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 정체성 굳건히 할 때 연합 또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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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인터뷰]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김종준 목사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김종준 목사. 그는 “‘한국 장로교의 날’을 통해 (장로교단들이) 서로가 본질적으로 같은 신앙을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 의미 있는 성과였다”고 했다. ©김진영 기자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가 오는 7월 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꽃동산교회에서 ‘다음세대를 세우자’(사사기 2:10)라는 주제로 ‘제13회 한국 장로교의 날’ 대회를 개최한다. 한장총은 종교개혁자 존 칼빈의 탄생 500주년이었던 지난 2009년 이래 매년 이 대회를 개최하며 한국 장로교회의 정체성을 다시 확인하고 연합을 도모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한국 장로교의 날’은 장로교회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에서 매우 의미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본지는 한장총 대표회장인 김종준 목사(꽃동산교회 담임, 예장 합동 증경총회장)를 만나 올해 대회의 특징과 의미 등에 대해 들었다. 아래는 김 목사와의 일문일답.

“장로교지만 예배는 오순절 같은 교회들도
장로교의 날, 장로교 정체성 확인할 기회”

-‘제13회 한국 장로교의 날’ 대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고 계신가요?

“이번 대회를 통해 ‘과연 장로교회란 무엇인가’ 하는 정체성을 다시 확인했으면 합니다. 이것이 한장총이 매년 이 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국교회에서 장로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큽니다만, 그 안에는 그야말로 ‘장로교’라는 모양만 띠고 있는 교회들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막상 장로교회라고 하지만 그 예배의 형태는 오순절 교회의 그것과 흡사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한국 장로교의 날을 기점으로 그런 교회들까지 다 아울러서, 칼빈으로부터 시작된 장로교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하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7월 8일 대회 첫 순서인 예배를 장로교 전통에 따른 형식으로 구성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물론 정체성 회복이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을 겁니다. 이번 대회에선 다만 그런 의의를 확인하고 이후 포럼과 여러 사업들을 통해 장기적으로 해나갈 생각입니다.”

7월 13일, 한국 장로교의 날 기념 미래포럼
존 녹스 목사의 스코틀랜드 역사탐방 계획도

한장총은 이런 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7월 13일 오후 2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그레이스홀(소강당)에서 ‘제13회 한국 장로교의 날’ 기념 장로교 미래포럼을 개최한다. ‘한국 장로교회의 하나 됨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열릴 이날 포럼에선 서창원 목사(예장 합동)와 변창배 목사(예장 통합)가 각각 ‘한국 장로교회의 공교회성 회복에 관한 제언’ ‘한국 장로교 일치운동의 역사와 비전’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할 예정이다.

김 목사는 스코틀랜드 역사탐방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스코틀랜드 등 유럽은 장로교의 뿌리와 같은 곳”이라며 “특히 존 녹스 목사가 있었던 스코틀랜드는 종교개혁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나라 중 하나다. 그 현장으로 직접 가 눈과 귀로 역사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야말로 장로교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한국 장로교의 날’ 대회가 지난해까지 모두 12차례 진행됐습니다. 그 동안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지금까지 우리나라 장로교회 역사에서 많은 부흥도 있었지만 사분오열의 아픔도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장로교단이 120개 가까이 분열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장로교의 날’을 통해 서로가 본질적으로 같은 신앙을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 의미 있는 성과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우리의 정체성을 다시 굳건히 할 때 연합 또한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장로교의 전통적 예배 회복되길”

-이번 대회를 통해 기대하시는 바가 또 있다면요?

“장로교의 전통적 예배가 회복되길 바랍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예배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다보니 예배의 진정한 의미를 많이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 온라인 예배는 실상 ‘드린다’는 것보다 ‘시청한다’는 개념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예배는 로마서 12장에 있는 말씀처럼, 우리의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는 것입니다(1절). 우리의 몸과 마음, 모든 걸 하나님께 드리는 시간이 바로 예배입니다. 장로교회가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그런 예배의 전통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예장 합동총회의 총회장도 역임하셨습니다. 장로교 연합에 있어 합동 측에 어떤 역할을 바라시나요?

“합동 측은 국내에서도 그렇지만 세계에서도 가장 큰 장로교단입니다. 그 만큼 책임도 클 것입니다. 합동 측이 여러 장로교단들을 아울러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주길 바랍니다. 합동 측 안에서도 그런 책임감을 갖고 여러 부분에서 실제 노력하고 있는 걸로 압니다.”

