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역사학2. 성경의 역사성

오피니언·칼럼
기고
류현모 교수

기독교 세계관과 신앙은 인간 역사 속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사람으로 태어나심을 사실로 믿는 것에서 시작된다. 예수의 십자가 대속과 부활은 유대인과 로마의 역사서에 의해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로 판명되었다. 이 역사적 기반을 와해시키는 것은 기독교의 교리와 세계관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 분명하다. 기독교를 반대하는 다른 세계관들은 성경의 역사성을 공격함으로써 기독교 세계관의 기반을 공격하려는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그 공격의 내용은 다양하고도 방대하여 개인이 직접 연구하여 방어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공격들은 예수님의 부활사건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시도이다. 그에 대해 지금까지 기독교 측에서 답해왔던 내용들을 종합한 자료들을 확보하고, 우리 자신부터 그 진실성에 대해 진심으로 승복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그렉 길버트는 <성경을 왜 믿는가?>에서 대표적인 질문들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1) 현재의 성경이 원문의 내용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가? 2) 필사자들이 원본을 우리에게 정확히 전달했는가? 3) 우리가 보고 있는 성경이 원래의 성경에서 빠지거나 추가된 것은 아닌가? 4) 성경의 기자들은 믿을 만한가? 5) 성경 기자들은 실제 일어난 사실을 정확하게 제공한 것이 확실한가? 길버트는 이 질문에 대해 하나씩 설득력 있게 근거를 제공하면서 대답하고 있다.

리 스트로벨의 <성경은 역사다>는 13명의 이 시대 최고의 신학자, 역사학자, 심리학자, 의학자, 변증학자들에게 신약성경의 사건들이 현실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실인지에 대해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공격적 질문을 하여 그 답을 취재한 것이다. 크레이그 블룸버그(Craig Bloomberg), 브루스 메츠거(Bruce Metzger), 에드윈 야마우치(Edwin Yamauchi), 존 맥레이(John McRay), 그레고리 보이드(Gregory A. Boyd), 벤 위더링턴 3세 (Ben Witherington III), 게리 콜린스(Gary Collins), 도날드 카슨 (Donald A. Carson), 루이스 레피데스(Louis Lapides), 로버트 스타인 (Robert Stein), 윌리엄 레인 크레이그(William Lane Craig), 게리 하버마스(Gary Robert Habermas), J.P. 모어랜드 (J.P. Moreland) 등 각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들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질문들에 대한 각 분야 전문가들의 답을 얻을 수 있다.

이들의 답변 중에 내가 얻을 수 있었던 유용한 지식은 다음과 같다. 1) 신약성경은 예수님의 부활사건 이후 20~30년 내에 바울서신이 기록되었고, 복음서들도 아주 이른 시기, 즉 최소한 60년 이내에 기록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2세기 초의 초대교부 파피야스나 이레니우스의 기록 등 성경 외의 기독교 문서들에 의해서도 확증된다. 2) 신약성경은 고대의 많은 문서 중에서 가장 많은 사본과 번역본이 있다. 다양한 장소에서 발견되었고 사본간의 일치도가 아주 높다. 고대의 다른 역사서나 문학작품은 사본의 수도 적고, 가장 오래된 사본도 대체로 600년에서 1000년 이후의 사본이 있다. 반면 요한복음의 파피루스 기록은 AD 100~150년 정도로 거의 원본과 비슷한 시기의 기록이며, 사본의 숫자는 수 만개에 달한다. 3) 성경외의 역사적 기록과 사적인 편지 속에 예수와 기독교에 대한 기록이 풍성하게 남아있다. 유대인의 탈무드에도 예수와 그 추종자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이 있다 4) AD 55~57년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린도전서의 15:3~4에 기독교의 초기 신경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바울은 자신이 고린도를 처음 방문한 AD 51년에 이미 확립되어 있던 것을 전달했다고 기록했다. 이는 예수의 부활신앙이 기독교의 아주 초기부터 공식적인 믿음의 기둥으로 확립되었음을 의미한다.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일어난 성경에 대한 비판적 분석연구가 있다. 이들은 구약 특히 모세오경과 구약에 대해 공격적인 비평을 한다. 성경 비평은 고등비평과 하등비평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하등비평은 성경의 원본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존재하는 사본들의 내용으로부터 성경의 진정한 원문을 찾으려는 시도이다. 반면 고등비평은 성경의 진실성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성경의 각 책들은 실제로 언제 씌어졌는가? 누가 실제로 이 책을 썼는가? 이런 질문들은 반드시 역사적 배경 속에서 어떤 저자가 어떤 의도로 어떤 자료를 취사선택하여 어떻게 편집했는지 이해해야하기 때문에 역사비평, 자료비평, 편집비평과도 같은 방향성을 가진다. 고등 비평가들은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라는 성경 영감설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구약성경은 이전부터 구전되어 내려오던 내용을 편집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 모세오경도 유대가 바빌론에 멸망하여 사로잡혀 갈 때까지는 기록된 적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모세오경이 모세가 실제 쓴 것이 아니라 100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BC 500 년경에 기록되었다는 그들의 주장이 수용된다면, 구약성경의 권위가 공격받을 수 있다.

신약성경에 대한 고등비평은 수없이 많은 사본자료와 다른 역사적 자료들로 그 주장을 무너뜨릴 수 있다. 그러나 구약성경은 입증할 역사적 자료가 적기 때문에 고등비평의 비판에 대해 반박하거나 방어할 자료가 불충분한 것이 사실이다. 그렉 길버트는 “당신은 왜 성경을 믿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예수의 부활과 신약성경의 진실성에 근거해야 한다. “너희가 성경(구약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상고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로다.” 요 5:39.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구약성경)에 나를 가리켜 기록한 모든 것” 눅 24:24. 그리고 누가복음 4:18~19 이사야를 인용한 사명선언 같은 신약성경의 구절들은 오실 예수님에 대해 예언한 구약성경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구약성경은 신약성경의 역사적 신빙성과 부활하신 예수님의 권위에 기초한다. 그래서 우리는 신구약 성경 전체를 믿는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묵상: 구약 성경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는 무신론자들의 주장에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류현모(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분자유전학-약리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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