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빚투’ 행진… 가계빚 사상 첫 1700조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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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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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계신용 1726.1조 ‘사상 최대’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726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5조8000억원(7.9%)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연중 67조8000억원 증가해 1년 전 수준(34조9000억원)보다 증가폭이 두 배 가량 확대됐다. ⓒ뉴시스

지난해 가계빚이 사상 처음으로 1700조원을 돌파했다. 집값 상승으로 내 집 마련을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 급증하고, 주식시장 활황에 '빚투(빚 내 투자)' 열풍까지 더해진 결과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0년 4분기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726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5조8000억원(7.9%) 증가했다. 가계신용이 17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에 카드사와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 잔액을 더한 액수다. 지난 2013년 1000조원대로 올라선 뒤 1년에 100조원꼴로 늘어나면서 7년 만에 1700조원대를 뚫은 것이다. 가계빚 증가 규모는 지난 2016년(139조4000억원) 이후 4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분기 증가액은 44조2000억원으로 2016년 4분기(46조1000억원), 지난해 3분기(44조6000억원)에 이어 역대 3위를 나타냈다.

◈코로나에 집값·주가 상승 기대 가계대출 폭증

지난해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쏟아냈음에도 가계빚이 급증한 것은 초저금리 기조 속 집값·주가 상승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주택매매와 주식투자 등을 위해 가계가 빚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활자금 수요가 늘어난 점도 대출 증가에 한몫했다.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 잔액은 1630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44조5000억원(2.8%) 증가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편제한 지난 2003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큰 폭 증가한 것이다. 1년 전에 비해서는 125조6000억원(8.3%) 늘어 지난 2017년 1분기(127조5000억원) 이후 3년 3분기 만에 가장 큰 폭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연중 67조8000억원 증가해 1년 전 수준(34조9000억원)보다 증가폭이 두 배 가량 확대됐다. 특히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등 기타대출은 57조8000억원 폭증해 유례없는 증가폭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매매거래량이 늘고 주식 투자, 생활 자금 수요가 지속되면서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했다"며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의 영향이 어떻게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폭증했다. 지난해 4분기말 잔액은 849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2조2000억원(10.7%) 늘었다. 17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분기 기준으로도 28조9000억원 늘어 사상 최대 증가 규모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323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조6000억원(2.4%) 증가했다. 보험사와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은 35조9000억원 급증했다. 1년 전 증가 규모(7조8000억원)에 비해 4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판매신용 잔액은 95조9000억원으로 89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00억원 늘어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쪼그라들면서 판매신용 증가 규모가 지난 2019년(5조6000억원)보다 크게 축소된 것이다. 판매신용에는 결제 전 카드사용 금액 등이 포함된다. 3차 유행 등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된 4분기에는 판매신용 잔액이 2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1분기(-6조1000억원) 이후 3분기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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