는 주제로 줌 웨비나를 개최했다. 이날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는 ‘이준석 현상이 교회에 던지는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정 교수는 “30대의 이준석 후보가 제1야당의 당대표로 선출되어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며 “데이비드 캐머런이 38세의 나이로 영국 보수당 당수로 선출됐을 때만 해도 외국이니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치부했다. 그 후 유럽이 여러 나라에서 30대 총리나 대통령이 나왔을 때도 우리나라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일이 우리에게도 일어났다”고 했다.

이어 “장유유서와 연공서열이 아직도 엄존하는 현실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기에 ‘2030의 반란’으로 여겨질 정도”라며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대선을 앞둔 특별한 시점과 보수의 ‘전략적 감각’이 특별하게 되살아났다는 점이고 따라서 일반적인 현상으로 볼 수 없다는 평가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성세대가 불로소득의 비도덕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교회 선배들이 성경의 가르침과 맞지 않는다고 권면을 해도 개의치 않는다”며 “올해 발표한 ‘기독청년 의식조사’에 따르면, 기독 청년 5명 중에 2명은 ‘성경 말씀대로 살면 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5명 중에 3명은 ’성경 말씀을 지키며 사는 사람은 내 주위에는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비율은 경제 수준이 낮은 청년들에게서 훨씬 높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20대 남성은 같은 또래 여성과도 다르다. 요즘 세대는 기성세대가 사용하던 ‘가부장적 전통’을 경험하며 자라난 세대가 아니다. ‘가부장제’는 조선 시대에나 있었던 일로 여겨지고 ‘남녀평등’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으며 성장했다”며 “그런데 ‘페미니즘’ 설파가 필요한 기성세대에 치여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느낀다. 이른바 ‘남성 마이너리티 정체성’을 가지고 남성이 약자라고 인식한다”고 했다.

또한 “여성 우대정책은 남성 차별이라고 생각하는 반페미니즘 사고를 지녀 ‘남성 우대를 누린 기성세대가 사다리를 걷어찬 것도 모자라 그 사다리를 여성 쪽에 갖다 바쳤다’라고 분노한다”며 “이들에게 20대 남성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대접받지 못하는 약자인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며 “성경 안에 답이 있고 교회 안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작 이들은 종교에 관심이 없다. 최근 갤럽 조사에서는 우리나라 무종교인이 역대 가장 많은 60%로 나타났는데 그중에서도 2030세대의 무종교인이 다른 세대를 압도한다. 이들이 종교를 갖지 않는 이유는 종교에 대한 불신이나 실망이 아니라 그저 ‘관심이 없어서’이다. 이들은 종교가 필요하지도 않고 도움을 주지도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교회는 점점 더 고령화되고 있다. 전체 인구 중에서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7퍼센트면 고령화 사회, 14퍼센트면 고령 사회, 20퍼센트면 초고령 사회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 전체 인구로는 고령 인구가 15.7퍼센트로 고령사회 단계”라며 “개신교 신자 수 기준으로는 전체 인구와 큰 차이가 없지만 교회 출석 신자를 기준으로 하면 고령화가 더 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체로 젊은 층에서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가나안 성도가 더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체 개신교인이 아닌 교회 출석하는 교인들을 기준으로 삼으면 개교회 안에서는 고령인구가 20퍼센트에 육박하거나 초과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줄어들면 교회의 미래는 더욱 어둡다. 가족종교화 현상이 가속화되어서 기독교 가정의 청년들이 교회 청년들의 다수를 차지하고 교회 밖의 청년들을 전도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성세대가 물러난 이후에는 교회를 이끌어갈 주역들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뿐만 아니라 교회가 온전한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령층과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어떠한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경제적으로 약자라고 해서 사회적 지위가 낮다고 해서 소홀히 여겨지면 안 된다”며 “교회는 ‘헬라인이나 유대인이나 할례당과 무할례당이나 야만인이나 스구디아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 분별’ 없이 하나 되는 공동체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청년들의 눈높이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기성세대의 관점과 경험을 가지고 독단적으로 이야기하거나 윽박지르지 말고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들이 가진 생각이 무엇인지, 고통과 어려움이 무엇인지, 절실함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기성세대의 관점으로 페미나 반페미로 편 가르지 말고 자기들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라거나 재미만 추구하고 역사적 책임의식이 없다고 속단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성공밖에 모르는 속물들이라고 정죄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너무 쉽게 성경에 답이 있다고 말하지 말아야 한다. 성경을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너무 다르기 때문”이라며 “성경 말씀을 실제의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을 나누어야 한다. 설령 기성세대의 관점에서 이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더라도 이것을 이들 개인들의 책임으로 돌리지 말고 기성세대의 공동 책임일 뿐만 아니라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켜켜이 쌓인 잘못된 관행과 부정의 한 것들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함께 고쳐나갈 수 있도록 생각과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것은 교회 운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며 “청년들을 교회 사역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 단순히 교회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를 구성하는 주체가 되도록 하고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제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의사 결정 과정에도 참여 기회를 주어야 한다. 신앙의 본질을 고수하면서도 지금 이 시대에 요즘 세대들에게 적실성 있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하고 교회의 잘못된 관행들은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며 “이것이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변화에 대해서 교회가 적절하게 대응하며 보다 온전한 공동체를 이루는 방법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지용근 대표(목회데이터연구소)가 ‘통계로 보는 2030세대 인식’, 박세론 전도사(대한예수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 상임총무)가 ‘이준석 현상과 교회 정치’, 최자혜 목사(창동염광교회 청년부)가 ‘이준석 현상과 교회의 상상력’이라는 주제로 각각의 발제가 이어졌고, 종합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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