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위기 극복 위한 기독교교육의 실천 방안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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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삼준 박사, 한국기독교교육학회 하계학술대회서 발표
류삼준 박사가 3일 한국기독교교육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육학회 줌 영상 캡처

한국기독교교육학회(유재덕 회장)가 3일 오후 1시 서울신학대학교 본관에서 ‘생명 위기 시대의 기독교의 역할과 기독교교육의 과제’라는 주제로 2021년 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논문 발표에서는 ‘생명 위기 시대, 기독교의 안식, 그리고 기독교교육’이라는 주제로 류삼준 박사(서울장신대)가 발표했다. 류 박사는 “기독교는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생명의 종교”라고 했다.

이어 “기독교의 신인 하나님은 분명 그분의 모든 피조물에게 생명을 수여하시고 활력을 공급하셔서 그 생명을 유지하시는 분이다. 물론 모든 생명을 다시 살리시는 분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기독교는 ‘모든 생명이 죽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생명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섭리는 인간만이 아니라 동식물을 포함한, 이 지구와 우주를 비롯한 이 세상의 모든 하나님의 피조물에게도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생명에 대한 이러한 기독교의 신념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생명이 그 섭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위기라고 부르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할 때, 혹은 그럴 가능성이 현저히 높을 때, 우리는 그것을 위기라고 지칭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생명의 위기는 온 지구와 인류의 역사 중, 어쩌면 지금 이 순간 가장 최고조에 이르렀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또한 “달리 말한다면, 현대사회에서는 이전 시대보다 훨씬 더 많은 생명들이 각자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삶의 시간들을 다 채우지 못한 채 그렇게 죽어가고 있다는 말이다. 물론 극단적 선택(자살), 각종 살인, 사건 혹은 사고로 인한 사망, 전쟁이나 폭력에 의한 대량 학살, 심지어 생태계의 파괴 등은 분명 과거에도 존재했다”며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생명 위기의 현상이 더욱 다양한 이유로, 더 높은 빈도로 그리고 더 큰 규모로, 더욱 넓은 범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즉 생명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생명의 위기는 교육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왜냐하면 이 위기는 인간으로부터, 즉 인간의 그릇된 마음가짐과 행동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고 교육은 인간의 마음가짐과 행동의 변화를 위한 활동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따라서 현대의 교육은 과거처럼 인간으로 하여금 생명의 위기를 묵인하고 정당화할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이 생명의 위기를 해소하고 극복할 과제를 안고 있다”며 “그리고 생명의 종교인 기독교 역시 이 과제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아니 생명의 소중함을 외치는 기독교는 하나님께로부터 이 생명 위기의 시대를 대처해야 할 막중한 사명을 받았기 때문에 생명 위기야말로 현대 기독교교육의 가장 심각하고 시급한 과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류 박사는 “생명의 위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될 만한 ‘기독교의 안식’에 대한 현대적 해석과 함께 이를 바탕으로 한 기독교교육적 실천 방안을 몇 가지만 제안하면 먼저, 생명 위기 시대 속에서 기독교교육이 기독교의 안식을 바탕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는 하나님께서 생명을 주관하신다는 것을 일깨우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늘 쉼을 통해 우리의 모든 삶과 생명이 다 하나님의 손, 하나님의 섭리 아래에 있음을 인정하고 확증하는 거룩한 삶을 살 필요가 있다”며 “따라서 기독교교육 역시 소비지상주의나 물질만능주의처럼 하나님이 아닌 돈이나 소유에 집착하고 그것을 의지하는 것을 방관하지 말고, 무엇보다도 먼저 하나님의 주권과 우리의 의존성, 특히 우리의 생명이 하나님의 것이며 돈이나 소유가 아닌 하나님께 달려있음을 가르치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의 생명을 주관하시기 때문에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쉬지 않으면 (더 일찍)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며 “단지 인간만이 아니라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 동물과 식물, 그리고 자연도 쉼이 필요하며, 어떤 의미에서는 지구도 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두 번째로 기독교교육은 모든 생명을 의식하면서 살도록, 특히 ‘자신과 다른 사람의 생명 위기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 심각성을 인식하며 이를 바탕으로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생명 위기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결단력과 실천력’이라 할 수 있는 ‘생명문해력’ 혹은 ’생명리터러시’(life literacy)를 함양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생명문해력’은 기독교의 안식이 한 개인에게만 해당되는 하나님의 계명이 아니라 한 가정 혹은 가족, 그리고 집단과 민족, 더 나아가 자연과 지구 전체를 향한 하나님의 명령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라며 “이러한 ‘생명문해력’의 관점에서 볼 때, 특히 하나님의 안식에 참여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모든 생명의 주인이 되심을 인정하는 것이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삶을 살기로 다짐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마음과 그 자비를 공감하며 사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세 번째로 안식의 의미를 고려할 때 기독교교육은 생명의 훼손과 파괴에 저항하는 교육이 될 필요가 있다”며 “사실 신자유주의나 성과주의, 소비지상주의 등의 물결은 한 개인이나 소수가 거스르거나 반대하고 맞서기에는 결코 쉽지 않은 집단적이고 사회적인, 때론 범세계적인 사상이자 현상이다. 그러나 기독교교육은 교육참여자들로 하여금 기독교의 안식이 외치는 하나님 중심의 삶, 하나님을 의지하는 삶, 하나님의 뜻대로 생명의 파괴를 멈추는 삶을 살도록 돕고 격려하며 힘을 주는 활동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리고 류 박사는 “마지막 네 번째로 기독교의 안식은 기독교교육이 교육참여자로 하여금 모든 생명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하나님의 자비를 베푸는 사람들이 되도록 도울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며 “기독교의 안식은 ‘생명을 살리는 시간’으로서 궁극적으로는 온 피조물을 향한 하나님의 은총을, 예수님의 솔선수범을 따라, 하나님의 창조와 구원의 사역에 동참함으로써 다른 존재에게도 그대로 실천하는 것을 그 목적과 의미로 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실천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소명이자 사명”이라고 했다.