“70~80년대 부흥 원동력은 50~60년대 주일학교 부흥”

-이번 대회의 주제가 ‘다음세대를 세우자’(사사기 2:10)입니다. 이렇게 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과거 한국에 왔던 선교사들은 학교를 많이 세웠습니다. 이를 통해 복음이 많이 전파됐고, 한국교회는 놀라운 부흥을 경험했습니다. 또한 1950년대 중반부터 60년대 중반까지 한국교회 주일학교 역시 크게 부흥했습니다. 그 때 주일학교를 통해 다음세대가 많이 세워졌고, 이것이 70~80년대 한국교회 부흥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그런데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주일학교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정년의 숫자도 자연히 줄게 된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교회 주일학교 어린이들의 숫자가 장년의 10분의 1에도 못미친다고 합니다. 이대로 가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다음세대를 살려놓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런 절박한 마음에서 ‘다음세대를 세우자’라는 주제를 정하게 됐습니다.”

-목사님께서 시무하시는 꽃동산교회도 주일학교 어린이 사역에 집중해 온 걸로 압니다.

“제가 목사가 된 것은 어렸을 때 듣게 된 복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전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예수님을 믿으면 영혼이 구원을 받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일생을 주님께 드릴 수 있습니다. 저 스스로 그것을 체험했기에, 처음부터 그런 방향으로 목회를 해왔습니다. 30여 년 전 교회에 나오던 어린이들이 지금은 장년이 되어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끝으로 못다하신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우리 모두가 코로나19로 인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장총 대표회장으로서, 또한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교회 성도와 국민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시험과 연단을 통해 우리를 정금같이 나오게 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무의미한 고난은 없습니다. 비록 힘든 상황이지만 낙심하지 말고, 믿음과 소망으로 이 난관을 잘 헤쳐가실 것을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그 뒤엔 반드시 주님의 위로와 부흥이 있을 것입니다. 어려움 가운데 함께 하시는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나아갑시다.”

김종준 목사는

총신대학교 및 동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애쉴랜드 신학대학에서 목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산정보산업고등학교 이사장, 쉐마기독학교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꽃동산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고 있다. 예장 합동총회 제104회 총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나는 유년 주일학교에 생명을 걸었다」 「믿음은 반드시 이긴다」 「말에는 영적 힘이 있다」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이 있다.

제13회 한국 장로교의 날

과거 장충체육관에서 ‘한국 장로교의 날’ 대회가 열리던 모습 ©한장총

오는 7월 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꽃동산교회에서 열린다. ‘다음세대를 세우자’(사사기 2:10)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대회의 중점은 중점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교회 회복과 개혁을 위한 교회연합운동의 대안 및 실천과제 제시 △변화된 사회문화적 상황 속에서 요구되는 교회의 역할 고찰 △장로교 정체성 재확인 △다음세대와 평신도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미래 지향적 행사다.

당일 대회는 △장로교 전통에 따른 예배 △특별기도 △성찬식 △제13회 한국 장로교의 날 기념식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장총 상임회장인 한영훈 목사가 인도하는 예배에선 안성삼 목사(예장 개혁 총회장)가 기도하고, 김순미 장로와 임인기 목사(이상 한장총 부회장)의 성경봉독 후 소강석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 한교총 대표회장)가 ‘다음세대를 세우자’(다니엘 8:1~2)라는 제목으로 설교한다.

이어 이남규 목사(예장 호헌 총회장), 김영숙 목사(예장 합동중앙 총회장), 김정임 목사(예장 개혁총연 총회장), 강창훈 목사(한장총 기도위원장)가 각각 △연합과 일치 △치유와 회복 △다음세대 △평화통일과 교회 부흥을 위한 특별기도를 인도한다. 이후 성찬식 집례는 예장 고신 총회장인 박영호 목사가 맡고, 김수읍 목사(한장총 직전 대표회장)가 축도한다.

기념식은 고영기 목사(예장 합동 총무)의 사회로 김종준 목사(한장총 대표회장)의 대회사, 황연식 목사(한장총 총무)의 내빈소개, 염신형·윤희구 목사(이상 한장총 증경대표회장)의 격려사, 신정호(예장 통합 총회장)·이철(기감 감독회장)·지형은(기성 총회장)·이영훈(기하성 대표총회장) 목사,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우원식(더불어민주당) 의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의 축사, 박병화 목사(예장 합신 총회장)와 김종명 목사(기획위원장)의 비전선언, 파송의 노래, 이상재 목사(예장 대신 총회장)의 파송의 기도 등의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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