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 언약궤’ 안치된 에티오피아 정교회서 750명 사망

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언약궤 복제품. ©Wikimedia Commons

출애굽기에 묘사된 언약궤가 안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에티오피아의 한 정교회가 공격당해 750여 명이 사망했다고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피해를 입은 교회는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레이 지역 악숨에 위치한 마리아 시온(Maryam Tsiyon) 교회로 무력 분쟁 중 이 교회에 은신했던 수백명이 총살 당했다고 지난 9일 벨기에 비영리 단체인 EEPA(European External Programme with Africa)가 보고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이같은 공격의 목적이 언약궤를 아디스 아바바로 이전하기 위해서라고 믿고 있다고 한다.

EEPA는 “사망자 수는 750명으로 보고된다”라고 밝혔다. 이 교회는 에티오피아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오래되고 신성한 교회로 알려졌으며 시온 성모 마리아 교회(Church of St. Mary of Zion)로도 불리운다. 에티오피아 정교회에 속해 있다.

토론로 대학 역사학 마이클 거버 교수는 텔레그래프에 “나는 마리아 시온 교회로부터 궤를 약탈당했다는 소문 이상을 듣지 못했지만, 최대 750여 명이 그것을 방어하기 위해 사망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공격자들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와 에리트리아인들은 티그레이 문화를 말살하고자 한다. 약탈은 티그레이의 문화적 존재를 파괴하고 제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BBC 월드 서비스 아프리카(World Service Africa) 편집자이자 연방 연구소(Institute of Commonwealth Studies) 선임 연구원인 마틴 플라우트는 “악숨 대학살에서 탈출한 사람들에 따르면 당시 공격은 에티오피아 연방군과 암하라(Amhara) 민병대가 교회에 접근 한 후 시작되었다고보고했다”고 영국 현지 언론인 처치타임즈(Church Times)에 이같이 말했다.

플라우트 연구원은 “사람들은 언약궤의 안전에 대해 걱정했고, 군대가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언약궤를 훔치러 왔을까봐 두려워했다. 대성당 내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광장으로 쫓겨났다”면서 “교회와 언약궤가 손상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격 당시 약 1천여 명이 교회 주변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EPA는 “학살은 티그레이 인민 해방 전선과 분쟁중인 에티오피아 연방군과 암하라 민병대에 의해 수행되었다”고 밝혔다.

분쟁은 지난해 11월 4일 이 지역 여당인 티그레이 인민 해방 전선이 봉기의 일환으로 지역 수도 메켈레에 있는 북부 사령부 기지를 점령한 이후 시작됐다. 이후 아비 아흐메드 총리는 군사 공격을 명령했고 지난 11월 28일 에티오피아 국방군이 메켈레에 대한 ‘완전한 지휘권’을 회복했다고 주장했다고 CP는 전했다.

그러나 인도적 지원 활동가들은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