이어 “생명 위기의 시대에 우리가 동참해야 할 하나님의 창조와 구원의 사역이란 무엇인가”라며 “먼저,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며, 파괴되고 있는 생명의 아픔에 공감하고 죽어가는 생명을 애도하는 긍휼의 마음을 키우는 것이다. 또한 생명 존중의 정신으로 모든 사람에게 적절한 쉼의 기회, 안식의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또 다른 하나님의 자비를 실천하는, 생명을 살리는 교육이란 안식의 의미를 살려 교육참여자들로 하여금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들에 저항할 뿐만 아니라 이를 적극적으로 제거하고 변혁하는, 생명을 유지하고 치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여 더 안전한 세상을 건설하도록 격려하는 교육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사람을 위한 안식일(막2:27)을 꿈꾸면서, 율법주의적으로 주일을 지켜나 안 지켰나를 따지기보다는 진정한 안식을 통해 한 사람의 혹은 한 피조물의 생명이라도 더 지키기 위해 애썼는지 또는 그렇지 못했는지를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생명의 주관자 되시는 하나님께서 안식을 통해 보여주신 생명 존중의 분명한 뜻을 받들어 이에 순종하면서 ‘하나님의 안식’을 우리의 안식으로 실천하여 생명을 살리는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동참하는 사명을 적극적으로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생명의 위기를 가져오는 모든 것들을 거부하고 그것들에 적극적으로 저항함으로써 온 피조물이 생명의 풍성함을 누리도록 힘쓸 필요가 있으며, 더 나아가 비기독교인들도 납득할 만한 생명 존중의 필요성과 현실적 이유를 제시하고 그들로 하여금 종교를 떠나 이러한 생명 존중의 실천에 동참하도록 요청하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며 “이것이 하나님께서 안식을 통해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이수영 박사(호서대)가 ‘보조생식기술발전과 가족개념에 동반되는 생명윤리학적 문제에 대한 기독교적 고찰’▲문은영 박사(장신대)가 ‘하이데거의 실존 사상과 생명존중의 기독교교육’▲홍성수 박사(고신대)가 ‘신자유주의 이후 생명 위기와 회복을 위한 기독교교육’▲안중희 목사(인하대)가 ‘생명 위기 시대에 따른 기독교 성인교육에서 전환학습 가능성’▲이성아 박사(한국성서대)가 ‘코로나 시대 Ontact PBT 수업 운영 사례 연구’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가 이어졌다.

한국기독교교육학회 2021년 하계학술대회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육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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